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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dumadu Nov 03. 2021

한남동 나들이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남동

이태원동과 옥수동 사이,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과 경의중앙선 한남역을 사이에 두고 위치한 동네




한강진역 3번 출구로 나와

설레는 기분으로 나들이를 시작했다


블루스퀘어 뒤편으로 한남대로를 걷는데 나도 모르게 걸음이 빨라졌다

날씨도 좋고 동네도 좋고 재밌는 시간을 보낼 생각에 마음이 설렜다



먼저 달달한 커피를 마시기 위해

한남동에 유명한 카페를 찾아보았다


한남대로 주변에 가장 가까운 곳을 찾다가

'앤더슨 씨'라는 카페를 방문해 보았다



'앤더슨씨'는 원래 브런치로 유명하다고 한다

나는 커피 한 잔만 하고 가기로 하고 라떼 한잔을 주문했다



예쁜 그라데이션의 라떼가 참 맛있었다

다음엔 브런치를 먹으러 와봐야겠다




한남동은 왠지 모르게 올 때마다 들뜨는 기분이 든다


지금보다 더 어릴 땐 이태원, 한남동 하면

어른들만 가는 동네, 약간은 무서운 동네 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지금은 재밌는 게 많을 것 같고 설레는 동네가 되었다




내가 나이가 든 탓인지 한남동이 재밌어진 탓인지..?






요즘 한남동은 신 미술벨트가 형성되는 중이라고 한다

다양한 화랑들이 곳곳에 들어서며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중이라고


그래서 오늘은 한남동에 있는 갤러리들을 다녀와보기로 했다



첫 번째 목적지는 ‘갤러리바톤’


이집트 대사관 옆 건물에 위치해 있다고 한다


근사한 한남더힐 정문을 지나 아파트 옆길을 따라 걸어보았다

연예인 차들도 보이고 안에는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해하며

골목골목 언덕길을 올라

첫 번째 목적지, ‘갤러리바톤’에 도착했다



이곳은 리암 길릭의 ‘내가 말하는 그 매듭은 지을 수 없다’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전시는 현대 사회 속 '생산의 미학'을 표현하고 있다는 설명글이 덧붙여져 있었다



규칙적인 배열로 구성되어 있는 철근과 거기에 입혀진 색깔들,

단순한 단어 배열의 변경들이

이러한 추상적인 개념들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 신기했다







두 번째 갤러리로 향하는 길,

갤러리바톤에서 한남오거리로 내려와 그대로 언덕길을 올라갔다



걷다 보면 심심치 않게 외국어를 구사하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고

한남동만의 독특한 동네 풍경도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거대한 아파트 단지가 주는 부유한 느낌을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한남동은 동네, 마을 같으면서도

부촌도 있고 번화가도 있고 언덕길도 있고 옛 골목도 있고

다니는 길목마다 서로 다른 재밋거리가 있어 흥미롭게 느껴지는 곳인 것 같다




흥미롭긴 하지만 언덕이 꽤나 높아서 올라가기가 좀 힘들기도 하다



언덕 꼭대기에 다다르자 어린이집이 하나 있었고

마침 어린이집에서 바자회를 열어 시끌벅적한 마을 분위기가

대사관로의 시작을 알렸다



대사관로로 들어서니 맛집과 옷가게, 젊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또 다른 동네가 보였다

주택가에 들어선 다양한 가게들이 매력적이었다




골목을 나와 이태원로를 내려가니

처음 출발했던 한강진역 근처까지 내려왔다


거의 한남동 한 바퀴를 돌고 온 듯했다




이태원로 중간쯤에 있는

한남 앤트러사이트엔 여전히 사람이 많았다

사람도 많고 반려견도 많고


세련된 건물과 상점들이 이어진 이 길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편이다






두 번째 방문한 갤러리는 ‘페이스 갤러리’이다


페이스 갤러리는 알렉산더 칼더 개인전이 진행 중이었다

전시에 관한 특별한 설명은 없었고

기하학적인 도형들이 알록달록한 색의 그림으로, 모빌로 전시되어 있었다



찾아보니 유명한 작가의 전시였는데

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은 무엇을 느껴야 했을까 조금 어려웠다





세 번째 방문한 곳은 ‘리움미술관’이다

페이스 갤러리에서 좀 더 올라가면 삼성리움미술관이 있다


건축물의 스케일도 디자인도

압도적인 근사함이 풍겨나는 곳이었다


멋진 외관만큼이나

다양한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하고 있었다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부녀지간, 모녀지간,

커플들, 친구들끼리

기분 좋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는

좋은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모르게 쉼이 느껴지는 편안한 곳이었다




부유함이 사람들에게 이로움을 줄 때 부럽고 멋지게 느껴지는 것 같다




리움미술관 옆으로는 주택들이 모여있었는데

서울 풍경을 내려다보며 평온하게 쉴 수 있을 것 같은 안락함이 느껴졌다

으스대지 않아도 여유와 부유함이 느껴지는 동네




한남동은 걷고 있으면 기분이 좋다

여긴 또 어딘가 싶은 새롭고 멋진 길들이 많고

기다랗게 높은 건물이 많지 않아서 좋다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갤러리박(BHAK)’이라는 곳이다


전시는 1층과 지하 1층을 통해 관람할 수 있었다


정상화, 윤형근, 원수열 작품이 전시 중이었고

촬영은 금지되어 있었다


한지에 먹물을 입힌 것처럼 흑색의 네모와 미색 배경이 어우러진 작품과

작은 네모 조각들로 만들어진 것 같은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전자가 윤형근의 작품이고, 후자가 정상화의 작품이다



원수열의 작품도 좋았지만 앞의 두 분의 작품이 내게는 더 취향저격이었다


한눈에 예쁘다고 생각했고 소장하여 집에 걸어두고 싶은 마음이 드는 작품들이었다

난해하거나 튀지 않아 보고 있으면 편안해졌고

단순하고 심플한데 멋스러운 점이 좋았다


나도 소장하고 싶은 그림이 생긴다는 게 신기했다







이제 집에 돌아가는 길, 살짝 출출해서 한강진역 편의점에서

땅콩 크림빵과 우유를 사 먹었다


오늘따라 들르는 곳곳 직원분들이 다 친절하셨는데

한동네 안에서 친절한 분들을 연속해서 만나다 보니 또 한 번 기분이 좋아졌다



강북의 동네들이 매력적인 이유는

정형화되어 있지 않은 골목과 가게들,

저마다의 색깔과 개성을 보여주는 공간들이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오늘 다녀온 한남동은 자주 들르고 싶은 동네이다

동네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새로운 작품 전시를 찾아보며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곳

가능하다면 살아보고도 싶은 곳


한남동의 무궁무진한 매력이 더욱더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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