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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7월 9일 화요일) 달렸다. 9시쯤 비가 온다고 해서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나갔다. 엄청 습한 날씨였다. 바람은 불 때만 시원할 뿐 습함은 어쩔 수 없었다. 날은 흐렸지만 비는 오지 않았기 때문에 러닝 크루들이 총집합을 했다. 달리기가 핫한 트렌드는 틀림없었다.
비는 올 듯 말 듯했고 습함은 더해갔다. 어제 깨달은 호흡을 하며 꽤나 괜찮은 러닝을 하고 있었다. 보통은 초반 1~2km만 지나면 페이스가 올라왔다. 그런데 오늘은 호흡이 안정된 2km 이후 힘들다는 느낌이 왔다. 페이스를 낮췄다. 페이스를 낮췄는데도 힘들었다. 손에 들고 있던 폰이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몸에 땀이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이건 날씨 탓이었다. 비 오기 직전의 습함. 비는 오지 않고 습함만 더해갔다. 트랙에 있는 모두가 비슷했다. 다들 땀에 번들번들 해졌다. 땀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 몸 표면에 맺혔다.
5km를 달렸을 즈음 에너지가 바닥이 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대로 계속 달리다간 쓰러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슬슬 꾀가 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봤다. 요즘처럼 눅눅한 날엔 나올 때 꾀가 나긴 한다. 근데 나와서 달리면 언제 시간이 가는지 모르게 시간이 지나 버리기 때문에 꾀를 낼 틈이 없었다.
무리라고 판단이 됐다. 먹은 것도 시원찮고 날씨도 사람 진을 빼기 딱 좋았다. 더 달리면 오히려 좋지 않을 것 같았다. 5km를 조금 넘어서서 달리기를 중지했다. 재빨리 쿨다운 운동을 하고 40여분 만에 운동을 종료했다. 보통 때의 절반 수준이었다.
날이 날인만큼 잘 먹고, 잘 쉬고 운동을 해야 했다. 달리는 것이 조금 익숙해지다 보니 다른 기본들을 너무 간과했던 것 같다. 또 얄상한 턱선과 홀쭉한 배를 보고 있으면 먹는 것에 신경을 덜 쓰게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이게 다 욕심인데 그 순간엔 욕심인 걸 모른다. 지나 봐야 '아~ 그랬네'하는 것이 욕심의 정체다.
돌아와서 에너지바를 허겁지겁 먹었다. 내일은 좀 늦더라도 든든히 먹고 충분히 시간을 보낸 후에 달리러 가야겠다. 이게 다 건강하자고, 즐겁자고 하는 일이니까 다시 근본적인 WHY에 집중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