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함에 빵빵 웃는 일

일을 하며 빛나는 사람들 7

by 두유식빵

어린이집 교사를 만나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판교 빌딩 숲 어딘가에서 올해 8년 차 직장어린이집 교사로 일하는 30대 여성입니다. 올해는 만 2세 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집 교사가 되기로 결심한 계기가 있나요?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을 좋아하기는 했어요. 저는 친척 중에서도 거의 막내고, 형제도 없는데 신기하게 어릴 때 주변에서 아기들을 접할 기회가 많았어요. 부모님 친구분들이나 지인분들의 아기가 많았거든요. 초등학생 때부터 그분들 댁에 혼자 놀러 가서 동생들이나 아기들을 보는 걸 좋아했고 아기들이 귀여웠어요. 그런 성향이 자라서 진로를 선택할 때 아동 관련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갔던 것 같아요. 졸업 후 바로 현장으로 취업하며 직장어린이집 교사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첫 출근 날 기억나나요? ‘내가 일을 시작했구나’를 실감했던 순간이요.
너무 오래전이어서 솔직히 첫 출근은 기억이 잘 안 나는데요. 그때는 직장인이 된다는 느낌보다는 실습하고, 졸업하고, 취업 준비를 하고, 자연스럽게 취업이 되는 당연한 길이었던 것 같아요.

교사들 같은 경우에는 3월에 학기가 시작되니까 3월부터 첫 출근인데 2월부터 미리 출근해서 일 년 동안 지낼 교실 환경을 준비하거든요. 지금 생각나는 건 그때 제 첫 메이트 선생님과 그 어린이집에서 새벽까지 같이 밤새워서 일하고 그다음 날 아침에 같이 퇴근했던 거요. 비몽사몽으로 지쳐서 퇴근하던 아침에 까치 한 마리가 통통통 뛰어가는 모습을 보고 메이트 선생님과 “와 귀엽다~” 하고 얘기했는데 아직도 까치를 보면 그때가 생각나요. 2~3일 안에 이사하는 집의 인테리어를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한다고 생각하면 돼요. 정말 힘들었죠.

귀여운 친구들과 함께하는 어린이집에서의 일과가 궁금합니다.
출근해서 교실에 들어가기 전에 오늘 해야 하는 일과 일정을 정리해요. 다른 직업들도 대부분 그렇겠지만, 어린이집은 근무하는 9시간의 대부분을 아이들과 교실에서 보내니까 1분 1초가 계속해서 바쁘게 흘러가기에 주어진 짧은 시간 안에 업무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해야 하거든요. 자투리 시간을 틈틈이 활용하기도 하고요. 만약 제가 오늘 업무에 쓸 수 있는 시간이 1시간이면 그 1시간 안에 처리할 수 있는 업무를 계획해놓고 교실로 들어가서 아이들 보육이나 교육을 하면서 일과를 보내요.


저희 원은 9시부터 정상 일과가 시작돼요. 어린이집은 0세부터 5세까지 아이들이 다니는데, 0~2세는 영아반, 3~5세는 유아반으로 구분해요. 아이들 연령에 따라 세부적인 일과는 다르지만 대체로 하루 일과의 흐름은 비슷해요.


등원하며 보호자에게 특이사항이 있는지 전달받고 아이들을 시진하면서 기분이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요, 상처나 일과 중 지켜봐야 하는 특이사항이 있는 경우 메이트 선생님들과 공유해요. 등원 후 오전 간식 지도를 하고 교실에서 자유놀이 시간을 가져요. 날씨가 좋을 땐 어린이집 주변으로 실외 활동을 나가기도 해요. 놀이 시간에 교사는 아이들의 놀이 흐름을 관찰하며 배움이 일어날 수 있는 적절한 타이밍을 찾아요. 교사가 아이들의 발달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것에 적절한 지원 방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아이들의 놀이 안으로 들어가서 모델링이나 비계설정을 하기도 하고, 적절한 질문을 통해 놀이를 확장하거나 자료를 제공하면서 놀이가 연계될 수 있도록 지원해요.


