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아이들은 묻고, 나는 멈췄다.

"가장 어리석은 질문도 시작이다." 아인슈타인

by 이중생활자

"선생님, 물고기는 언제 자요?"



뜬금없이 진지한 표정으로 정우가 질문을 던졌을 때,
리딩룸 안에는 웃음소리가 퍼졌다.



“선생님, 물고기는 눈도 안 감잖아요. 그럼 언제 자요? 아니, 자긴 자요?”


아이들이 킥킥대도 정우는 질문을 멈추지 않았다.


“그건 나도 궁금한데? 혹시 아는 사람 있어요?”

내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 아이들은 없었다.

나는 함께 답을 찾아보기로 했다.



태블릿을 펼치고 검색창에
‘물고기는 어떻게 자나요?’라고 물었다.


답은 놀라웠다.
물고기도 잠을 잔다.
다만 눈꺼풀이 없어 눈을 감지 않을 뿐,
활동량을 줄이고 조용한 곳에 머무르며 휴식을 취한다고 했다.
수면의 형태는 인간과 다르지만, 분명 ‘잠’의 일종이었다.



“와, 눈은 뜨고 자는 거예요?”


“무서워요... 그럼 귀신처럼 자는 거 아니에요?”

“선생님, 근데 물고기는 꿈도 꿔요?”



정우의 질문에 웃던 아이들이 다시 진지하게 물었다.

단순한 궁금증이 대화로, 대화가 호기심으로, 호기심이 지식으로 이어졌다.

아이들과 나는 한참동안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정우의 질문 하나가 독서 수업보다도 더 짙은 여운을 남기는 시간이었다.



***


수업이 끝난 뒤, 문득 생각했다.

나는 오늘 어떤 질문을 했던가.

아니,

나는 요즘 스스로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며 살고 있는가.


정해진 일정을 생각이 아닌 습관으로 소화하고,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정해진 대답만 고르고,

하루 중 질문하는 시간이라고는 거의 없었다.

질문은 어느새 불편한 일이 되어버렸다.

궁금한 걸 묻는 대신,
몰라도 아는 척, 힘들어도 괜찮은 척,
그저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아이들은 매일 묻는다.


“왜요?”, “진짜요?”, “그럼요?”


그 물음표들은 모두 세상을 향한 손짓 같았다.
살아 있다는 증거였다.


어른이 된다는 건 질문을 멈추는 일일까.
아니면, 질문할 수 있었던 자신을 잊는 일일까.



“선생님, 어른들은 공부 안하잖아요. 우리만 공부하라고 하고 어른들은 왜 공부 안 해요?”


그 말 앞에서 나는 한참 말을 잇지 못했다.



아이의 질문은 가벼웠지만,
내 안엔 무거운 정적이 흘렀다.

나는 여전히 가르치는 사람이다.
하지만 어쩌면,

아이들 곁에서 가장 많이 배우고 있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오늘도 나는 선생님이었다.
하지만 진짜 배운 건, 나였다.


내가 잃어버린 질문을,
아이들이 되찾아주고 있었다.




“가장 어리석은 질문도 시작이다.” – 아인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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