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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로디 Aug 26. 2019

기초반 수영일기, 엿 넷

늘지않는 수영실력


기초반 수영 두 달차 마지막 주가 되었다. 25명으로 시작된 인원은 15명 정도로 줄어 들었다. 인원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레 강사님이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길어져 여러 가지로 장점이 많아졌다. 강사님은 수영을 비롯한 모든 운동은 기초가 중요한데, 이 때 시간을 들여 반복해 연습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월, 수, 금 레슨을 받고 있던 나는 주말에 자유수영을 하며 잘 안 되는 동작을 반복해 연습했다. 배영을 3주 정도 강습 받고 주말이면 자유수영을 하며 연습을 하다 보니 물에 대한 공포감은 거의 사라졌다. 그러다 보니 강사님의 지적이 귀에 더 잘 들어왔다. 그리고 다른 회원들이 어떻게 수영을 하는지도 눈에 들어왔다. 그러다 보니 배영 기초반은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발차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배영의 발차기도 무릎을 많이 구부려 발차기를 하면, 저항을 많이 받게 되고 하체가 물에 잘 뜨지 않고 가라앉게 된다. 그래서 허벅지로 물을 눌러 준다고 생각하고 물 밖으로는 발  끝만 찰랑 거리며 나와야 하고 발목에 힘을 빼서 살랑살랑 거리며 물을 위 아래로 밀어 준다는 느낌으로 발차기를 해야 한다. 그래서 연습 할 때 수영장에서 똑 바로 서서 발로 축구공을 뻥 찬다고 생각하고 한 발씩 발로 차면 발에 저항이 걸리는데 그 느낌을 살려서 발차기를 하면 된다고 했다. 그런데 자유형은 엎드린 자세에서 고개를 좀 더 물속으로 넣어 하체를 물 위로 뜨게 하는 방법이 있지만 누워 있는 배영은 물속에 얼굴이 잠기면 코로 물이 들어와 고개를 이용해 발을 뜨게 하는 방법이 쉽지 않았다. 수영의 고수들이야 숨 쉬기를 이용해 물속에 고개를 넣고도 배영을 하지만 아직 기초반인 나에게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나 같은 기초반 회원들은 발차기를 열심히 해서 발이 가라앉지 않게 하는 수밖에 없었다. 자유형은 발차기를 조금 덜 해도 고개와 팔의 힘을 이용해 발이 가라앉지 않지만 배영은 발차기를 열심히 하는 방법 밖에는 없었다. 그러다 보니 배영을 하면서 발차기에 더 신경 쓰게 되고 배영 발차기를 신경 쓰다 보니 자유형 발차기도 개선되었다. 

물속에 고개를 넣고 숨을 참았다가 아주 잠깐 숨을 쉬어야 하는 자유형에 비해 고개를 내 놓고 하는 배영이 훨씬 편하고 쉽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가며 배영이 오히려 숨이 더 차고 힘든 영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유선형 자세를 유지하며 팔을 돌리는 동작은 박자를 맞추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더 문제는 자유형에 비해 배영이 재미가 없다는 것이었다. 참 신기했다. 엎드려서 앞으로 나가면 자유형 이고 누워서 앞으로 나가면 배영인데 자유형은 재밌고 배영은 상대적으로 재미없었다. 자유형을 시작한지 2달이 지났고, 배영은 시작한지 3주가 되어서 덜 익숙한 탓도 있겠지만 만만하게 봤던 배영에게 배신을 당한 느낌이랄까... 아무래도 배영과는 쉽게 친해지기 쉽지 않은 느낌적인 느낌이...


어쨌거나 저쨌거나 두 달 만에 찾아온 이 슬럼프 아닌 슬럼프를 어떻게 넘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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