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담담글방 Aug 30. 2023

동네책방들 in 창원

창원에 있는 동안  곳의 동네 책방을 다녀왔다.


한 곳에서는 책만 사서 곧 나왔기 때문에 책방지기님과 이야기를 나누어본 곳의 동네책방들에 대해 간단히 보고 싶다.


가장 처음 간, 제일 많이 간 창원의 동네서점은 민들레책밭이다.



책방이 아니고 책밭이다. 이름에서부터 책방의 정서가 느껴지는 듯하다.


오평책방이라는 소개처럼 정말 다섯 평 남짓 공간으로 사진에서 보던 것보다도 작아 보이는 첫인상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시선을 끈 건 책방지기님의 미소였다. 밝은 웃음으로 아이와 나를 반겨주셨다.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와 곳곳에 붙어있는 책방지기님이 선별한 문장들, 북큐레이션이 좋았다.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공간과 책방지기님이었다. 책방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앞으로 창원에서 뭐 하지,에 대한 해답을 찾은듯했다.


지인 선물로 독립출간물 <맨숀>을 한 권 더 사고 책방지기님께서  중고 섹션의 강원도 캠핑을 아이에게 선물해 주셨다


창원에만 있는 특별한 공간과 사람은 동네책방이겠구나.


동네서점 나들이를 결심하며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후 민들레책밭에는 세 번을 더 갔다.


책방지기님께 양해를 구하고 책탑도 찍었다. 원래 산청 숙소에서 찍으려고 했는데 대부분 날이 안 좋았고 날 좋은 날은 더위 먹고 이래저래 미루다 창원 여행 막바지가 다 되어서야 찍을 수 있었다.


창원에 온 후 동네서점을 돌며 산 책들 덕분에 돌아갈 때 가져갈 책상자가 더욱 무거워졌다.


장소를 제공해 주신 민들레책밭 책방지기님께 감사한 마음이다.





두 번째로 간 곳은 책방 19호실이다.



책방지기님 아이 방학이라 서점 운영 시간이 줄어들고 변동이 있어 날짜를 계속 두고 보다가 어렵게 갔다.


내가 책방 외경을 찍는 사이 아이가 문을 못 열고 낑낑대는데 문을 열고 맞아주시는 책방지기님 얼굴은 환한 미소로 가득했다.


어디서 왔는지 이야기를 나누다 지자체 한 달 살기에 대해서도 말하게 되었다.


여행 다니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도 하셨다. 말씀도 재밌게 하시고 이야기도 잘 들어주신 덕분에 대화가 무척 즐거웠다.


책방지기님 아이랑 내 아이가 동갑이라 급 공감대가 형성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책방 19호실에서는 독서모임도 활발히 하고 북토 크도 많이 하셨는데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모임이 <우울한 엄마들을 위한 살롱>이었다.


그 모임에 참여하기 위해 멀리 다른 지역에서 오시는 분도 있다고 한다. 모임 제목만 들어도 위로받는 기분이다. 다른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해도 엄마들끼리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면 갈 곳 없는 마음 둘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을 것이다.


더 많은 얘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아이가 보채는 바람에 다음을 기약하며 나왔다.


이후에 꼭 한 번 더 가고 싶었지만 그 후는 또 가족 휴가를 가셨기에 아쉽지만 그냥 돌아와야 했다.





다음으로 간 곳은 주책방이다. 창원에서 벌써 4년째 책방을 운영 중이신 책방지기님의 내공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북토크에 다녀간 작가님들 사인을 보며 궁금한 점을 여쭤보니 소소한 후기를 들려주셨다. 책방을 운영하면서 좋아하는 작가님을 직접 뵙고 사람들과 소통할 기회를 만들어가는 작업이 무척 멋있게 느껴졌다.



주책방에는 독립출간물이 단독 공간에 따로 마련돼 있었다.


그곳에서 <자아 예술가 엄마>,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될 수 있을까><25가지 크리스마스>를 샀다. 가능하면 독립서점에서는 한 권이라도 독립출간물을 사려고 한다.


자신만의 이야기와 소통의 기회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면 응원하고 싶어 진다.



나도 좀 더 용기를 내게 된다. 요즘은 출판사에 투고해야만, 공모전에 당선돼야만 작가가 되는 시대는 지났다. 자신의 이야기를 완결할 힘이 있다면, 예전에 비해 창구는 많이 열려 있다.


책방지기님은 계속 자리에 앉아 글을 쓰고 계셨다. 틈틈이 내가 물어보는 질문에 친절히 답을 주시면서도 시선은 노트북에 종종 머물렀다. 주책맞게 너무 오래 말을 했다는 후회도 하긴 했지만, 장르를 가리지 않고 글을 읽고 쓰시는 책방지기님 덕분에 오랜만에 장르소설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 즐거웠다.


다시 창원에 꼭 가야지, 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책방들이다.





민들레책밭 책방지기님과는 전자책 구두 계약을 하고 온 후 얼마 전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책이 나오면 소장용으로 몇 부를 인쇄해서 출간기념파티를 하기로 했다. 생각만 해도 즐겁다.


내게 여행은 대부분 떠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좋은 것을 보고 맛있는 것을 먹는 것 이상으로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건 큰 의미가 있다.


사람들이야말로 여행지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특별한 추억이 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