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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Nov 20. 2021

1-3. 질문하는 아이로 키울걸

아이가 10살이 넘기 전에 놓치지 말아야 할 48가지

CQ(Creative  Quotiont)를 키우는 교육 3 : 질문하는 아이로 키울걸(묻는 것이 많을수록 아이는 성장해요)


질문으로 파고드는 사람은 이미 그 문제의 해답을 반쯤 얻은 것과 같다.    -영국 철학자, 정치가 프랜시스 베이컨-



 질문을 통해서 인간은 끊임없이 성장합니다. 질문은 꼭 공부할 때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인생 역시 무엇을 묻고 어떻게 묻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위해서는 스스로에게 올바른 질문을 해야 합니다. 첫째, 올바른 삶을 살고 있는지, 둘째, 남들과 다르게 살고 있는지, 셋째, 어제와는 달리 살고 있는지, 넷째, 남들과 더불어 살고 있는지 말이죠.   

 인간의 삶은 질문으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행복과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는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와 같은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수없이 많은 호기심을 지니고 살아갑니다. “오늘 아침은 어떤 걸 먹지?”부터 “저 사람은 누구지?”, “오늘은 어떤 일부터 하지?”와 “이따가 마트에는 언제 가지?”, “어떻게 정리를 하지?”와 같은 단순한 질문들까지 포함하면 인간의 하루는 질문으로 시작해 질문으로 끝이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010년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폐막식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 기자에게 준 질문 기회를 끝내 날려버린 우리나라 기자들의 일화는 많은 국민들에게 오랫동안 부끄러운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질문을 업으로 삼고 있는 기자들이 막상 주어진 기회를 제대로 쓰지 못한 것은 우리 사회 분위기가 질문하는 것이 일상화되지 않은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 볼 수 있습니다.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자연스레 여긴 대다수 사람들과 달리, 왜 사과는 나무에서 떨어질까라고 의문을 품어 만유인력을 발견한 뉴턴, 부력을 발견하여 “유레카”라고 외친 아르키메데스, X-ray를 발명한 뢴트겐을 비롯한 위대한 발명과 발견은 “왜?”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질문은 인간에게 있어 제일 필요한 능력인 셈입니다. 질문을 하는 인간만이 계속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만 관찰해보면 인간은 호기심과 질문이 많은 동물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유소년기의 아이들은 언제 어디서든 모르는 것을 접하면 쉴 새 없이 상대방에게 재잘대며 묻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왕성한 호기심쟁이들은 획일화되고 질문하기 어려운 교육시스템에 서서히 뇌가 굳어갑니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질문하는 능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냉정하지만 질문하지 않는 아이에게는 미래가 없습니다. 궁금증과 호기심이 없는 아이에게 무언가를 배우거나 바꾸려는 의지가 있을 리가 없으니까요. 창의성 연구의 세계적 석학 로버트 루트번스타인은 우리나라 아이들의 창의력이 시간이 갈수록 없어지는 이유를 명확히 알려줍니다. 정답을 어떻게(How) 찾을지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고 무엇인지(What)만 찾으려 하는 교육이 제일 큰 원인이라고 합니다. 



◇ 언제까지 학교 시스템 탓만 할 것인가?

 제가 고등학생일 때 일이었습니다. 수업이 끝날 무렵에 질문을 한 번 했다가 쉬는 시간까지 선생님께서 설명을 열정적으로 하시는 통에 동급생들에게 볼멘소리를 들었습니다. 너 때문에 ‘쉬는 시간이 줄어든다’, ‘잘난 척한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래도 질문하는 저 자신이 부끄럽지는 않았기에 그 뒤로는 쉬는 시간에 선생님을 찾아가서 질문해서 해결했습니다.      

 EBS 다큐프라임에서도 이와 비슷한 실험을 했습니다. 대학 강의실에 질문하는 학생을 실험맨으로 투입해서 수업 중에 모두 5번의 질문을 하게 만든 뒤 학생들의 반응을 관찰했습니다. 수업 시간 도중 질문이 계속 반복되자 강의실에 있는 학생들의 시선에서는 상당한 적대감과 불쾌감이 감지됩니다. 다큐멘터리 말미에는 굉장히 씁쓸한 대목이 있습니다. 처음 강단에 서게 된 대학 강사가 선배 강사에게 고민을 토로합니다. “선배님, 학생들 앞에 서기가 떨립니다. 어떻게 하면 떨지 않을까요?”라고 하자, 선배는 “절대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 학생들은 절대 질문하지 않아”라고 하는 겁니다. 질문하지 않는 학생들 앞에서 준비한 강의만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만 하면 되니, 예상 밖의 질문으로 인해 당황할 일은 없을 거라는 얘깁니다.

