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금요일 저녁 6시. 부장님의 한마디.
“오늘 회식 있다. 다들 시간 되지?”
거절할 수 없는 질문.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삼겹살집. 연기 자욱한 실내, 시끄러운 환풍기 소리, 그리고 소주잔이 돌기 시작했다.
“자, 우리 막내 건배사 한번 해봐.”
나는 일어섰다. 준비해 둔 건배사를 외쳤다. 박수가 터졌고, 첫 잔이 비워졌다. 두 잔, 세 잔... 취기가 오르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민수야, 너 군대 어디 나왔어?”
과장님의 질문.
“논산 훈련소에서...”
“아니, 그게 아니고 자대 말이야.”
“아, 강원도 최전방이었습니다.”
“오~ 고생했네. 거기서 2년 내내 머리 못 길렀겠다.”
“네, 매달 밀었죠.”
“그런데 말이야...”
부장님이 소주잔을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
“요즘 젊은 친구들 보면 군대 갔다 와서도 머리 기르는 애들이 있더라고. 이해가 안 가.”
순간 좌중이 조용해졌다.
“군대에서 2년 동안 배운 게 뭐야? 규율이잖아. 질서잖아. 그런데 나와서 바로 흐트러지면 되나?”
김 대리가 맞장구쳤다.
“맞습니다. 저도 제대하고 한동안 머리 기르고 싶었는데, 참았습니다.”
“그래, 그게 어른이지.”
나는 조용히 쌈을 싸 먹었다. 반박하고 싶었지만, 신입사원의 입은 무거워야 했다.
“근데 민수는 처음부터 단정해서 마음에 들어.”
부장님의 칭찬. 하지만 그다음 말이 더 충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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