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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Dec 04. 2021

1-5. 아이가 진짜 원하는 꿈을 찾아줄걸

아이가 10살이 넘기 전에 놓치지 말아야 할 48가지

CQ(Creative  Quotiont)를 키우는 교육 5 : 아이가 진짜 원하는 꿈을 찾아줄걸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모험은 꿈꾸는 삶을 사는 것이다.   -오프라 윈프리-



‘40%!’ 

 2019년 서울지역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나는 꿈이 없어요”라고 답한 비율입니다. 굉장히 충격적인 수치입니다. 그나마 꿈이 있다고 응답한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직업은 역시 공무원(19.9%)이었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기에 부모가 선호하는 직업을 가지겠다고 답을 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진짜 원하는 장래희망이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런 친구들은 대부분 성적에 맞춰서 고등학교와 대학에 가게 될 것입니다. 대학이 모든 것을 책임져주는 것은 아니기에 대학에 가더라도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습니다. 자신의 확실한 적성이나 길을 찾지 못한 친구라면 반수를 선택해서 다시 대학을 선택하거나 일명 취업스펙 8종 세트(학벌, 학점, 토익, 어학연수, 자격증, 사회봉사, 공모전 입상, 인턴 경력)에만 매달려 허우적거릴 것입니다. 


◇ 아이의 장래희망을 찾기 위해 해야 할 부모의 역할

 아이들이 진짜 하고 싶은 것을 모르겠다고 말하는 안타까운 현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상당히 걱정스러운 일입니다. 공부를 잘하도록 이끌어주는 것만 아니라 아이의 적성을 찾아주고 그에 맞는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끌어주는 것도 부모의 역할입니다. 

 우리 아이는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경우는 매우 흔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주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학교의 방과후수업을 비롯한 문화센터, 복지관 등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나 한국 잡월드 같은 곳에서는 비용에 대한 큰 부담 없이 다양한 직업군에 대한 체험이 가능합니다. 우리 집 둘째는 큐브를 유튜브로 처음 접했습니다. 그 뒤 학교에서 운영하는 방과후수업으로 큐브를 배우게 되었고 대회에서 초등부 은상까지 수상했습니다. 첫째 역시 학교의 방과 후 로봇 조립 수업을 통해서 기계의 메커니즘에 대해서 배우고 손재주도 익혔었습니다. 이런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한 경험들은 아이가 강점을 보이는 분야를 찾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해 안전하게 온전한 수업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아쉬운 대로 비대면으로 진행이 가능한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아이가 이런 다양한 분야의 수업이나 직업체험 프로그램들을 꾸준히 접하다 보면 자신에게 맞는 적성을 찾아 나가는 데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가 받았던 큐브 대회 은상  ⓒ 양원주


◇ 동상이몽

 2019년에 교육부는 초등학생의 희망직업을 대해 조사했습니다. 아이들의 장래희망은 운동선수(1위), 유튜브 크리에이터(3위), 요리사(5위), 프로게이머(6위), 가수(9위) 순이었습니다. 그와 반대로 자녀들이 가졌으면 하는 학부모들의 희망 직업에서는 예상대로 공무원(1위), 선생님(2위), 회사원(5위) 순이었습니다. 그런데 또 정부가 지정한 미래 혁신 성장 분야로 유망직업을 살펴보면 또 차이가 있습니다. 생각이 복잡해집니다. 무인자동차 엔지니어, 스마트시티 도시계획가 및 교통전문가, 바이오헬스 생명과학연구원, 스마트 헬스케어 전문가, 핀테크 앱 개발자, 금융공학 전문가, 드론 엔지니어, 스마트팜 컨설턴트, 스마트공장 엔지니어 등 아직 이름조차 생소한 직업들이 많습니다. 이처럼 아이와 부모, 미래사회의 생각은 너무도 다릅니다. 이런 차이는 사춘기와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가족 간의 갈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아직 판단력이 완벽하지 않기에 부모가 진로 결정에 개입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방식은 분명히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부모가 직업에 대해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조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되려 간섭처럼 느껴져서 아이와의 갈등을 부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해서 명확히 찾을 수 있도록 조언과 도움을 주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직업군에서 최선의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은 이 순간에도 변하고 있기 때문에 부모들이 알고 있는 직업적 지식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2019년 가을, 코엑스에서 빅데이터 전문가로 이름난 다음소프트 송길영 부사장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강의에서 가장 놀라웠던 내용은 바로 “빅데이터도 이제 사양산업”이라는 말이었습니다. 씁쓸한 사실은 저희 부부가 “아이들이 빅데이터 관련 학과에 가면 취업이 잘되지 않을까?”라는 이야기를 우스갯소리처럼 나눈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시점이었다는 것입니다. 