 학생들의 질문이 사라지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정해진 기간 안에 정해진 진도를 나가야 하는 교육시스템이 문제가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학교에서도 계속 변화를 추구하고는 있지만 수업 시간에 질문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보기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안타깝게도 우리의 아이가 성인이 되기 전에 교육시스템이 혁신적으로 바뀔 가능성은 없습니다. 끊임없이 ‘왜?’라고 묻고 답을 찾아야 하지만 질문할 기회를 잃고 자란 아이를 보며 때늦은 후회를 해도 소용없을 것입니다. 그때는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질문하는 아이의 호기심을 살려내는 것은 바로 부모

 질문을 하는 것에는 장점이 상당히 많습니다.

 첫 번째로 지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줍니다. 질문이 가진 가장 원초적인 장점입니다. 

 두 번째로 사고력과 논리력을 키워줍니다. 질문은 아무렇게나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조리 있게 자신이 궁금한 점에 대해 정리해서 말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로 경청하는 힘과 원활한 의사소통 능력을 길러줍니다. 질문의 답변을 들으며 자연스럽게 경청과 의사소통 능력이 향상됩니다.

 네 번째로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게 되며 관계를 향상해 줍니다. 질문을 하고 나면 질문을 받은 사람의 대부분은 기꺼운 마음으로 답을 해줍니다. 그를 통해 상대방에 대한 존중도 생기며 유대감도 쌓을 수 있습니다. 

위대한 발명가 에디슨을 만든 것은 엄마의 역할이 컸습니다. 토머스 에디슨과 아인슈타인은 질문이 많은 학생이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에디슨은 너무 질문을 많이 하는 바람에 선생님의 수업을 더디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머리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저주에 가까운 선생님의 비난을 들으며 3개월 만에 학교를 그만뒀습니다. 선생님은 1+1=1이라고 대답하는 에디슨을 바보 취급을 했습니다. 그러나 에디슨의 엄마는 진흙 두 덩이를 갖고 와서 합쳐 한 개를 만들어서 에디슨의 답도 맞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결코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에디슨의 남다른 호기심을 절대적으로 지지하고 이끌어 주었습니다. 질문하는 아이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우리 아이를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특별한 아이로 키우는 최고의 길은 부모의 질문입니다. 아이가 주위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도록 가정에서 꾸준하게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왜?’라는 질문을 아이가 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부모가 먼저 아이에게 질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확한 답을 알아야 대화를 할 수 있지 않냐고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이가 생각할 수 있게끔 호기심을 끊임없이 자극해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마스크는 왜 써야 할까?”, “학교는 왜 가야 할까?”, “사람이 죽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등 폐쇄형 질문이 아닌 개방형 질문으로 아이의 뇌를 생각하게 해주세요. 아이의 궁금증을 학교나 학원 선생님이나 인터넷을 통해 항상 해결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질문을 듣다 보면 시도 때도 없으며 맥락도 없습니다. 귀찮아하지 않고 모든 질문을 허용해 줄 수 있는 포용력도 중요합니다. 끊임없이 아이가 묻더라도 부모는 지치거나 당황하지 말고 아이의 호기심을 해소하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자신의 교육관에 대한 확실한 철학과 믿음도 가져야 합니다.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에는 더 많은 대화와 질문을 유도해 아이가 지적 욕구를 잃지 않도록 해줘야 합니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라고 끊임없이 물어야 합니다. 친구들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에게도 물을 수 있도록 독려해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질문의 양이 많아지고 크기가 커질수록 아이의 생각은 더욱 성장합니다. 아이의 질문이 아이를 성장시키는 영양분이 되는 것이죠. 

아이가 과묵하고 말수가 없는 성향이더라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기질적으로 조용한 성격이라고 하더라도 호기심까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럴 때는 부모가 끊임없이 아이가 생각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자극해주어야 합니다. 부모의 질문에 아이가 대답을 회피하거나 귀찮아할 수도 있습니다. 당연히 어른의 말에 아이가 무조건 대답해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그런 경우라 할지라도 쉽게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대화를 시도해서 계속 생각을 하도록 해주세요. 마음이 열리기 시작하면 말문도 서서히 트일 것입니다. 그와 더불어 독서와 여행을 포함한 다양한 경험을 비롯해 아이의 지적 욕구를 키워주고 해소해준다면 아이는 호기심 많은 아이로 거듭날 것입니다.