점심 식사 지도와 낮잠 지도까지의 일과가 끝나면 부모님들에게 알림장을 보내요. 아이들이 낮잠까지의 일과를 지내며 있었던 특이사항이나 오늘 이루어진 교육 활동에 대한 내용을 사진과 함께 개별적으로 기록해 가정으로 전송하는 작업이에요. 요즘은 전보다 사진에 대한 요구가 다양해지는 것 같아요. 낮잠 시간에 어두운 교실에서 작은 노트북 모니터로 수많은 사진을 검토하고 고르다 보면 눈이 침침해져 간답니다 하하.


낮잠 후에는 오후 간식을 먹고 하원 준비를 해요. 하원 시간에는 보호자에게 아이를 인계하며 원에서 있었던 아이의 에피소드나 특이사항을 공유하거나 가정에서 더 살펴보아야 하는 점들을 전달드려요. 어찌보면 등하원 시간은 짧지만, 보호자와 신뢰를 촘촘하게 쌓아가는 시간인 거죠.


이렇게 9시부터 6시까지 아이들과 보육실에 함께 있다가 중간에 수업 준비나 서류 업무를 하기도 하고, 그 시간 안에 못 끝낸 업무는 아이들이 모두 하원하면 그 이후에 하기도 하면서 이렇게 하루하루 지내고 있어요.


교육 프로그램은 어떻게 준비하나요?
영유아의 경우 표준보육과정, 누리과정이라고 하는 국가 수준에서 정해진 교육과정이 있고 그것을 토대로 원마다 가지고 있는 특색을 더해요. 그 후에 올해 제가 맡은 연령에 중요한 것을 생각해서 만들죠. 연령별로 발달 과업이 다르니까요.


예를 들어 제가 올해 5살 반을 맡았어요. 그 시기는 한참 한글에 관심 가지고, 친구 관계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할 때라서 이 중에 어떤 것에 더 포커싱할지 먼저 정하고 거기에 맞춰서 큰 줄기를 짜고 그 줄기 안에서 어떻게 매일 활동을 할 건지 세세하게 계획안을 만들어 나가요.

그럼 교육이나 활동 프로그램 만들 때는 선생님들 사이에도 족보 같은 게 있어요?
기존에 해왔던 것도 있고, 재단에서 제공해 주는 가이드라인도 있어요. 그 안에서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하지만 저는 제가 하고 싶은 걸 직접 찾아서 계획하는 것을 더 좋아해요. 교사들의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를 보며 아이디어들을 아카이빙 해두기도 하고, 책자나 논문 같은 것도 찾아보고, 찾아보면 보면 교육이나 놀이 활동 사례집 같은 게 있어서 그런 것도 참고하기도 하면서요.

직접 프로그램을 다 만들다니 열정이 정말 대단하시네요. 그럼 선생님이 생각하는 어린이집 교사의 역할 중 중요한 것은 무엇이 있나요?
제가 생각하기에 어떤 관계 사이에서든 중간 역할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교사는 아이들 사이에서, 부모와 아이 사이, 부모와 부모 사이에서의 중간 역할이 될 수밖에 없는데, 이 역할을 효과적으로 해내기 위해서는 교사의 메타인지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한 것 같네요.


어린이집에 오는 건 아이들이 편안한 집에서 나와서, 자신과 비슷한 또래들이 모여 있는 공간에서 사회생활을 하는 거예요. 외부에서 봤을 때는 ‘어린이들이 모여 있네. 같이 옆에서 노네.’ 이렇게 보일 수 있는데, 본인들끼리도 그 안에서 나름의 규칙이 있거든요. 다만 나도 어린이고 상대방도 어린이로 거기서 오는 특수성이 있으니까 옆에서 같이 지내는 성인으로서 아이들이 건강한 사회생활을 하게 돕는 거죠. 정말 수백 번을 말하고 가르치는 것을 매일 반복해요.

아이들과 함께 어른들을 같이 교육하기도 해요.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부모님들도 대부분 처음 부모 역할을 하다 보니 새롭게 부딪히는 상황에서 아이에게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잘 모르시는 경우도 있거든요. 실제로 교사에게 질문하거나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세요. 그럴 때 크게는 부모 역할을 어떻게 하면 되는지에 관한 조언을 해주기도 하고, 아이들만의 특성에 맞춰서 이런 부분을 이렇게 하면 좋겠다 같은 이야기도 하면서 동반자로서 역할을 하기도 하죠.