◇ 현실성이 없더라도 아이의 꿈을 존중해주세요

 아이들이 1학년 때에 학교에서 부모 참관수업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장래희망에 대한 발표를 했습니다. 농부나 어부가 꿈인 친구도 있었고 네일 아티스트가 꿈이라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제 관심을 끈 것은 큰아이의 장래희망이었습니다. 연금술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좋아하는 만화에서 본 캐릭터의 직업이 연금술사였고 그것이 아이의 흥미를 꽤 끌었던 모양이었습니다. 

 현재는 사라져서 역사 속의 단어로만 남아있는 직업이지만 연금술사는 화학자에 가까운 중세시대의 직업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허무맹랑한 소리라 여기지 않고 아이의 꿈을 격려해주었습니다. 화학에 대해 관심을 잃지 않게 다양한 책이나 영상으로 접하게도 해주었죠. 그 직업에 대해 장단점을 평가하기보다는 아이가 그 분야에 대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그 이후로 아이는 다양한 원소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얼마 뒤에는 주기율표 책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원소기호를 빠른 속도로 외워나가기 시작했으며 현미경으로 작은 물질들까지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시트르산(구연산), 탄산수소나트륨, 과탄산나트륨, 식초 등과 같은 생활 속의 다양한 물질들을 이용한 간단한 화학실험까지도 해봤습니다. 부모가 아이의 관심사를 평가하지 않고 그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도록 돕자 아이는 꾸준히 관심을 확장시킬 수 있게 된 것이죠.

 부모가 이렇게 옆에서 무던히 애를 쓰더라도 아이들은 호기심에 따라 다양한 것에 관심을 가지고 내가 언제 그걸 좋아했느냐는 듯 다른 분야로 갈아타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부모의 바람과 전혀 거리가 먼 직업군에 대해 흥미를 갖고 있다고 해서 아이의 꿈을 미리 꺾을 필요가 없습니다. 아이의 적성과 재능은 하루아침에 찾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부지런히 아이의 관심사들이 옮겨가는 것을 살펴보며 그에 따른 도움을 주면 어딘가에 도착하게 될 것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분야가 있다면 그 분야의 꿈을 이루었을 때의 자기 모습을 구체적으로 떠올려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아이가 원하는 모습, 롤모델이 될 만한 사람의 사진이나 관련된 그림을 항상 접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이지성 작가나 강성태 작가는 그것에 관해들의 저서에서 글을 써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막연하게 무엇이 되겠다고 생각만 하는 방법보다는 아이가 동기부여를 얻고 도전하도록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 직업에서 돈이 아닌 꿈과 행복을 찾아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직업 개수는 12,000개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 많은 직업 중 아이나 부모님 세대가 만족할 만한 인기 직종은 100개가 채 되지 않습니다. 공무원, 공기업이나 대기업 직원, 교사, 법조인, 의사, 회계사, 연예인, 프로스포츠 선수 정도죠. 우리 세대도 직업의 세계에 대해서 잘 모르고 어른이 되었듯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학교에서는 예전과 비교해서 상당히 폭넓게 진로지도를 해주고 있습니다만 아직 아이나 부모가 만족하기에는 아쉽습니다. 

 이런 경우 커리어넷에서 초등학생용 진로 검사인 주니어커리어넷(https://www.career.go.kr/jr)을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홀란드 검사 역시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 직업능력개발원, 한국 청소년상담원, 워크넷 등에도 다양한 직업 관련 진로적성검사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아직 아이는 어리기에 앞으로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므로 한두 번의 검사로 직업을 구체적으로 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큰 줄기 정도의 진로 탐색으로 아이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정도로 활용하면 충분합니다. 