좋은 질문을 하게 하되 답은 곧바로 알려주지 마세요.

 저는 질문에 굉장히 집착하는 성격입니다. ? 어디서든 강의를 들을 때면 질문이 떠오르고 이를 참지 못해 강의가 끝나갈 무렵만 되면 질문 시간에 제일 먼저 질문하기 위해 눈치를 보기 시작합니다. 질문을 하는 것은 강연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감사의 표시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질문을 할 때는 딱 한 가지의 원칙이 있습니다. 의미 없는 질문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2014년쯤 영화 <명량>의 김한민 감독의 특강을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강의를 마친 뒤 질의응답 시간에 ‘<명량> 후속작은 언제쯤 나오나요?’라는 질문에 답하면서 김한민 감독은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강의할 때마다 그 질문들을 하시던데요.” 라고 말이죠. 실제로 명량 후속작이라는 검색어만 봐도 수많은 기사들이 쏟아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뒤에 제가 던졌던 질문은 이랬습니다.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신 뒤 대학원은 동국대 연극영화과로 진학하셨습니다. 진로를 완전히 바꾸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그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검색에서 나온 감독의 약력이 독특했기에 거기서 질문을 생각해낸 것이었는데 진지한 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질문에 포함된 의미 설명 추가, 두 질문의 차이를 좀더 설명해주세요     

 유대인들이 자녀가 학교를 다녀오면 ‘오늘 학교에서 어떤 질문을 했니?’라고 묻는 이유는 단순히 질문한 것을 묻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내용을 물었느냐는 의미입니다.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도록 평소 아이의 질문하는 내용과 방식을 부모가 눈여겨볼 필요가 있는 이유입니다.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는 질문을 자주 하도록 해주세요. 어떤 내용이든지 질문은 많이 할수록 좋습니다. 요령을 터득할 수 있습니다. ?

 두 번째는 궁금한 것을 구체적으로 묻도록 해주세요. 혹시 아이가 물어보는 내용이 명확하지 않다면 부모의 되묻기 요령이 중요합니다. 

세 번째는 간결하게 질문하도록 도와주세요. 말이 길어지고 장황해지면 묻는 사람도 답해야 할 사람도 핵심을 놓치게 됩니다. 

네 번째는 질문에 대한 답을 들을 때는 경청하고, 끝난 뒤에는 감사를 표하게 해주세요.     

 그리고 아이의 질문에 부모가 답을 할 때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아이의 질문에 자판기처럼 즉각 정답을 알려주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이것은 오히려 호기심을 없애버리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엄마, 공룡은 왜 다 없어졌어?”, “엄마, 왜 일회용품을 쓰면 안 돼?”라고 물었을 때 아이가 어떻게 그런 궁금증이 생겼는지 아이가 그 답을 얻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사용하면 좋을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합니다.

 아이의 질문은 답을 아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호기심을 유지해 나가고 끈기도 배울 수 있습니다.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즉 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식의 도움을 주는 것이 부모가 해야 할 역할입니다. 저 역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이가 물어볼 때마다 조금이라도 아는 분야라면 곧잘 답부터 알려주곤 했습니다. 혹시라도 제가 모르는 내용일 경우에는 빨리 알려주어야 한다는 책임감에 그 자리에서 네이버나 구글을 검색하기도 했습니다. 그것이 아이를 위한 길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곰곰이 되돌아보니 제 행동은 오히려 아이가 자신의 지적 호기심에 대해 유추하고 생각할 기회를 빼앗는 것이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낚시를 대신해서 고기를 잡아주는 행위였죠. 그 뒤로는 궁금한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는 되묻기를 하는 방법으로 아이가 좀더 생각하도록 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찾는 방법도 일단은 가능한 한 책을 활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아이가 해당 주제에 대해 관심이 많다면 함께 도서관으로 가서 자료를 찾는 것이 좋습니다. 저와 아이들은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미세플라스틱을 주제로 한 책을 도서관에서 많이 빌려 함께 읽었습니다. 

