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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대리 Oct 01. 2023

회사 욕을 멈추는 3가지 방법

웁읍읍

아무렇지 않게 회사에 출근하고, 웃으면서 주말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의도적으로 회사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말로 뱉는 것. 당연하게도 이 세상에 100% 마음에 드는 회사는 없다. 세계적으로 명성이 대단한 곳에 다니는 사람들도 회사에 대한 불만이 있다. 완벽한 복지와 연봉, 팀원은 없기 때문이다. 이 3가지는 내가 다니면서 만들어나가야 할 것들이지 이미 완벽하게 만들어진 상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단점만 있는 회사도 없다. 그런 곳은 이미 망해 이 세상 회사가 아닐 것이다... 보통의 회사라면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보통의 회사원으로 살고 싶다면 의도적으로 장점을 더 크게 볼 필요가 있다. 뇌는 부정적인 것을 더 부각해서, 더 잦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으니까.


불행한 회사 생활을 자초하는 행동 1위는 만나는 사람마다 회사 욕을 하는 것이다. 물론 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을 때가 있다. 내 성과를 상사가 날름했다거나, 하지도 않은 일에 휘말려 억울한 일을 당했다거나, 별 일 아닌 걸 갖고 육두문자로 욕을 먹었다거나, 꽤 오랜 시간 동안 가스라이팅을 당한다거나 등등. 세상에 욕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일들이 정말 많다. 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단, “만나는 사람마다” 하면 문제가 된다.


욕은 복리다. 한 번 하기 시작하면 머릿속에서 2배, 3배, 4배로 분다. 제일 친하다고 생각한 직장 동료 1명에게 속내를 털어놨다. 오케이. 공감받고 두 번째로 친한 동료에게 또 욕을 했다. 그렇게 3명, 4명이 되고 가족, 친구,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에게도 근황이란 답시고 회사 욕을 떠들어댄다. 아니, 글쎄 지가 그러고도 팀장이야? 만나는 사람들마다 이거 비밀인데요 하고 말하면 우리가 모를 줄 알았나?부터 시작해서, 월급에서 뭐가 공제되는 게 있으면 당연히 경영지원팀에서 먼저 말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 우리 회사 연차 제도는 왜 이 모양이지? 다른 회사는 반차에 반반차에 반반반차까지 자유롭게 쓰는데! 까지 간다. 쓰다 보니 내 얘기다.


“굿모닝! 아 오늘도 여길 와버렸네. 오자마자 집에 가고 싶다.”로 출근해서, “아 이제 집에 왔는데 벌써 회사 가기 싫다.”로 퇴근했다.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말이 습관이 됐다. 불행이라는 동굴에 나를 가둔 사람은 나였다. 복리를 막을 방법은 애초에 시작하지 않는 것인데, 은행 복리야 내가 신청을 안 하면 그만이지만 욕을 시작하는 건 신청을 하고 말 게 없다. 나도 모르게 떠들고 있으니까. 그래서 의도적으로 회사에 대한 긍정 기억을 꺼낸다거나, 의도적으로 부정 기억을 잘라내기 시작했다. 당장 회사를 그만둘 것도 아니고, 이왕 다니는 거 언제까지고 불행하게 다닐 수는 없었다. 나는 나를 지켜야 했다.




외국어 공부하기

스스로 해도 해도 너무한다고 생각했던 때에 가장 잘 먹혔던 방법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만나자고 말하기도 미안할 정도로 회사 욕을 많이 했다. 나는 이미 부정적인 생각에 잠식되어 있었고, 너무나도 불행한 회사원이었다. 머릿속에 있는 회사 스위치가 고장 났다. 온 앤 오프가 안되니 집에 와서도 회사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이미 자동화된 뇌의 퓨즈를 끄기 위해 듀오링고로 스페인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듀오링고는 회화 위주로 외국어를 학습할 수 있는 앱이다. 게임처럼 즐길 수 있어 단어를 외우거나 낯선 문법에 익숙해지는 게 어렵지 않다. 회사 욕을 그만두려고 스페인어 공부라니. 실제로 효과가 엄청났다. 친구들과 술을 마셔도, 책을 읽어도, 글을 써도, 운동을 해도 떠나질 않았던 부정적인 생각이 드디어 멈췄다. 정확히는 다른 쪽으로 관심을 돌린 거다. 스페인어로 말을 하기 위해 신경을 써야 할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뇌로 중얼중얼, 입으로도 중얼중얼. 회사 욕이 끼어들 자리가 없었다. "그 ㅅㄲ가 감히 나한테 이런 짓을 해?!" 대신에 "Quiero viajar a España algún día(나는 언젠가 스페인으로 여행을 가고 싶다)."로 뇌를 채웠다.