아이들과 소통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요?
아이들과의 소통이나 대화를 상호작용이라고 하거든요. 저는 그 부분에서는 경력이 쌓이는 동안 긍정적인 피드백을 가장 많이 듣는 부분이기도 한지라 자신 있어요. 아이들은 성인이 하는 말을 좋던 나쁘던 마음에 두게 되어 있어요. 아마 이것이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고, 상호작용에 있어 더 공부하고 신경 쓰는 부분이 되어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혜인님과 제가 이렇게 대화할 때 사람 대 사람으로 이야기하는 거잖아요. 근데 그게 아이들이랑도 똑같은 것 같아요. 아무리 작은 아기여도 본인 나름의 주관, 취향, 생각, 의지가 있어요. 전 일하면서 그게 참 신기하더라고요. 세 살 어린이 또한 개인인 거죠. 그래서 최대한 사람으로 존중하면서 아이들을 대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저도 매일 부딪히며 느끼지만, 실전에서 아이들을 존중한다는 건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존중의 개념은 ‘그래, 얘야 너의 말이 다 맞아, 원하는 대로 다 해줄게’ 가 아닙니다. 그건 오히려 방임이라고 생각해요. 아이가 성장할 기회를 주지 않는 거죠.


아이와 소통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말을 한 개인의 의견으로서 존중하는 자세를 보여주지만, 아이이기 때문에 미숙할 수 있는 점을 알고 아이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에 맞게 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가르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군요. 존중과 사랑이 느껴지니까요. 그러면 아이들을 돌보며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아이들이 저를 많이 찾을 때가 되게 양가감정이 들긴 하는데요. 10명이 넘는 아이들이 너무 저만 찾을 때는 저 말고 다른 선생님도 좀 찾았으면 싶기도 하고요. 반대로 저를 찾는다는 게 저를 제일 편하게 생각하고 그나마 이 사회에서 저를 기댈 곳으로 생각한다는 거니까 그때 되게 보람이 있어요.


아이들이 본인들끼리 지내면서 제가 본인에게 했던 행동을 따라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예를 들면 저는 아이들이 다쳤을 때 연고 발라주면서 “아팠지? 호 해줄게~” 하는데, 친구가 다쳤을 때 다른 아이가 친구에게 다가가서 서툰 발음으로 “아파떠? 호 해주께~” 하면서 이야기하는데 너무 귀엽고 내가 저랬구나 싶더라고요. 그 아이들한테 내가 의미 있는 사람이 되었다고 느껴질 때가 제일 보람이 있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 선생님을 찾아가서 무슨 이야기를 해요?
그냥 아이들은 늘 할 말이 있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나 있었던 일을 얘기하기도 하고요. 큰 애들은 갑자기 와서 ‘그거 알아요?’ 하면서 자기가 아는 거 뽐내기도 해요.

교사로서 성장을 느꼈던 경험 같은 것도 있을까요?
일 때문에 힘들진 않다고 느껴질 때요. 어린이집에서는 많은 종류의 관계를 경험하게 돼요. 또래 교사들, 나보다 나이 많은 학부모들과 원장과도 관계를 맺고 나보다 한참 어린애들과도 관계를 맺고 하니까요. 처음에는 그런 부분에서 상당히 어려웠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없으니까 전에는 상황 상황마다 다 부딪혀 가면서 그거를 해결하는 느낌이었거든요. 근데 어느 정도 연차가 차서 이제 그런 것들로 힘들진 않을 때 성장했다고 느껴져요.

그리고 하고 싶은 게 생길 때요. 하고 싶은 게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가 하루하루 버티는 것에서 벗어나서 뭔가를 할 여유가 생겼구나.’ 싶어서 좀 성장했네 싶은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초임 교사 시절 이야기인데요. 요즘에는 모바일로 알림장을 쓰잖아요. 근데 어느 날 자정에 ‘○○ 아빠가 글을 등록했습니다’ 이렇게 알람이 울렸어요. 보니까 본인 아이 등 사진을 여러 장 찍어서 “선생님, 아이 몸에 멍이 있는데 이거 어떻게 된 겁니까?” 딱 이렇게 써놓은 거예요. 그날 아무 일도 없었는데... 그래서 다음 날에 메이트 선생님, 보건 선생님이랑 같이 봤는데 멍이 아니라 아기들 몸에 흔히 있는 몽고점이더라고요. 그런 해프닝이 있었어요. 사과는 없었고, 아버님도 아~ 그래요 그러고 말았던 기억이 있네요.

