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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나 Nov 14. 2024

08. 관계 속 나의 자리

시절 인연, 그리고 나

어쩌면 우리는 한 번쯤 

마음 한편 자리 잡은

"그때 그 사람"을 기억한다.


마음속 깊은 곳에 각인된 얼굴,

시간이 흘러도 선명히 떠오르는 목소리.

나 또한 나를 거쳐간 사람들을 떠올릴 때마다 

때로는 따뜻한 위로로,

때로는 씁쓸한 후회로 내 안에 머문다.


나 또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희망을 품었고, 상처를 받았다.

진심을 다해 누군가를 돕고자 했던 순간이

어느 날 문득 허망한 착각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필요할 때만 찾다가 그 일이 끝나고 나면

잊혀지는 존재처럼 여겨진 적도 있다.


그래서인지,

새로운 인연을 만날 때면

더욱 조심스러워지는 게 사실이다.

진심을 다해 관계를 가꾸려 노력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필요 이상으로 기대하는 것은 아닐지

스스로를 경계하게 된다.


그럼에도,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나를 기억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

정신없던 하루를 보내다가

나의 안부를 묻고 응원의 메시지를 받는 것처럼,

그들의 따뜻한 마음이 시간과 거리를 뛰어넘어

나에게 닿을 때면 마치 함께했던 그 시간에 있는 것처럼

큰 위로가 되었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다 보니 보였다.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의 자리가 있다는 것을 말이다.

지나간 인연들도,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도

결국 자기만의 자리를 찾기 위해

각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그들의 길을 인정하고 존중할 때,

비로소 그 소중한 인연을 진심으로 

내 안에 남겨둘 수 있는 것이었다.


역설적이게도 그런 관계들은

오히려 나를 성장시켰고,

내 자리를 찾는 과정의 디딤돌이 되었다.


내가 어디에 서야 하는지,

어떤 사람들과 함께 있어야 하는지를 알아가면서

나는 내 인생에서 진정으로 소중한 관계와

내가 있어야 할 자리를 조금씩 알게 되는 것이다.


모든 인연은 언젠가 우리 곁을 떠날 수 있다.

하지만 진심을 다해 마주했던 그 순간들은

영원히 우리 안에 있을 것이다.


이 순간, 내 곁에 있는 사람들과 

진심을 다해 마주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지금 곁에 있는 사람들과는 

어떤 자리에서 어떤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는지

잠시 멈춰 돌아보세요.

그리고 곁에 있는 나의 인연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 보면 어떨까요?


지금 그 인연이 끝이 나더라도,

그들의 지리를 인정하고,

마음속 남은 자리에 온기가 남겨둔다면

나의 자리도 그리 외롭지 않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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