(*이미지 출처: xadartstudio on Freepik)
한동안 챗GPT에 '지브리 스타일로 그려 줘' 열풍이 불었습니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현상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당시를 전후로 지브리 스타일의 프사(프로필 사진)가 많이 늘었습니다. 조금 삐딱한 성격을 가진 저는 '심슨 스타일로 그려 줘'라고 부탁했고, 그래서 현재 제 프사는 심슨 스타일의 아저씨 이미지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지브리 스튜디오의 공동 설립자이자 대표 아티스트인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런 현상에 대해 굉장히 예민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저작권 침해라는 이야기죠.
개인적인, 그리고 비상업적인 용도로 쓸 때는 그다지 문제가 안 되겠지만, 사실 '지브리 스타일로 그려 줘' 소동은 인공지능이 가진 핵심적인 한계를 잘 드러내는 예입니다. 현재의 거대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 인공지능은 그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학습을 해야 합니다. 여기에 텍스트 문서, 이미지, 영상 등이 그 종류와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사용되겠지요.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은 지브리의 작품을 포함한 여러 아티스트들의 창작물도 학습합니다. 하지만 원작자의 허락을 받지 않았기에, 인공지능이 학습한 작품의 영향이 드러나는 결과물을 생성할 경우 심각한 저작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아티스트 단체 등이 OpenAI를 상대로 시위 및 법적인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압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문제는 남의 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써서 올리는 작가의 입장에서, 제가 직접 쓴 글을 다듬을 때, 아니면 그 글을 기반으로 또 다른 창작물을 만드는 등의 작업을 위해 챗GPT를 활용하려 한다면, 당연히 제 창작물의 전체 또는 일부를 프롬프트에 입력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입력한 데이터는 챗GPT가 학습하는 용도로도 사용됩니다. 결과적으로 나의 창작물이 돌고 돌아, 다른 누군가가 챗GPT에게 요청했을 때 그 대답으로 출력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무심코 입력한 민감한 개인정보가 유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물론 챗GPT에는 이러한 악용을 막을 수 있는 알고리즘이 있지만, 이마저도 정교한 해킹 수단으로부터 완전히 안전하지는 않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기업에서 보안 등의 이유로 인공지능 사용을 금지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만약 챗GPT를 활용해서 글을 생성한 뒤 브런치스토리에 올리게 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사소한 것부터 짚어보자면, 인공지능이 생성한 글은 사람이 쓴 것과 미묘한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챗GPT의 글에서 발견한 특정은 주로 감정이 배제된 건조한 문체와, 목록 형태로 정리된 형태에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는 형식적인 문제이므로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인공지능으로 생성했던 글을 출판사와 출간 계약하게 된 상황이라면 어떨까요? 일단, 출판사 쪽에서 사실을 아는 순간 계약에 대해 재고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이 생성한 창작물의 법적인 지위가 애매하기 때문일 겁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공지능이 수많은 문서를 학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을 생성해 준 것이기 때문에,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의 독창적 표현이나 문장 등을 가져다 썼을 수도 있습니다.
인공지능 문제에 있어서, 지금은 한참 대혼란의 중심에 있는 과도기적 상황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관련 문제들이 드러나도 그 심각성이 덜 부각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발전하는 속도를 생각해 보면 하루속히 법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모든 사람의 일상에 인공지능이 깊숙이 들어올 때가 조만간 올 텐데, 어떻게 하면 인공지능을 잘 사용할지, 발생 가능한 문제들에 대비할 수 있을지에 관해서는 우리 각자도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는 인공지능에 관해서,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또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하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