이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어요. 이 직업은 사무직과 현장직을 하루 안에 다 해내야 하거든요. 그래서 근무하는 시간은 일반 사무직들처럼 9-6인데 어린이집 교사들은 그 시간 대부분을 아이들과 지내고 그 외의 시간에 서류 업무 같은 것을 해야 하니까 체력적으로 아주 힘들어요. 시간과 체력이 부족한 게 힘드네요.

벌써 선생님의 눈이 아련해졌어요. 힘들 때는 어떻게 어떻게 풀어가세요?
메이트 선생님들이 항상 같이 있거든요. 엄마보다도 자주 보는 사이니까 감정적으로 힘든 게 보이면 옆에 와서 달래주기도 하고 다독여주기도 하고 그때 얘기하면서 풀고요. 같은 업에 종사하는 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랑 만나서 맛있는 걸 먹으며 이럴 때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경험도 나누고 같이 힘든 것도 털어놓기도 해요.

아이들이 싸우거나 문제가 생길 때 어떻게 해결해요?
아이들은 매일 싸워요. 근데 아이들이 몇 살이냐에 따라서 싸우는 원인과 해결을 위해 접근하는 방법이 달라요. 어린애들 같은 경우에는 엄마 아빠 출근 시간에 맞춰서 출퇴근하는 거랑 똑같잖아요. 그럼 등원해서 좋든 싫든 종일 같은 사람들과 있는 거예요. 어린이집은 재미있기도 하지만 여러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인지라 그 안에서 생활하는데 아이들도 얼마나 나름의 스트레스가 있겠어요.


그래서 영아일수록 자기 욕구를 집에서처럼 즉각적으로 채우기 어려우니까 그런 것에서 갈등 상황이 발생해서 그 부분을 해결해 주려고 하는 편이에요. 왜냐하면 그들은 뭔가 불편하거나 힘들어도 표현이 미숙하거든요. 그래서 교사가 아이를 파악하고 ‘얘는 이럴 때 이런 모습을 보이는구나’를 빨리 캐치를 해서 얘가 필요한 것을 민감하게 채워주는 게 중요해요.


유아들은 말도 잘하고 본인들만의 논리가 생겨서 내 논리와 네 논리가 다른 것 때문에 싸워요. 그래서 큰 애들 같은 경우에는 자기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걸 알려주고 상대방의 생각도 들어보고 서로 이견 조율하는 법을 가르쳐 주는 편이죠.

메이트 선생님과의 협업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져요?
메이트 선생님과는 일과 중에 역할 표를 만들어서 이 시간대에 내가 무슨 역할을 할지 서로서로 나눠서 하는 편이고, 수업이나 일과 진행은 그때그때 얘기를 하면서 조율해요. 간단하게는 산책을 누가 갈 건지부터 지금 상황이 이런데 이렇게 하는 게 좋을지 저렇게 하는 게 좋을지 를 서로 얘기해서 그때그때 바로 진행해요.

보호자와의 소통에서 신경 쓰는 부분은 어떤 게 있을까요?
학부모와 친해지는 게 중요해요. 라포형성이라고 하죠. 이 일을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사람은 본인한테 의미 있는 사람의 말을 조금 더 귀 기울여서 듣더라고요. 그래서 학부모에게 아이에 대해 여러 가지를 이야기할 때 제 이야기가 의미 있게 들리도록 노력해요. 내가 이 정도로 당신의 아이와 당신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있고, 이 정도로 아이가 나를 좋아한다는 것에 대해서 느낄 수 있도록 전달하면서요. 학부모들과 아이를 매개로 해서 좀 더 친해지려고 해요.

일을 막 시작했을 때 부모님들의 양육 태도와 최근에 부모님들의 양육 태도에서 달라졌다고 느껴지는 게 있나요?
요즘은 아이들을 더 아기처럼 키우는 느낌이에요. 요새는 맞벌이 가정이 많기도 하죠. 매일매일 엄마도, 아빠도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니 아이들이 무언가 스스로 해보기 전에 보호자가 먼저 해주거나, 아이에게 적절한 훈육을 어려워하는 분들이 매년 더 많이 보이는 게 느껴져요.


