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며칠째 ‘글’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해서인지 잠이 안 온다. 무라카미 하루키도, 김훈 작가처럼 될 것도 아닌데 왜 이런담. 밤12시가 넘도록 핸드폰속 세상을 이러저리 구경하다 책쓰기코치 OOO 작가의 커뮤니티를 클릭했다. 대한민국 책쓰기 코치1호 격인 작가의 커뮤니티에서 반드시 해답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여러 카테고리를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사이 무엇이든 물어보라는 글에 홀린듯 질문을 남겼다. 메일을 남기면 답장을 보내준다고 한다. 운영하는 블로그가 있다면 남기라고도 했다. 혹시나 내 블로그를 보고 평가해주려나? 질문을 남기고 기대하는 마음을 안고 겨우 잠이 들었다. 다음날 답장이 진짜 왔다. OOO 작가의 책은 몇 권 읽어봤지만 책을 쓴 작가에게 이런 식의 질문을 하고 답장을 받아 본건 처음이라 떨리기까지 한다.
내 질문을 이러했다.
“주제를 끌고 가려면 어떻게 써야 좋을 까요? 쓰다보면 에피소드가 많아져요. 퇴고할 때 쳐내는게 어려워요.”
코치의 조언
논리정연하게 글쓰는 연습을 하세요.
<ooo ooo oooo>책을 추천합니다.
이 책으로 논리적 글쓰기를 배우고 연습하세요.
동료들의 리뷰는 참고하는 선에서 그쳐야 합니다.
동료들의 의견에 맞춰 원고를 뜯어고치기 전
전문가에게 코칭 받아보세요.
책쓰기 전문가는
세부적인 내용에 대한 피드백 이전에
책으로 쓰려는 컨셉을 확인하고
컨셉에 맞게 내용이 설계되었나 점검하고
한편 한 편의 글이 기승전'컨셉'으로 쓰였나 살펴
고쳐쓰기 가이드라인을 안내할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생략하고 첨삭에 돌입하면...
숲은 보지 못한채 나무만 보는 형국이라
만일 숲이 잘못되었다고
결론이나면 첨삭 고쳐쓰기가 헛일만 하는 셈이어서요.
집을 지을 때처럼
설계가 잘못된 경우 인테리어로 치장한다고
해결 될 일이 아니죠..
전혀 예상하지 못한 답변은 아니었다. 답장 마지막에 코칭과정 안내와 책소개 URL이 이어졌다. 무릎을 탁 치는 답이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을 남기며 코칭비용을 검색했다. 나는 감당할수 없는 금액이었다. 적게는 50만원대부터 많게는 330만원대까지.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애초 질문과 상응하는 답변에 대해 내가 취해야 할 태도는 어디가고 코칭 비용에 가장 놀라고 말았다. 독서로 글쓰기가 독학으로 이어진 나여서 아무리 글을 잘쓰고 싶다고 하지만 몇백만원을 들일만큼의 절실함은 내게 없어보인다. 그렇다고 앞으로 글쓰는 일을 포기하려는 심상은 아니다.
은유작가의 <글쓰기의 최전선>을 읽은 날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과 앞으로 살 날에 대한 경험을 녹여 날 것의 글을 쓰겠노라 다짐했었다. 삶이 굳고 말이 엉킬 때마다 글을 썼다는 작가의 말에 동요되어 시작한 글쓰기였다. 은유 작가도 글은 독학으로 배웠다고 했다. 나는 지금 은유 작가의 길을 걷는 중이라고 세뇌시켜본다.
재미와 감동, 날카로운 시선으로 사물을 관찰하는 글은 잘 쓰지 못하더라도 아팠던일, 상처받은 일, 보람된 일들을 솔직하게 꺼내보이는 용기있는 글은 내가 가진 장점으로 승화시켜 보려고 한다. 못한다고, 못하겠다고 손놓아 버리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놓는 연습. 생각 정리 말고 버리는 연습이 가장 필요해보인다.
답장 메일을 닫고 합평모임 멤버들의 조언을 하나씩 훑어본다. 하나같이 귀한 댓글에 눈물이 났다. 무엇이 내 감정을 바닥으로 끌고 들어간걸까? 매번 좋은 글만 탄생시켜야 된다는 압박감이었을까. 앞으로는 완벽해지려고 애쓰는 내가 편안해지면 좋겠다. 남들의 시선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는 건 거짓말이고 시선을 받되 조바심 내지 않고 흘려보내는 연습도 함께 하면서 말이다.
잘쓰고 싶은 욕심이 없다면 고민도 없었을 것이며, 필력이 느는덴 시간이 필요하고 남과 비교할 수 없는 나만의 매력은 분명 있으니 끝까지 해보자는 합평 모임 멤버들의 말에 또 한번 힘을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