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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션라이트 Feb 12. 2024

#7. 한 살을 더 먹었다.

82세의 나문희 선생님을 보면서

7주 차의 월사단.

나이가 들어가면서 우리 커리어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언제나 고민의 연속이지만 하루하루 밀도 있는 시간을 지내보기로 했습니다.


나문희 선생님과 김영옥 선생님의 이야기로 받은 인사이트와 새해맞이 등산하면서 느낀 점을 엮어 이번 월사단을 기록했습니다.


contax t3 @lisboa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가 밝았다.

또 한 살을 먹었다.


첫 만남에 보통 우리는 나이를 물어보는데 이 시기에 누굴 처음 만나면 바뀐 숫자가 익숙하지 않아서 말하면서도 어색하다.

우리는 나이를 물어봄으로 호칭이 정리가 되고, 어떤 시대에 살았는지, 사회적 위치는 어느 정도 인지, 결혼 적령기 등을 가늠한다.

난 생각에 갇히지 않으려고 먼저 물어보지 않지만.


그런데 정말 나이가 중요할까?

유퀴즈 영상​에서 나문희, 김영옥 선생님을 봤다.

나문희 선생님은 82세김영옥 선생님은 86세였다. 정말 나이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 나였지만 놀랐다.


30년간 조연과 단역 위주로 연기 생활을 하면서 우수상 정도만 받은 나문희 선생님은 54살에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contax t3 @ibiza

앞으로 50년 이상 일을 더 한다고 했을 때 나는 어떤 장점을 가지고 있을까?


디자인 커리어에 있어서 나이를 생각하면 난 참 늦어버렸다. 그래서 같은 시간이라도 남들보다 밀도 있게 보내려고 늘 노력한다.

최인아 대표는 성실하게 일하지 않은 사람은 연차가 쌓였을 때 그 흔적과 아프게 맞닥뜨린다고 했다.


맞다.

같은 10년 차라도 어떻게 보냈냐에 따라 다르다.



나문희 선생님도 30년 동안 주연이 아니더라도 매 순간 열심히 했기 때문에 지금이 존재하지 않을까?

그런데 매 순간 열심히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어디서 나왔을까? 그 정도의 연륜이면 삶이 여유롭다고 생각하지만 아니다. 김영옥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설렌다고 하면 아이들이 그렇다고 하지만, 아냐.

우리 노인들이 (작품에) 뽑히거나 좋은 작품을 만나고 이럴 때 그 설렘이 똑같다는 거.

어머, 왜 날 선택해 줬지?

대본을 읽다 보면 너무 고맙고 기쁘고, 인정을 받았다는 거. 그러니까 더 잘하고 싶고 욕심나고 아직까지도 그래요. 이 작품이 마지막일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작업해요.


마지막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밀도 높은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설렘이라는 것.

대본을 읽으면서 느끼는 작은 감사한 마음까지도.

나이를 떠나 아이와 같은 순수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


iPhone8+ @LA


나문희 선생님의 장점을 김영옥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남이 할 수 없는, 상상도 못 하는 부분을 천재적으로 해내는 게 있다”


인간은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그건 나이에 국한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나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동료가 잘하는 걸 피드백하는 것

친구의 장점 쉬이 말해주는 것

애인을 칭찬해 주는 것


상대방의 좋은 점을 발견해 주고 작은 것에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사람, 한 해가 지날수록 일이든 사랑이든 그런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 물론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하고.


fujifilm xt20 @지리산


등산으로 본 사람의 성향


함께 일하는 팀원들과 액티비티해 봤나요?


남자 셋으로 구성된 팀인 잠글시간은 분기별로 등산하고 목욕을 갑니다.


이번 분기에는 인천에 있는 마니산을 등산했는데요,

산만 오르는 게 등산이지만 함께 올라가 보니 사람의 성향을 볼 수 있다는 걸 이번에 깨달았습니다.

안전한 길로 가는 성향, 약간 위험하지만 빠르게 도전적으로 올라가는 성향 그리고 예상 시간에 맞추어 하산해야 하는 계획적인 면모까지. 일하면서 파악했던 팀원의 성향이 여과 없이 등산하면서도 똑같이 나왔거든요.


등산하며 올라가며 봤던 모습은 우리가 매주 회의하는 시간에 봤던 모습과 똑같았습니다. 오히려 더 좋았던 게 많았어요.

체력이 다른 동료를 배려하고 넘어지지 않도록 잡아주고 이끌어주면서 몸소 부딪히며 같이 체험하는데서 오는 끈끈함이 생기더라고요.

설산이라서 원래의 길이 보이지 않고 미끄러운 상황을 알 수 없었는데요, 마치 스타트업의 환경 같았습니다.


만약 함께하는 팀원의 성향이 궁금하다면 팀 액티비티를 같이 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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