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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ama Jul 17. 2022

#139. 꼭 1만보를 걸어야 하나?

#누만예몸 #극사실실천법 #만보걷기 #그냥걷기


    오늘날의 인간은 참 많은 일에 집착을 합니다. 그중 행복이라고 하는 정체불명의 가치에 가장 많이 집착을 합니다. 저도 예전에는 '존재의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행복하기 위해서'라고 답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막상 행복이라고 답을 하긴 했는데 구성되어 있는 한자를 보면 이해가 잘 안 되더라고요. 행복은 '다행이다, 운이 좋다'는 뜻의 행과 '좋은 운, 큰 행운'을 뜻하는 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영어로는 happiness인데 영어의 어원도 '우연한 기회, 행운'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행복이라는 단어의 핵심은 '우연'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행복이 어떤 가치인지 명확하게 알기 어렵고, 뿌옇고, 가물가물 했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 저는 행복이라는 말 대신 즐거움, 기쁨, 편안함, 안심과 같은 보다 구체적인 단어를 사용합니다. 


    우리는 즐거운 것, 기쁜 것, 편안한 모든 것, 안심되는 것에 집착을 합니다. 깨끗함, 건강, 성취, 배움, 변화 같은 것에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많은 집착을 합니다. 이유가 뭘까요? 저는 '고통에 대한 회피'라고 생각합니다. 보다 과학적인 용어를 사용한다면 '보다 쉽고 큰 보상'을 위해서라고 표현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은 양날의 검과 같고, 동전의 양면 같은 부분이 있습니다. 어찌 보면 집착은 열정과 한 끗도 차이가 안 날 수 있습니다. 


    그중 건강에 대한 집착도 마찬가지입니다. 과도한 열정은 집착이 되어 오히려 건강을 해칩니다. 물론 과도한 무관심이나 과도한 자만도 건강을 해칩니다. 저는 최근 코로나19 오미크론 재 확산기에 오미크론에 감염이 되었습니다. 백신을 3차까지 맞은 덕에 중증으론 가지 않았지만 고통을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면도칼을 한 100개쯤 목에 품고 있는 듯한 통증이었는데 중증의 고통은 어떠할지 상상조차 하기 싫습니다. 저는 죽다 살아난 후에 제가 평소 건강에 대해 자만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최근 연속해서 새벽에 잠드는 날을 반복하다가 오미크론에 걸렸거든요. 생활 리듬을 깨면 여지없이 면역도 같이 깨집니다. 젊은 시절엔 좀 더디게 깨지는 것이고 반백쯤 살면 좀 빠르게 깨지는 것입니다. 오미크론에 걸리기 전엔 과하게 운동을 해서 근육통으로 몸이 뻑적지근했었는데 이 또한 집착이었던 것이죠. 결국 건강 집착이 부른 과도한 운동과 자만이 부른 불면의 날들이 결합하여 최강 면역체에서 시들한 면역체가 되어 버린 것이었던 것이었습니다. 




    본의 아니게 외신을 보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뉴욕타임스에서 재미있는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Do We Really Need to Take 10000 Steps a Day for Our Health?'라는 기사였습니다. 저도  평소에 웬만하면 만보를 걷으려고 했기 때문에 눈길이 갔습니다. 저는 디지털 밴드를 가지고 있는데 디지털 밴드도 사실은 운동 강도와 운동량을 체크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큰 데 그중 운동량의 대부분은 걷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사를 인용하자면 만보계는 1964년 도쿄 올림픽 이후 피트니스에 대한 관심을 활용해 한 시계 업체가 만보계를 양산하면서 유행을 시킨 것입니다. 일본어로 歩数計(보수계)라고 하는데 걷는 수를 세는 기계라는 의미입니다. 여기에 만보 걷기라는 마케팅을 더해서 '만보계'라는 새로운 말을 만들어 낸 것이죠.  일본의 세밀하고 정교한 마케팅은 칭찬을 아니할 수 없습니다. 