감정 기록하기

첫 번째 방법이 회사로부터 거리를 두는 방법이었다면, 두 번째 방법은 정면 돌파다. 어느 정도 거리를 둬야 비로소 내가 처한 상황을 조금이나마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내가 어떤 상황에서 기분이 좋지 않았는지, 그 말에 화가 났던 이유는 무엇인지, 내일도 출근하기 위해서는 어떤 해결 방법을 적용하면 좋은지 등을 차근차근 기록했다. 처음 쓴 메모장에는 욕밖에 없었다. 뭐가 그렇게 화가 났는지 가관이다. 짜증 난다, 다 폭파시키고 싶다, 월급을 봐도 열받는다, 사무실도 더럽다, 청소는 하는 거냐, 있어 보이는 척 좀 그만해라 등등.


계속 적다 보니 해결이 하고 싶었다. 다시는 오지 않을 오늘 하루를 사는 나에게 미안했다. 자기 전까지 화를 내고 있으니 얼마나 한심하던지. 그때부터 입버릇처럼 떠들었던 “아이고, 얼른 나가야지. 언제까지 여길 다녀요? “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퇴사 자금을 만들어 지금 나의 감정을 풀어주고 이직을 하기로 했다. 이 상태로 환승 이직을 했다간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게 눈에 보였다. 감정과 생각을 기록해서 알게 된 사실이었다. 덕분에 퇴사를 홧김에 하지 않았고, 퇴사하고 나서도 감정을 추스를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게 됐다. 여행도 가고, 상담 치료도 받고, 명상 센터도 다니고, 카페를 돌아다니며 책을 읽기도 했다. 나라는 사람과 회사라는 조직에 대해 깊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나름대로 회사를 선택하는 3가지 우선순위와 오래 다닐 수 있는 스타트업의 특징까지 분석했다.


자기 계발 유튜브 보기

퇴사는 불행한 회사 생활을 끊어낼 최후의 방법이다. 회사가 짜증 난다고 다짜고짜 퇴사부터 하는 사람은 없다. 퇴사를 하지 않고도 불행하게 회사를 다니지 않을 방법을 충분히 연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 과정에서 나라는 사람에 대해 알게 되고, 앞으로 삶을 살아가는 스킬을 배우게 된다. 혼자서 찾기 어렵다면, 적극적으로 밖에서 찾을 용기도 없다면 자기 계발 유튜브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를 선구자에게서 위로받을 수 있다.


독서의 가장 큰 수확은 그 책으로 인해 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이 생기는 것이다.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그 콘텐츠를 통해 내 세상의 새로운 점을 발견하는 게 베스트다. 내 세상이 불편하면 뭔가를 개선해야 한다. 이 방법 저 방법을 적용하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퇴사한 이형, 드로우앤드류, 이연, 양브로의 정신세계, 세바시 인생질문 등의 유튜브 채널을 즐겨본다. 위로를 받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힌트가 되어준다. 고전하고 있는 퀴즈에서 전화 찬스를 받은 느낌이랄까.


승진 생각이 없어도 연차가 쌓이면 승진을 한다. 올대리도 대리가 처음이라 사원과 팀장 사이에 낀 애매한 상황에서 어쩔 줄 모르겠더라. 까라면 까는 척을 하라는 유꽃비 팀장의 말도 맞고 무례한 건 무례하다고 말하는 MZ 오피스 사원들의 말도 맞다. 팀장과 있을 땐 팀장 편을 들고, 사원과 있을 땐 사원 말에 공감했다. 커리어를 쌓으려고 이직을 세 번이나 했는데 정작 출근해서는 짹짹이 노릇만 하고 있다. 현타가 올 때쯤 “대리의 특징”이라는 콘텐츠를 봤다. 갓 대리가 된 자들은 다 이런 생각을 하더라. 또, 회사는 커리어만 쌓는 곳이 아니라 인간관계를 배우는 사회적 조직이기도 했다. 5년 차에 처음 가져본 또 다른 시선이었다.




<회사를 다닐 수도 떠날 수도 없을 때>란 책에 이런 구절이 있다. “사실 삶의 진짜 위기는 힘든 상태 자체가 아니라 힘들 때 스스로를 방치하고 그 결과로 선택한 나쁜 행동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겁니다.”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나를 곤경에 빠뜨리는 것은 상대방도 환경도 아니다. 스스로 제어하지 못한 어떤 나쁜 행동의 반복이다. 이러한 자기 악순환은 나 자신을 구렁텅이에 빠뜨린다. 몇 개월 동안, 심하면 몇 년 동안 만나는 사람마다 회사 욕을 하고 다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나올 수 있다. 넋 놓고 호랑이의 먹이가 되길 기다리지 말자. 동굴에 붙어있는 돌을 뜯어내 무기를 만들어 호랑이를 죽일 수도 있지만, 호랑이를 부하로 둔 왕이 될 수도 있고, 호랑이를 길들여 친구로 만들 수도 있다. 틀린 방법은 없다. 이것저것 하다 보면 나에게 맞는, 혹은 시즌에 맞는 방법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나쁜 방향으로 흘러가게끔 방치만 하지 말자. 먹구름은 언젠가 걷힌다! 대한민국 직장인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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