아이들이 감정을 조절하고 다루어보거나 직접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서 그런지 조금 해서 안 되면 바로 짜증을 내거나 울음을 보여요. 적은 수의 자녀들을 더 귀하게 키우려는 분위기가 매년 조금씩 더 커지는 것 같긴 해요. 가정에서 ‘내 아이는 소중하다.’ 이게 현장에게도 느껴져요. 교사와 아이들은 모두 소중한데 말이죠.

직장어린이집에서 오래 일해왔는데 일반 어린이집과 차이점이 있을까요?
일반 어린이집은 경험해 보지 않았지만 제일 큰 다른 점은 부모님들 직장에 설치돼 있다 보니 근무 시간 동안 쭉 이용할 수 있다는 거요. 사업장에 따라 다르지만 요즘은 밤 10시까지 운영하거나 아침 6시부터 문 여는 직장어린이집도 있거든요.

학부모와 같은 건물에서 일하는 게 가장 큰 다른 점이군요.
네, 맞아요. 그래서 가끔 산책하다가 만나고 대피 훈련하면 위에서 지켜보고 있고 그런 게 부담스러울 때도 있어요.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더 좋아하긴 해요. 그래서 아이들이 아빠를 찾으면 ‘아빠 위에 있어.’ 이렇게 말해주죠. 그러면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그런지 친구가 엄마 보고 싶다고 할 때 자기들끼리 ‘엄마 위에 있어.’하고 이야기해주더라고요.

그러면 이렇게 부모와의 거리가 가깝다 보니 생기는 장점도 있을 것 같아요.
원에서 부모와 소통해야 할 때 빠르게 이루어지는 거요. 아기가 다쳤을 때, 어린이집이랑 부모가 있는 곳이 멀면 바로 확인하기 어렵잖아요. 근데 직장어린이집은 부모가 아이 근처에 있으니까 다쳤을 때 잠깐 내려와서 한번 봐달라고 하면 바로 소통할 수 있어서 좀 미뤄졌을 때 오해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이 줄어들어요. 거리가 가깝다는 게 장점인 것 같은데 장점이자 단점이네요.

선생님에게 일이란?

지금으로써는 제 하루의 가장 큰 부분이요. 워킹과 자신의 라이프를 딱 분리해서 사는 사람들이 있고 정말 워커홀릭처럼 종일 일만 계속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저는 지금 그 중간 어딘가인 것 같아요.


오롯이 업무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적다 보니 퇴근 후에 업무를 하는 게 자연스러운 거예요. 퇴근하고 나서 내일 할 수업을 생각하게 되고, 오늘 제가 ○○이를 도와줘야 하는 상황이나 문제를 발견했다면, 퇴근하고 나서 책을 찾아보게 되는 거죠. 그래서 일이랑 생활이 밀접하게 겹쳐 있는 느낌이라서 일적으로 성장을 하는 걸 느끼면서도 가끔 지치기도 해요. 그래서 요즘에는 좀 의도적으로라도 퇴근하고 딱 이 시간까지만 일 생각하고 이후에는 좋아하는 게임이나 산책을 하면서 일과 삶을 분리하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선생님이 지금 이 일을 계속 지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애들이랑 지내는 게 좋다’라는 거요. 직장 다니면서 하루에 이렇게 여러 번 빵빵 웃을 수 있는 직업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애들이랑 있으면 아무래도 웃긴 상황들도 많고 그 애들이 주는 에너지가 있다 보니까 아무리 힘들어도 애들 사진 보고 오늘 있었던 일 생각하면서 계속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 직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이 직업은 어떻게 보면 쉽게 하면 쉽게 할 수 있고 성장하고자 하면 한도 끝도 없이 어렵게 갈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사람을 대하고 다루며 키워내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이 일을 하기 전에 실습하는 기간 동안 정말 이 생활의 민낯을 직접 경험하고 본인이 견딜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뛰어드세요.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아니다 싶으면 빠른 시일 내에 도망치세요! 무엇보다도 교사가 힘들면 아이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니까요. 적성만 맞으면 재미있게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배우고자 하는 생각이 있고 전문가로서 좀 더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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