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장발남 25화

부장의 압박

by 부소유

2020년 3월, 봄이 시작되는 월요일 아침.


“오늘부터 우리 팀에 새로운 부장님이 오십니다.”


팀장님의 발표에 팀원들이 웅성거렸다. 전 부장님이 정년퇴직하고 공석이었던 자리였다.


“서울 본사에서 오시는 분인데, 실력도 좋고 추진력도 강하신 분이라고 들었습니다.”


추진력이 강하다. 그 말이 불안하게 들렸다.


10시, 새 부장님이 도착했다.


“안녕하십니까, 이번에 부임한 박정훈 부장입니다.”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였다. 짧은 스포츠머리, 날카로운 눈매, 곧은 자세. 전형적인 ‘강한 리더’의 이미지였다.


“간단히 인사하고 개별 면담을 하겠습니다. 김민수 과장부터 시작하죠.”


첫 번째가 나였다. 부장실로 들어갔다.


“앉으세요.”


그의 시선이 내 머리에 머물렀다. 불편한 침묵이 흘렀다.


“김 과장, 우리 팀에서 가장 선임 과장이시죠?”


“네, 그렇습니다.”


“실적도 좋고, 평가도 좋더군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알고 있었다. 그 ‘그런데’ 다음에 올 말을.


“우리 팀 이미지를 생각해야죠.”


“...”


“팀의 얼굴이 되는 선임 과장이 이런 모습이면, 대외적으로 어떻게 보이겠습니까?”


직설적이었다.


“죄송합니다만, 회사 규정에는...”


“규정? 명문화된 규정만 지키면 됩니까? 불문율이라는 것도 있죠.”


목소리가 차가웠다.


“한 달 드리겠습니다.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부장님...”


“이건 명령이 아닙니다. 조언입니다. 하지만 현명한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아시겠죠?”


면담은 10분 만에 끝났다. 나오는 길에 다른 팀원들의 걱정스러운 눈빛이 보였다.


점심시간, 김 대리가 다가왔다.


“과장님, 괜찮으세요?”


“뭐가?”


“새 부장님이 과장님 머리 지적했다면서요.”


벌써 소문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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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처럼 살고 싶지만, 현실은 이방인의 뫼르소 처럼 살고 있습니다. 싯다르타 처럼 속세를 벗어나고 싶지만, 현실은 호밀밭의 홀든 콜필드 랍니다. 뭐 그럼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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