 그와 더불어 아이와 함께 평소에 자주 나누어야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직업을 고를 때 돈을 제일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지 않도록 하는 점입니다. 친한 후배가 취업 준비를 할 때 두 군데의 면접이 같은 날에 잡혔다며 어느 회사의 면접을 보는 것이 좋겠냐는 조언을 구해 왔습니다. 두 군데의 차이는 A는 공기업이며 근무지가 수도권이고, B는 대기업이며 근무지는 경남 창원이지만 초임연봉이 A보다 300만 원이 더 많다고 했습니다. 그 친구는 수도권에서 태어나 대학을 다니고 그곳을 떠나서 살아본 적도 없었습니다. 제 경험과 기준에서는 솔직히 답을 고르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진지하게 고민하던 후배의 답은 상당히 당황스러웠습니다. “아무래도 초임이 더 많은 데로 가는 것이 낫겠죠?”(더 생각해볼게요)

 당연히 직업은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제일 큽니다. 저 역시 그러하니까요. 취업 관련 카페의 기업 관련 정보에도 초임연봉은 직업선택의 중요한 판단기준이 됩니다. 다만 그 외에도 복지를 비롯하여 근무환경, 조직문화, 성장 가능성 등도 중요한 고려해야 할 사항입니다. 직업을 구하는 데 고민해야하는 돈이 모든 요소들 중에 돈이 최우선이 된다면 그 직업에 대한 만족도는 불을 보듯 뻔할 것입니다. 아이가 꿈과 미래, 자기만족, 행복에 대해서도 고민해보고 직업을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안목을 키워줄 수 있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 공부는 왜 해야 해요?

 어른에게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묻는다면 뭐라고들 답할까요? 자기 계발, 취업, 승진 등의 다양한 답이 나옵니다. 명확한 목적이 있습니다. 조금 연령대를 밑으로 내려서 질문한다면 고등학생들은 어떤 대답을 예비 고1에게 물었습니다. ‘부모님께 죄송해서’(22%), ‘학원비가 아까워서’(10%)를 비롯해 차별받기 싫어서, 꿈을 이루고 싶어서 등의 다양한 답변이 있었지만 제일 높은 비율을 차지한 응답은 ‘남들이 다해서(44%)’라는 답이었습니다(신문 정재모 기자의 설문조사). 놀랍게도 절반에 가까운 아이들은 왜 공부를 하는지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그렇다면 초등학생들은 어떨까요? 아마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할 수 있는 아이가 흔치는 않을 것입니다. ‘생각해본 적이 없다’,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서’, ‘공부하지 않으면 혼나서’라는 답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혹시 아이가 공부를 왜 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우리는 명쾌하게 답을 할 수 있을까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좋은 직업을 얻기 위해서’,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라고 알려주고 싶지는 않을 겁니다.

 아이가 무엇을 배우든 간에 즐겁게 공부하고 배우면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공부는 많은 인내력을 요구합니다. 무슨 이유로 달려야 하는지 이유도 모른 채 뛰는 마라톤 선수는 결과가 좋을 리가 없습니다. 목표가 없는 공부 역시 똑같습니다. 단기적인 목표로는 가까운 시일 내에 치르는 시험 성적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신의 장래를 위해 공부를 한다는 목표를 심어주어야 합니다. 결국 동기부여가 되지 않으면 장기 레이스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 힘들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빠르게 아이의 적성과 흥미를 찾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학교 알리미 사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에 있는 일반고등학교의 학생들이 재수를 선택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강남구의 한 고등학교는 2020 학년 수능 이후 재수 선택 비율이 64%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재수의 이유를 물으면 소위 명문대학에 진학해서 가정과 사회에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상당히 높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좋은 대학의 간판이 높은 취업률을 보장한다는 공식을 아직 믿고 있기에 아직 한국에서는 당장 눈앞의 성적도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정말로 하고 싶어하고 관심을 가지는 것이 무엇인지도 대화를 통해 알아가고 경험을 시켜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부분을 간과한다면 아이는 대학을 가서도 자신이 자신의 선택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고민하면서 소중한 시간을 허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배워왔습니다. 그렇지만 언젠가부터 조급한 마음에 당장 눈앞의 나무에만(아이의 성적) 지나치게 연연해서 숲(아이의 장래)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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