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오늘은 수능 예비소집일이었습니다. 저도 엄연한 수험생의 한 명이었기에 배정된 학교에 다녀왔습니다. 이 학교는 졸업학교가 이 권역(성동구, 광진구)이 아닌 수험생만 올 수 있는 곳이었음에도 꽤 많은 분들이 분주히 들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수험표를 수령하러 접수증과 신분증을 챙긴 뒤 왕십리역에 있는 한 중학교로 향했는데 13시부터 15시까지만 접수를 받는지라 꽤 많은 분들이 분주히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이번 2025학년도 수능 지원자는 지난해보다 1만 8082명 늘어난 52만 2670명이라고 합니다. 고3 재학생이 34.1만 명(65.2%), 졸업생이 16.2만 명(31%)으로 졸업생 수가 2004학년도(18.5만 명) 이후 최대 규모죠. 제가 그중 한 명이라고 하니 신기하기도 합니다. 막상 수험표를 받으니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제가 시험을 봤던 1998년에 느꼈던 감정과는 사뭇 다르기는 합니다.
아이들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저도 아이들의 공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여 올해부터 수능을 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아이들이 고3 수능을 치를 때까지 계속 보겠다 결심했기에 첫 도전은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국어, 한국사, 동아시아사, 세계사 네 과목만 치르기로 했습니다.
시험을 치르지 않는 2,3 교시는 어떻게 하나 궁금했습니다. 알아보니 자신이 접수하지 않은 과목 시간에는 대기실에 기다릴 수 있다고 해서 그 점은 다행이더군요. 다른 사람이 문제를 풀고 있을 때 멀뚱멀뚱 앉아있을까 봐 걱정을 했거든요. 시험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할지라도 이런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경험담을 아이들에게 많이 알려줄 수 있겠다 싶더군요.
수능 접수를 하면서 여러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장난처럼 남들에게 자랑하고 신청을 할 생각은 아니었지만 진정성 있다고 하기에도 부족했죠. 그런 이유에서인지 아이들이 제게 "아빠 수능 공부는 언제 해요? 얼마 안 남았잖아요"라며 물어볼 때마다 당황하며 평소 실력으로 치르겠다는 말로 얼버무리고는 했습니다. 이렇게 되니 아이들에게는 접수와 도전만이 아닌 결과까지도 중요해 보여서 부담감이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사실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인 데다 매일 루틴처럼 하는 글쓰기와 독서, 일기, 필사, 영어공부가 있어서 공부까지 시간을 내려고 하니 쉽지가 않아서였죠. 물론 이 또한 핑계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호기롭게 접수하고 사놓은 문제집들에게 미안할 뿐이죠. 내년에는 지금보다 조금 더 열심히 하리라 다짐해 봅니다.
수능이 다가오자 다양한 콘텐츠들이 이와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있기에 시간이 날 때마다 수험생들이 유의할 사항들을 다시 살펴보고 있습니다. 고3 학생들이야 학교에서 알려줄 테고 작년에 경험을 한 학생들은 잊지 않았을 테지만 저는 그렇지 않다 보니 신경이 쓰입니다. 행여나 제 부주의로 인해 다른 수험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하니까요.
대략적으로 준비물들과 가져가지 말아야 할 물건들 정도를 숙지하고 나니 가장 중요한 걱정거리가 남아있습니다.
바로 수능시험 날 제 점심을 어떻게 하느냐인데요.
정성스럽게 도시락을 싸주는 가족의 모습을 제가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죠. 그래서 부담되지 않는 샌드위치나 김밥을 간단히 싸가지고 가기로 했습니다. 공부는 하지도 않으면서 시험 당일 도시락을 뭘 챙겨야 할지 고민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아내가 혀를 끌끌 찹니다.
공부를 거의 하지 못한 데다 잃을 것 없다는 마음으로 도전하는 저 같은 수험생도 생각보다 많이 긴장되더군요. 저도 이런 마음이 들 정도인데 내일 하루의 시험으로 자신의 운명이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의 부담감은 어느 정도일지 짐작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마음을 잘 추슬러서 내일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모든 역량을 쏟아낼 수 있기를 빕니다.
수험생들이 내일 하루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고사장 안에서 열심히 응원하며 저도 최선을 다해서 제 시험지를 열심히 잘 보고 돌아오려고 합니다. 수능을 치르려고 회사에 휴가까지 냈는데 저 네 과목에서만큼은 썩어도 준치라는 속담을 증명해 보이고 싶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