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아이를 키우다 보면, 한날한시에 태어난 둘이 어쩜 저렇게 다를까 하는 싶은 생각이 자주 듭니다.
다른 게 당연한 건데 같은 시간에 같은 환경에서 태어난 아이는 성격이 비슷할 거라는 통념이 '신기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나기 힘들게 합니다.
아들과 딸은 자랄수록 다른 점이 점점 더 많아집니다.
잘하는 과목도, 공부하는 방법도, 좋아하는 친구도, 어울리고 노는 방법도 다릅니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기질에 더해져 사회에서 요구하는 '남자다운', '여자다운' 면을 학습하며 더더욱 다르게 자라는 것 같습니다. 같은 나이이지만 성별이 다른 아이 둘을 키우다 보니 예상답안 없는 문제가 수시로 주어집니다. 문제 덩어리는 상상도 못 했던 모양새를 하고 제 품에 달려듭니다. 제가 낳은 자식의 일이기에 두 팔 벌려 껴안고 찬찬히 살펴봅니다. 저 나름대로 문제 덩어리의 구멍을 메우고 다시 색칠도 하여 내 아이에게 가장 어울리는 모양으로 다듬어 줍니다. 엄마 입장에서 재구성한 문제들이기에 아이들에게 맞는 모양인지 아닌지 염려스러울 때도 있지만 흐르는 시간이 모양을 다듬어 줍니다. 마치 시간이 제 손을 잡고 움직여주는 것 같습니다.
시간만큼 중요한 것이 '아이에 대한 믿음'입니다.
아무리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려고 해도 아이는 자기가 원하는 길로 가려합니다. 그 길이 너무 위험하거나 옳지 않은 길이 아니라면 가보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가르치고 싶은 것도 많고, 했으면 하는 것도 많지만 대부분 제 욕심입니다. 아이는 이미 잘 배우고 있고 많은 것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잘 먹이고, 춥지 않게 입히고, 잘 재우면 됩니다. 아이가 마음이 아파 끙끙거릴 때 옆에서 가만히 손을 잡아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면 됩니다. 문제 해결은 결국 아이가 합니다.
제 힘으로 두 발로 걷기 시작한 날, 처음으로 어린이집에 들어가던 날, 초등학교 입학하던 날이 모여 지금의 아이들이 되었습니다. 밖에 나가는 엄마를 따라나서려고 하지 않던 순간 느꼈던 시원섭섭했던 기분을 앞으로도 수없이 느끼게 될 것입니다. 스스로 하는 게 많아지고 각자의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할 앞으로의 날들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자라는 걸 아쉬워하는 엄마들도 있던데, 저는 아이가 자라는 게 너무 좋습니다. 함께 앉아서 커피도 마시고 맥주도 한잔하는 날은 시간이 지나면 순리처럼 오겠지요.
시간은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흘러 우리를 그 순간으로 데려다줄 것입니다.
그때 아이와 함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미래를 생각하며 흐뭇한 웃음을 웃는 저는, 이제 아이들 먹을 밥을 준비하러 갑니다.
잘 먹이고 잘 키우기 위한 현실 복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