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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대리 Nov 24. 2023

2023년 콘텐츠산업 결산

한국콘텐츠진흥원 세미나 참여 후기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콘텐츠산업 2023 결산, 2024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미디어 스타트업에서 문화/정보 콘텐츠 제휴와 기획을 담당 중인 올대리의 요즘 고민은 "생성형 AI를 콘텐츠 기획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이다. 챗GPT 열풍이 불면서 기업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까지 수많은 프로젝트를 AI와 함께 하고 있다. 부끄럽지만 올대리는 아직이다.


일을 좋아하지만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올대리는 이런 세미나가 열릴 때마다 '나도 가도 되는 자리일까?'를 수도 없이 고민했다. 그런데 이번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팀에 제안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열리는 콘텐츠 산업 세미나에 참석하고 싶습니다!" 생각보다 반응은 긍정적이었고 함께 갈 팀원까지 모집했다. 어떻게든 이번 세미나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업무에 적용해 보겠다는 마음으로 종로에 있는 CKL스테이지로 향했다.


<콘텐츠산업 2023 결산, 2024 전망> 세미나 분위기

세미나는 11월 22일 수요일 2시에 시작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개최하는 무료 행사이기 때문에 사람이 많을 거라곤 예상했지만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행사 전날, 선착순 100명까지 입장이 가능하다는 안내 메일이 와 행사 시작 30분 전에 도착해 티켓팅을 했다. 사전 신청을 했음에도 선착순 입장이었다. 너무 빨리 온 건 아닐까 했단 마음이 싹 가셨다. 히터 때문인지 가득 찬 사람들의 열기 때문인지 행사장 내부는 굉장히 뜨거웠다. 혹시라도 내년에 개최되는 행사에 참여하고 싶다면 사전 신청과 행사 시작 30분 전에 도착할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행사 진행 시간이 약 3시간 정도였는데, 그 시간 동안 빈자리를 볼 수 없었다.


<데이터로 결산하는 2023년 콘텐츠산업>

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최근 5년 간, K-콘텐츠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확장했다. 생성형 AI 같은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콘텐츠 기획과 제작 속도에 불이 붙었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인력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콘텐츠 플랫폼의 무게 중심이 방송국에서 케이블, 유튜브, 국내외 OTT서비스로까지 확장됐다. 이 과정에서 웹툰, 웹소설과 같은 원천 IP에 관심이 쏠렸으며, 취향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이용자들이 급증하면서 K-콘텐츠는 점점 더 글로벌화 됐다.


[기술]

적은 비율이지만(약 8%) 실제로 생성형 AI를 도입하여 콘텐츠를 제작하는 기업들이 생겼다. 넥슨과 같은 게임 회사는 물론이고 네이버 웹툰에서도 작가별 맞춤형 생성형 AI 툴을 개발 중에 있으며, CJ ENM에서도 AI 기반의 오픈 모델을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플랫폼]

코로나 팬데믹 이후 OTT 서비스가 활개를 쳤지만, 앤데믹 이후 국내 OTT 플랫폼의 영업손실 규모는 약 3000억 원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이런 흐름 때문에 글로벌 OTT 플랫폼들에서는 월 구독료를 높이는 등 이용자의 부담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수익구조를 개편 중에 있다.


[IP]

원천 IP의 생명력은 어마어마하다. OTT 플랫폼의 실적은 악화되었지만 웹툰과 웹소설을 기반으로 한 작품들이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면서 IP의 힘은 더욱 커졌다. 독자들의 반응을 얻은 웹툰, 웹소설 IP를 활용하여OSMU(원소스멀티유즈) 전략을 펼치는 것이 콘텐츠의 성공 비법이 된 셈이다. 실제로 네이버웹툰의 영상화 프로젝트 진행 작품은 무려 300여 개라고 하며, 2차 제작물의 선순환을 공식적으로 구조화했다고 봐도 무방한 숫자다.


[이용자 중심]

틱톡,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의 공통점은 숏폼 콘텐츠라는 것이다. 점점 쉬워지는 영상 제작 시스템과 콘텐츠 플랫폼의 증가로 일반 사람들도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소비자가 아니라 소비자이면서 생산자가 된 것이다. 그중에서도 챌린지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이를 수익화할 수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모델들도 생겨나고 있다.


[정책 및 제도]

콘텐츠 산업이 점점 커지고,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인력이 많이 필요해지면서 콘텐츠 산업의 주요 정책들이 변화하고 있다. '만화'의 정의에 '웹툰'이 포함되었으며, 엔터사의 회계 내역과 정산 사항을 소속 연예인들에게 연 1회 이상 제공해야 한다는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이 개정되었으며, 영상 콘텐츠의 제작비용 세액공제율이 상향되었다.


콘텐츠산업 종사자가 피부로 느낀 2023년 변화

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5년 차 직장인 올대리는 꾸준히 콘텐츠 산업에 몸담고 있다. 사실 5년 전부터 콘텐츠 제작 프로세스 중 상당히 많은 부분이 자동화되기 시작했다. 알고리즘 추천은 물론 포털사이트나 플랫폼의 콘텐츠 헤드라인 카피를 사람이 아닌 AI가 쓰는 경우도 많다. 역시 개발자가 최고인가 하는 생각에 코드잇에서 파이썬 교육을 신청해 들었지만 안타깝게도 올대리는 개발자의 길을 가지 못했다. 차라리 프로젝트 매니징을 하지 복잡한 영어 공식을 도저히 써먹지 못하겠더라.


OTT 플랫폼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한 해였지만, 사실 피부로 느끼지는 못했다. OTT 플랫폼이 많이 생겨서 구독자가 나뉘는 바람에 매출이 급감한 게 아닌가 싶다. 콘텐츠를 배급하는 제작사 측의 상황은 OTT 플랫폼보다는 나아 보인다. 옛날에는 콘텐츠를 만든다 하면 방송국 PD가 전부였는데, 확실히 요즘은 주변에서 유튜브 채널이나 신생 제작사로 취직, 이직을 많이 하더라. 콘텐츠 제작 인력이 많아진 만큼 이들의 노동 환경을 개선시켜야 한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원천 IP의 생명력은 끈질길 것으로 예상한다. 올대리는 최근 서울사이버대학교 웹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는데, 웹툰과 웹소설 IP 관련 수업을 들었다. 최근 5년 동안 원천 IP 시장은 10배 이상 커졌고 작가의 수입도 억 단위로 늘었다(물론 빈부격차가 크다). 이미 성공을 입증한 소스를 활용해 다양한 형태로 가공해 여러 매체에 노출시키는 것이 위험요소를 줄이는 안전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콘텐츠 제작 비용이 계속 오르는 현상을 봤을 때, 원천 IP의 OSMU 전략은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여겨진다.


숏폼 콘텐츠의 유행은 말하기도 입 아프다. 출퇴근길에 스마트폰 하나로 영상을 찍는 사람들을 종종 목격할 정도로 챌린지 영상의 인기는 대단하다. 챌린지 영상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요리 레시피, 자기계발 영상까지 숏폼화 되고 있는데, 핵심만 간단하게 툭툭 끊어서 빠르게 전달하는 게 포인트다. 문화, 교양 장르의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올대리 역시 내용을 최대한 축약하려고 노력 중이다. 숏폼 콘텐츠의 정보는 아주 빠르게 스캔되기 때문에 너무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없다고 스스로에게 세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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