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복수에 관한 소설
지예는 주변에 한 명 그런 사람을 알았다. 외삼촌이었다. 그는 경찰관으로 꽤 오랫동안을 일하다 그만두었는데, 일하던 도중 무엇을 보았는지 퇴직한 뒤로는 집에서 줄곧 술만 마셨다. 나중에는 연금만으로는 살아가기 어렵다면서 트럭을 몰았는데 그의 눈을 마주 쳐다보기가 무서웠던 기억이 있다. 엄마는 그걸 두고 그렇게 말했다. 사람은 한 가지 종이 아냐. 육식동물을 고기 먹고, 채식동물은 풀 뜯어야 되는데, 너희 삼촌은 좀 섬세해서 경찰관 해서는 안 됐어. 동네 고양이들만 보면 못 지나치고 편의점에서 소시지 사다 바치던 인간이거든. 경찰 그 동네가 보안을 이유로 얼마나 많은 걸 묵혀버리고, 또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하고, 또 알려지지 않은 비리들을 저지르니. 내부에서는 거짓말을 잘 해야 승진한다, 범법자 같아야 경찰 생활 잘한다는 말까지 돈대잖니. 그래도 운 좋게 경찰관 일 하면서 험한 꼴, 정신이 다칠 만한 모순, 무고한 사람 희생당하는 꼴을 안 보고 정년하는 사람도 꽤나 있을텐데 삼촌은 운이 안 좋았어.
승철이는 나처럼 엄마가 때린 게 아니고 아빠가 때렸거든. 잘은 몰라도 아빠니까 더 심하게 맞았겠지. 그리고 때리면 때릴수록 고단수가 되거든 그런 사람들. 안 보이는 데 때리고 티안나게 때리다가 나중에는 약점 잡아서 정신적으로 고통 주면서 즐거워하고. 그래서 걔도 폭력에 무덤덤해지고, 무감해지고, 그러다가 남에게 행사하게 된 거지.
조폭이나 뭐 그런 거였어?
아니, 꼭 조폭이어야지만 남한테 폭력을 휘두를 수 있는 건 아니야. 그리고 우리 사회가 기본적으로 병적일만큼 사방에 폭력에 있지 않아?
그건 그래. 기분나쁜 폭력, 티 안나는 폭력, 법에는 안 걸릴 폭력 그런 게 있지.
난 오히려 그런 게 더 기분 나쁠 때도 있어. 협박죄에 안 걸리는 범위에서 정곡을 찌르는 협박같은 거 있잖아.
넌 그러면 왜 승철이처럼 안 됐어?
나? 난….
광민은 잠시 말을 멈추고 생각하는 듯했다.
글쎄? 잘 모르겠는데. 이렇다할 계기도 없고. 누가 특별히 있었던 것 같지는 않아. 매달릴만한 사람은 없었고. 존경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괜찮았던 것 같아. 사진이라던가, 책이라던가 그런 걸 보다보면 작가가 너무 좋다 못해 사모하게 되거든. 한번만 먼 발치에서라도 봤으면 좋겠다, 어떻게 사람이 이런 생각을 하지, 정말 창의적인 생각이다, 부럽다, 대단하다, 천재적이다, 하지만 만나고 싶지는 않다 뭐 그런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