    다시 기사의 핵심을 이해해 보면 만보가 건강을 위한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만보 이하는 다 쓰레기'가 아니니 만보에 집착할 필요도 없고, 만보를 걷지 못했다고 포기할 필요도 없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고 만보를 걷기 위해 애를 쓰는 것 자체는 크게 문제가 되진 않을 듯합니다. 1 천보 보단 2 천보가 낫고, 2 천보 보단 4 천보가 낫고, 4 천보 보단 8 천보가 나은데 그 이상은 효율이 많이 떨어지니 굳이 1만 보 때문에 정신적 대미지를 입을 필요는 없다로 이해하는 것이 맞겠습니다. 




    누만예몸의 많은 글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운동의 적정 강도와 시간은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한 가지 유일한 절대치는 '하지 않는 것' 뿐입니다. 그건 명약관화하게 최악이니까요. 그것조차도 타고난 건강이 워낙 좋아 평생을 쓰기만 해도 남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상관없겠네요.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런 사람이 '나'는 아니지 않겠습니까?     


    여러분의 디지털 밴드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별도의 운동이 아닌 상태에서 하루 운동량을 체크해 보세요. 적으면 2~3 천보, 보통은 5 천보 전후가 되지 싶습니다. 그렇다면 거기서 1 천보나 2 천보를 더하시는 것을 목표로 삼으시면 됩니다. (기사를 다시 보니 기사에서도 이런 방법을 추천하네요) 그렇게 정한 후에 주 단위나 월 단위로 조금씩 늘려 가시면 완전 베스트가 되겠습니다. 숫자 맞추는 것이 지긋지긋하신 분들은 산책 코스를 좀 더 길게 잡거나 경로를 다변화하는 방법으로 운동 거리와 시간을 늘려가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만보에 집착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오늘 하루 xx%의 사용자들을 앞서고 있습니다'와 같은 메시지에 집착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덕에 건강해질 수 있었으면 좋은 일이지만 집착 때문에 괴로웠다면 오히려 나쁜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서 또 한 번 깨닫습니다. 중요한 것은 쓸데없는 집착이 아닙니다. 집착하는 나의 모습은 무언가 열정에 차 있는 듯해서 뿌듯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흔한 자기기만입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지속하는 것입니다. 지속하기 위해선 지속해야 함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래서 동기라는 것이 필요합니다. 최종적으론 동기도, 지속의 과정도 즐거워야 합니다. 그러면 완벽한 형태의 지속의 선순환이 완성되는 것입니다. 


    물론 우린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동기도, 지속의 과정도 즐겁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저 그래야 하니까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지속이라는 것이 단 며칠, 몇 주가 아니기 때문에 그것을 버티기로만은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많은 것들을 바꿔야 합니다. 생각하는 방식이나 가치의 우선순위나 시간과 비용의 배분 등을 조정해서 그 자체가 가치롭고 즐거운 것으로 만들지 않으면 오랜 시간을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오랜 시간을 지속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냐고요? 오롯이 본인이 감내할 문제가 발생하겠지요. 오롯이...




    건강을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투자하세요. 가능하면 즐겨 보시구요. 그리고 지속하세요. 그 외의 어떤 것에도 집착할 필요 없습니다. 특정한 운동법, 운동 시간, 운동 강도도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얽매이지 말고 오히려 가지고 노세요.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초기처럼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하세요. 특히 카페나 식당처럼 마스크를 벗는 장소에선 완전 조심하셔야 할 듯합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종들은 그냥 감기 수준이 아닙니다. 어떤 후유증이 생길지도 모르고요.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7일 동안 생활이 완전 무너집니다. 가볍게 여기시면 안 될 듯합니다. 


    그전에 면역력을 잘 유지하셔야 합니다. 무리를 하거나, 음주나 잦은 외식, 운동을 전혀 안 하거나 또는 과로하거나 잠을 잘 못 자거나 할 때는 우선적으로 그것부터 정상화하셔야 합니다. 건강기능식품보단 그냥 과일과 깨끗한 음식을 드시고요. 


    부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종 재 확산기에 건강 잘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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