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the feelings of my Body
전생을 보거나,
미래에 대해 예언을 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이러한 작업을
Reading, 즉 '읽기'라고 표현한다.
나는
한약국을 찾는 분들의 몸을 통해
그들의 감정을 리딩 한다.
어떤 것들은
이미 알고 있는 것들
어떤 것들은 숨겨놓았던,,
그러나 숨길 수 없어 드러난 것들
어떤 것들은 전혀 예상치 못했지만,
터트려졌어야 하는 것들
흔히, "병은 친구다"라고 하는 말은
우리 몸이 내게 병을 통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좋은 이야기 좀 해주면 안 되나?
그럼 반대로, 몸은..
좋은 짓 좀 해주면 안 되나?
강원도에서 농사를 짓는
60대 부부가 찾아왔다.
젊어서는 천생 여자에,
조신하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울 만큼 얌전했지만
이제는 건드리면
칼부림이라도 날 기세가 되었다고
스스로를 표현하는 부인.
그녀가 자꾸 매일 붓는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얼굴이 부어있고
오후가 되면
온몸이 부어 내 몸 같지 않다고.
"화병 같아요...."
몸의 감정을 읽어내리며
이렇게 짧게 이야기하는 순간
" 원인이 다 있지요. 허허허.." 하며
슬그머니 방문을 열고 나가는 남편.
"한 번도 말한 적 없어요...
그냥 다 참고 말지..."
눈시울이 벌써 붉어져버린
부인의 억울한 호소를,
남편은 다 알고 있지만
마주할 자신이 없다는 듯
신문을 널찍하게 펴 들고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일상이 어쩌면
평범한 대한민국 60대 부부의
자화상 같기도 했다.
할 말 못 하고 사는 사람들이
의외로 너무 많다
그들의 몸은
미치겠다고 아우성치는데
나 하나 참으면
만사형통이라 믿으며
스스로
착한 사람이라 위로하는 이들.
남에게 착한 사람이
자신에겐
모진 사람이기 쉽다.
몸은 거짓말하지 않고
따끔하게 말해준다
"나 아파...!!!"
대상포진도 오고,
갱년기 증상도 왔단다.
몸이 비상계엄령을 내린 게다.
"이제 좀 쉬어줘~~"
내 몸이 내 맘대로 안될 때
그건 뭔가 당신이
그동안 참고 있었던 것을
표현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더 이상 이대로는
안된다는 경고 같은.
내가 알아주지 않는
내 몸의 감정을
딸이나 아들, 남편이
절대로 알아줄 리 없다고 하니,
"내가 호구인 줄 알아요... (울컥)"
자신의 감정에 대한 배려를 한다는 게
반드시 카드 긁으며 명품을 쇼핑하거나
해외여행이라도 다녀오라는 건 아니다.
나만 속을 시꺼멓게 만들어놓고
평화롭게 천사처럼 잠든
그들의 단잠을 깨워
초토화시키자는 것도 아니다.
그냥 당신의 감정을
당신 만이라도 좀 알아주자는 거다
스스로에 대한 독서,
리딩이 필요하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몸의 독소는
어디론가는 내보내 져야 하는 것들
감정의 독소를 내보낼 곳이 필요하다.
섭섭하고 답답했던 것들..
글로 하나씩 적어보자
억울하고 치가 떨리는 것들..
핸드폰 녹음기 켜놓고 중얼거려보자
다시 들어보면
속이 다 후련해진다
적당히 해소가 된 이후에는
그 감정으로부터 벗어나자
조용히 파일들을 삭제하거나
글 쓴 종이를 태워버려도 좋다
몸에 드나드는 감정들이
다 '나'는 아니다.
감정을 털어버리는 과정에서
어떠한 것들을 발견했다 해도
자책감은 갖지 말자.
그저 그들을 리딩 하면서
그들과 내가
분리되는 과정을 갖아보자.
예민하고 마음 약한 이들이라면
의미 없는 소리 어를 사용하는 게 좋다.
명상 기법 중
지버 리쉬(Gibberish) 명상은
이러한 이들을 위한 것이다
스스로 모르는 언어,
그냥 평소 좋아하는 소리를 내며
감정을 밖으로 배출하는 거다
눈치 안 봐도 되는
공간, 시간이 필요하다
누군가 이 과정을 지켜본다면
당신을 정신병원에 가보라고 할 테니까.
한참 동안(20분 이상은 필요할 거다)
이 작업을 마친 후
반드시 고요하게 정지한 채로
눕거나
(보통 사바사나 Savasana 자세가 좋다)
의자에 편히 앉아 이완한다.
몸과 마음의 여운을
가만히 느껴보는 시간을 갖아야 한다.
나로부터 나온 감정들을
떠나보내는 과정.
이때 당신은
침묵의 편에서 그들을 지켜본다.
이제,
당신은 고요하고
평화로우며
여전히 하던 일을 하되
뭔가 가벼워져 있을 것이다.
이것이 감정 리딩의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