 물론 책을 통한 것만으로는 도저히 얻기 힘든 지식도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는 인터넷을 이용해서 부모가 함께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됩니다. 물론 인터넷의 지식이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는 것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지식을 바로 채워주는 것은 정답이 아닙니다. 아니라 최대한 아이가 호기심을 유지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다양한 방향으로 생각이 확장되고 또 새로운 질문이 생길 것입니다. 이렇게 아이는 지속적으로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전시켜 나가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아이가 자기 자신을 비롯해 그 누구에게도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질문할 수 있는 용기와 기회를 주세요. 그것이 아이의 미래를 밝히는 횃불이 될 것입니다.      





※ 한 대학생이 어둠, 차가움, 악은 과연 존재하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교수를 곤란하게 했던 일화가 있습니다. 


한 대학 교수가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고 한다.

교수 : 하나님이 존재하는 모든 것을 창조하였는가?“ 

학생들 : 예, 그렇습니다!

교수 : 그렇다면 하나님이 모든 것을 창조하셨는가?

학생들 : 그렇습니다, 교수님.

교수 : 만약 하나님이 모든 것을 창조하셨다면 악도 존재하므로 하나님은 악도 창조하셨네.

그리고 우리의 성과가 우리가 누군지를 규정 짓는다는 원리에 근거한다면, 하나님은 악이다.     

학생들은 이 말에 조용해졌다. 교수는 스스로 대단히 만족해하며 학생들에게 하나님을 믿는 신앙은 미신 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며 으쓱했다. 그때 다른 학생이 손을 들고 말했다.

학생 : 교수님, 질문을 해도 되겠습니까?

교수 : 물론이지.

학생 : 교수님, 추위가 존재합니까?

교수 : 무슨 질문이 그런가? 당연히 추위는 존재하지. 자넨 추운 적 없는가?

학생 : 교수님, 사실은 추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물리학 법칙에 의하면, 우리가 추위라고 간주하는 것은 실상은 열의 부재입니다. 누구나, 그리고 무엇이든 에너지를 전달할 때 연구가 가능한 것입니다. 절대 0도 (섭씨 –2,730도)는 열의 완전한 부재입니다. 그 온도에서는 모든 것이 반응할 수 없거나 쓸모없어집니다. 추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단어는 열이 없을 때 우리가 어떻게 느끼는지를 묘사하기 위해 인간이 창조한 것입니다.     

학생은 계속했다.

학생 : 교수님, 어둠은 존재합니까?

교수 : 물론 존재하지.

학생 : 이번에도 교수님이 틀렸습니다. 어둠 역시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둠은 사실상 빛의 부재입니다. 우리는 빛을 연구할 수 있지만 어둠은 그렇지 못합니다. 사실, 뉴턴의 프리즘을 이용하여 흰 불빛을 여러 색으로 나누고 각 빛깔의 다양한 파장을 연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두움을 측정할 수는 없습니다. 간단한 한 줄기 빛으로도 어두움을 깨고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어떤 장소가 얼마나 어두운지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빛의 양을 측정합니다. 이것이 옳지 않습니까? 어둠은 빛의 부재를 묘사하기 위해서 인간이 사용하는 용어일 뿐입니다.     

마침내 학생은 교수에게 다시 물었다.

학생 : 교수님, 그렇다면 악(惡)은 존재합니까?

이제 교수는 확신하지 못한 채 대답했다.

교수 : 물론이지. 이미 말한 대로야. 우리는 매일 보지 않는가. 일상에서 보는 인간의 잔인함에 존재하며 세상 곳곳의 각종 범죄와 폭력에도 존재하네. 이러한 현상들을 악 이외에 무엇이라고 하겠는가?

학생 : 교수님, 악(惡)은 존재하지 않거나 적어도 스스로 존재하진 않습니다. 악은 단순히 하나님의 부재입니다. 마치 어두움과 추위와 같이 하나님의 부재를 묘사하기 위해 인간이 만들어낸 단어일 뿐입니다. 하나님은 악(惡)을 창조하지 않으셨습니다. 빛, 열과 같은 믿음, 사랑과 악은 다릅니다. 악은 인간의 마음에 하나님의 사랑이 없을 때 벌어지는 결과입니다. 이것은 마치 열이 없을 때 추위가 오고 빛이 없을 때 어두움이 오는 것과 같습니다.

이 말을 끝으로 교수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 젊은 대학생의 이름이 바로 알버트 아인슈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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