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무료

<자궁병동>

by 부소유
도리스 레싱의 단편


줄거리


여덟 명이 함께 있는 병원의 어떤 병실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환자는 모두 여자다. 각자의 가족이 병문안을 오고 가는 상황에서 모든 가족이 떠났지만 늦은 저녁까지 남편이 달래주고 있는 어떤 여자가 있다. 그 여자는 다른 환자에게 민폐가 되는 상황에서도 울면서 남편과 떨어지기 싫어한다. 결국 남편은 나갔고 남은 여자는 슬퍼한다. 여자의 이름은 그랜트.


같은 병실에 있는 다양한 여자들이 저마다 이야기를 꺼낸다. 먼저 나이 많은 여자가 남편이 먼저 죽었다고 한다. 어떤 여자는 아무리 노력해서 남편이 안 생겼다고 한다. 그 밖에 병실에 있는 다양한 여자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부유한 꼴불견 여자, 유산 후 우울증에 빠진 여자, 춤추던 여자.


그랜트는 밤늦은 시간까지 계속 슬퍼하며 흐느끼고 있다. 간호사도 통제가 안 되는 상황이다. 결국 한 여자가 그랜트를 다른 병동으로 쫓아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전에 남편이 안 생기던 여자가 먼저 일어나서 그랜트 옆으로 가서 달래주기 시작한다. 일생에 남자가 없던 여자가 허심탄회하게 속마음을 이야기하며 그랜트에게 진심을 전달하고 모두의 상황에 대한 양해를 부탁한다. 결국 그랜트는 상황을 받아들이며 잠들고, 이후 나머지 사람들도 잠든다.


가장 좋은 부분과 그 이유


-. 이봐요, 당신이 일생 동안 매일 밤 누군가에게 잘 자라는 인사를 할 수 있었다면, 그건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더 많은 것을 누린 거예요. 당신, 그런 식으로 볼 수 없어요?


-. 그것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이렇게 다른 세계가 있다는 것을 상기하게 된 것인. 서로 껴안고 붙들고 키스하고 밤이면 가까이 눕고 꿈에서 깨면 어둠 속에서 자신을 안고 있는 팔을 더듬거나 손을 뻗을 수 있어서 “안아줘, 내가 꿈을 꾸었나 봐.”라고 말하는 세상.


도리스 레싱의 이전 작품과 유사하게 후반부가 흥미롭다. 그중에 특히 위 두 개의 문장과 단락이 탁월하다.


병원의 병실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어떤 인간의 슬픔. 그 슬픔에 어떤 누구도 개입하고 있지 않다가 마침내 달려든 다른 인간. 이해와 공감으로 다가가는 노력. 이것을 잔잔한 분위기 안에서 현실감 있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실제 느껴보지 못했지만, 느껴보지 못한 경험을 마치 실제 겪은 바와 같이 상상하며 그 생각으로 접근해서 상대방을 이해하는 노력. 게다가 그것에 공감하며 갈등이 풀리는 일은 하나의 기적과 같은 일이다. 대상의 생각에 깊게 침투하는 초능력과도 같은 일이다.


이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 전용 콘텐츠입니다.
작가의 명시적 동의 없이 저작물을 공유, 게재 시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brunch membership
부소유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그리스인 조르바 처럼 살고 싶지만, 현실은 이방인의 뫼르소 처럼 살고 있습니다. 싯다르타 처럼 속세를 벗어나고 싶지만, 현실은 호밀밭의 홀든 콜필드 랍니다. 뭐 그럼 어때요.

2,260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20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28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