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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군 May 29. 2018

미국 병원 "외래 환자" 약국에서 일하기

Outpatient을 외래환자 라고 번역 하는게 맞나?

새로운 로테이션이 시작된 지도 어느새 일주일이 지났다. 어느 로테이션이든 첫 1주동안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랴, 새로운 프리셉터와 다른 사람들을 만나랴 몸과 정신이 조금 더 피로해지기 쉬운 기간이다. 새로 시작한 로테이션이 "동네 약국 community" 로테이션이면 더말 할 것도 없다.

지난 1주일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로테이션 끝나고 집에 와 아기와 재우다가 하루도 안빼고 매일매일 같이 잠에 들곤 했다.


"동네 약국" 로테이션 종류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CVS, Walgreens 같은 큰 체인점에서 할 수도 있고 (retails), 자영업으로 약국 차리신 약사님을 도와서 할 수도 있고 (independent pharmacy), 또 병원의 "외래 환자 outpatient" 약국에서 할 수도 있다. 

큰 체인점에서 하는 건 1학년때에도 학기중에 1주 4일, 하루 5시간씩 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자영업 약국이나 외래환자 약국을 우선순위로 랭크 했었다. 그 결과, 집에서 10분 떨어진 거리에 있는 한 병원의 외래 환자 약국에서 로테이션을 하게 되었다.


매일매일 아침 9시 30분까지 출근해서 저녁 6시에 일이 끝난다. 점심은 1시간으로 넉넉히 주는 편이고 그래서 사실상 하루에 7.5시간씩 일 하는 것이다. (점심을 30분만 주는 로테이션 장소들도 많다고 한다. 또, 보통 다른 로테이션 장소들에서 하루에 일하는 시간은 8시간 정도.)


일단, 큰 체인점의 약국에서랑 할때는 정말 딴판이다. 이 병원에는 총 4개의 "외래 환자" 약국이 있는데, 그 중에서 내가 일하는 이 약국은 유일하게 24시간동안 연다고 한다. 첫 날엔 너무도 빠른 일의 흐름에 멘붕이었었는데, 하루하루 조금씩 나아진다 싶더니 이제 금요일쯤 되자 제법 여유가 조금 생긴것 같기도 하다.

매일 매일 새로운 테크니션(pharmacy techinician, 약사님들을 도와 손님 맞이, 계산, 보험 관련 일, 처방전에 맞는 약을 선반에서 가져오는 일 등을 하는 사람)들도 만나고, 새로운 약사님들도 만나고 (어림 잡아 7-9명의 다른 약사님들이 일을 하는 것 같다), 또 매일매일 새로운 손님들도 만났다.

한 테크니션의 말에 따르면 이 약국에서만 하루에 1,200개 이상의 처방전이 들어온다고 한다.

(병원에 붙어 있는 약국이다 보니 병원에 있는 의사 오피스에서 오는 처방전 약들이 어마어마 하다. 이런 처방전들도 outpatient [외래환자?] 로 쳐지는데, 이에 상응하는 inpatient은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을 가리키는 말이기 때문이다.)


여러 좋은 약사님들을 많이 만났는데, 지난 1주 동안 제일 인상 깊었던 약사님은 우리 학교 출신의 약사님 한분이시다. 이 병원이 좀 빡세기로 유명한 병원이라 다른 모든 약사님 모두 열심히 일하시는 티가 팍팍 나지만, 이 약사님은 특히나 더 무슨 일이든 꼼꼼히 처리 하시고 학교에서 배운 방식 그대로, 말그대로 교과서적인 본보기를 모범적으로 잘 보여주시는 약사님이시다. 또 나에게도 크고 작은 피드백을 시시때때로 주시며 내가 잘 하고 있는지, 더 잘할것은 없는지 늘 알려주신다.


일하는 동안 나의 주 임무는 1. 약 찾아가는 환자분들께 각 약에 대한 특징과 주의사항을 알려드리는 카운슬링, 또 2. 처방전에 관한 크고 작은 문제들을 처리하는 해결사 역할 이다. 테크니션들이 처리 할수 있는 보험 관련된 문제들이 아닌, 처방전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문제들은 약사나 약사의 직접적인 지도를 받는 인턴 학생들만이 처리할수 있다. 자주 만나는 문제들로는 악필 의사들의 투약 지시를 전화로 다시 재 확인 받는 것 부터 해서,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약의 처방전에 리필이 없으면 의사들이나 간호사들에게 전화해서 리필 받기, 노인 환자분들께 위험한 약이 처방되었으면 의사에게 전화해서 알려주기 등 가지각색의 일들을 처리 한다.


아직 1주일밖에 안지났지만, 지난 1주일간 하루하루 많이 배우고 조금씩 더 익숙해졌다는 것을 매일매일 피부로 느꼈다. 앞으로 남은 5주간 얼마나 더 많이 배우고 예비 약사로서 배워나갈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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