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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한 달 살기 중입니다
12화
완도에서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어디서 온 처녀인가
by
담담글방
Sep 29. 2023
생애 최장 운전 끝에!
완도에 도착한 다음 날.
완도는 지자체 한달살기 보고서에 실물 영수증도 첨부해야 한다기에 혹시 영수증을 잃어버리거나 쌓아뒀다가 벼락치기를 해야 할까 봐 문구점에 갔다.
(결국 노트 사고도 쌓아뒀다...분실도 몇 개 ㅠ)
노트 두 권을 사고 계산하는 사이 사장님이 유독 곱고 나긋한 목소리로
물으신다.
"어디서 온 처녀인가"
단어의 호불호를 떠나서 나는 굳이 사장님의 오해를 정정해드리지 않는다. 아마도 헤벌쭉 웃었겠지.
경기도에서 왔다고 하니 멀리서 왔다며 완도 어디를 가면 좋을 거라고 몇 군데 추천을 해주신다. 밝게 인사를 건네고 나오는 발걸음이 가볍다. 지도를 잘못 보고 목적지의 반대 반향으로 갔지만
되돌아가는 길에 짜증은 없다.
청해포구 촬영장
숙소에 들어와 한 템포 쉬고 저녁을 먹기 위해 골목길을 나설 때였다.
"학생!"
자전거 탄 할아버지가 급히 서더니 나를 불러 세운다.
학생이라니 설마 나는 아니겠지 싶으면서도 주변에 사람이 없어 할아버지를 보았다.
모노레일 타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으신다. 바로 그날 내가 탔던 완도 모노레일이라 친절히 알려드릴 수 있었다.
완도 모노레일
역광이라 그러셨을 거야,
야구모자를 쓰고 크로스백을 메고 있어
그런가 보다.
그렇게 생각해도 무려 20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이라 기분이 좋다.
완도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흐르나. 거꾸로 흐르나.
하루에 두 번이나 겪기 힘든 경험을 하고는 기록해 둔다. 아마도 앞으로는 또 듣기 어려운 말일 거 같아서.
그렇다고 아가씨처럼 보이고 싶다거나 학생처럼 보이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만 신기하기도 하고.
사실은 그냥 인사치레일 수도 있는데 학생이라는 말에는 좀 많이 놀랐다.
역광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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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출판사. 기획자. 프리랜서 작가. 지자체 지원 한달살기 프로젝트. 밀양, 산청, 창원, 완도, 해남. 엄마의 작업실. 작업실 방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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