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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 Sep 26. 2023

허리우드 극장

‘할리우드’ 아니고 ‘허리우드’이어야만 해

수줍게 문을 열고 들어섰다. 이토록 어르신이 많이 모여 계신 곳은 처음이었다.


‘아, 그렇지. 이곳은 실버영화관이었지.’


허리우드극장은 1969년 낙원상가 건물 4층에 개관하여 90년대까지 서울 시내 유수 영화관으로 이름을 날렸던 곳이다. 2000년대 들어서 멀티플렉스 상영관에 밀려 쇠락의 길을 걷다가 실버영화관으로 자리를 잡았다.


어르신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채 주섬주섬 핸드폰 카메라를 켜고 극장 곳곳을 담아 본다. 찰칵, 찰칵. 앉아계신 어르신들이 그제야 의아한 마음을 내려놓으시고 시선을 돌리셨다.


마음이 편안해지자 상영 영화 알림판이 눈에 들어온다.


어머나 세상에, 지금 상영 중인 영화는 그 유명한 “티파니에서 아침을”이었다. 그 짧은 몇 초 사이, 오드리 헵번이 저기 저 위층 계단에서 우아하게 내려와서 삼삼오오 모여계신 어르신들께 손 인사를 하며 우아하게 상영관 문을 열고 무대인사를 하러 들어가는 상상을 해 봤다.


찰나의 순간에 시간여행을 다녀온 듯한 기분. 극장을 나서자 약간의 현기증이 났다.

계단 옆에 선풍기가 킬포
상영관 문 절대 교체하지 말아주세요. 앞으로도.
연식은 오래됐지만 이래 봬도 주상복합아파트(낙원상가 위 낙원이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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