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이번 주 수요일부터 나흘간 스키 강습을 다니고 있다. 우리 학교 초등반 2학년에서 4학년 학부모들이 일반 스키 학교와 연계해서 참가자를 모집하는 프로그램이다.
질문이 이상하다. 독일 아이들은 독일에서 스키를 안 타고 어디로 간단 말인가. 그런데 사실이다. 독일은 스키장이 몇 군데 없다. 그것도 주로 알프스가 가까운 남부 쪽. 그럼 독일 북부는? 몇 번 언급한 것처럼 북독일에는 스키를 못 타는 사람도 많다. 서울 독일학교 다닐 때의 통계를 보면 한독 가정 중 베를린을 포함 북독일 출신의 파파들은 스키를 타지 않았다. 남독일 뮌헨에 사는 즐거움. 스키를 즐기는 가정이라면 말이다.
아이가 카니발 방학인 이번 주 수요일부터 나흘간 스키 강습을 다니고 있다. 학교에서 주최하는 건 아니고 우리 학교 초등반 2학년에서 4학년 학부모들이 일반 스키 학교와 연계해서 참가자를 모집하는 프로그램이다. 장소는 바이에른 지방 렌그리스 Lenggries. 뮌헨에서 남쪽으로 60킬로. 지도상으로는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방향으로 아래쪽으로 직선 라인. 차로는 1시간 소요. 강습 시간은 오전 3시간, 오후 2시간.
뮌헨에서는 대부분 오스트리아로 스키를 타러 간다. 가깝고 선택의 범위도 넓고 소요 경비도 적정하다. 오스트리아뿐만 아니라 북부 이태리와 스위스 쪽으로도 간다. 우리 위층 오스카네처럼 겨울이면 주말마다 스키를 떠나는 스키 마니아들도 많을 것이다. 아이의 스키 강습은 12월에 참가자 모집을 끝냈고 비용까지 지불했다. 총 지불한 경비는 4일에 400유로 정도. 스키 장비 대여비, 리프트비, 버스 렌트비, 점심 식사값까지 포함한 가격이다.
스키 학교 참가자 신청서
애초 남편과 내가 기대했던 3박 4일은 아니었다. 고맙게도, 아침 6시 30분에 율리아나 엄마가 차로 애 둘을 데려다주면 오후 5시에 내가 학교 앞으로 가서 둘을 핍업했다. 그 사이 율리아나 엄마는 둘째를 차로 픽업한 후 율리아나를 태우러 학교 앞으로 왔다. 차 뒷좌석엔 카시트만 두 개라 우리는 버스로 돌아왔다. 그래도 아이는 하나도 피곤해하지 않았다. 집으로 오는 게 좋았던 것이다. 나도 아이가 무사히 돌아와 반가웠다. 결과적으로 모든 게 다행이었다.
둘째 날인 어제 아이는 들뜬 표정으로 스키 버스를 내렸다. 이유는 다섯 레벨 중 중간이던 아이가 한 단계 강등되었는데 그 반 선생님과 아이들이 훨씬 친절하고 좋다나. 초급반인 율리아나에게 기대를 거는 게 빠르겠다. 운동 신경이 좋은 율리아나의 스키 실력이 늘어 내년엔 아이의 원대로 같은 그룹에서 타기를 바라는 수밖에.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가 기본이라도 하는 건 만 세 살부터 스키와 수영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도 얼마나 다행인지!
남독일의 3대 스포츠? 자전거, 수영, 스키다. 이걸 못해도 사는 데 지장은 없겠지만 아쉬울 때는 많겠지. 특히 청소년기엔 친구들과 어울리기 어려울 수도 있다. 독일 아이들의 경우 이 세 가지를 못하는 케이스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외국 가정의 취약점 중 하나다. 율리아나의 경우는 지금 스키와 수영을 시작했는데, 초등 3년도 결코 늦지 않다. 다행히 아이는 자전거도 잘 탄다. 심지어 자기가 수준급이라 생각한다.
독일 시부모님이 늘 하시는 말씀. 수영은 스포츠가 아니라 생존이다. 내 경우엔 자전거와 수영은 중급. 스키는 여전히 초급. 추운데 밖에 나가서 노는 게 싫어서. 변명이 되는 지는 모르겠지만. 스키 다시 도전하기도 뮌헨 생활 목록에 올려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