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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태도>

by 부소유

영화평론가 겸 북 칼럼니스트 백정우 작가의 산문 모음집.


우연히 신간 코너를 돌다가 흔한 작법서가 아니고 태도와 습관에 대한 책이라는 소개가 끌려서 읽었다. 다 읽은 결론은 소개의 말이 맞았다. 이 책은 글쓰기에 대한 마음가짐, 혹은 글쓰기에 대한 관념에 대한 짧은 에세이가 엮여있는 책이었다. 물론 약간의 글쓰기 기술 이야기가 나오긴 하지만 그 내용이 주는 아니다. 이 책의 소개, 특히 ‘글쓰기 책의 최고 수준’이라는 말은 조금 과장되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내용에는 충분히 공감 가능하다.


사실 글쓰기 여러 권의 작법서 책을 읽어봤고, 여러 번 다양한 글쓰기 수업을 들어봤지만 내용이 다 비슷하거나 조금 돌려서 했던 말을 또 하거나 책 팔어, 강의 팔이에 불과한 실망스러운 경험이 많았다. 누군가는 글쓰기 강사의 최고의 책이 그저 글쓰기 책이었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만큼 글쓰기의 최고수라면 당연히 신춘문예 당선을 넘어 부커상, 노벨문학상까지 수상해야 하는데 그저 훈수만 두고 있으니 그런 농담을 들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바로 이곳 브런치에도 글쓰기를 돈벌이로 연결하려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고 있고 그것에 또 지갑을 여는 사람은 항상 있다.


이 책을 다 읽은 결과를 후려쳐서 말하면 글쓰기에는 왕도가 없다는 상투적이고 통념적인 말 밖에 할 말이 없었다. 그만큼 글쓰기는 요령이 통하지 않는 것이고, 바른 태도와 마음으로 꾸준한 습관을 만들어 체화해야 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저자는 정직하게 글을 쓰고, 그것으로 오랜 시간 살아온 사람이었다. 간혹 강박적으로 메모하고, 기록하고, 만년필에 집착하며 글을 쓴다지만 그런 강박도 모두 글쓰기와 연결되어 있는 사람이다. 기록에 대한 강박하면 소설가 김중혁도 만만하지 않다고 하니 이어서 김중혁 작가의 기록에 대한 신간도 읽어봐야겠다.


이어서 인풋이 중요하다는 당연한 이야기, 설명하지 말고 보여주라는 이야기, 습관적인 비문에 대한 이야기, 은/는/이/가와 님/분을 붙이는 경우 게다가 경우라는 단어에 대한 이야기들 등 이미 아는 이야기도 있긴 했지만 다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모르면 모른다고 해야 한다는 말, 쉬운 글과 어려운 글, 무료 기고와 무료 연재에 대한 이해관계, 작가와 저자, 글쓰기에 대한 자존심 혹은 자부심 등의 현장감 있는 현실 이야기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내용이 있어서 흥미로웠다.


이 책은 책 소개에 언급한 바 기술서가 아니다 보니 전반적으로 읽기 편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가독성도 나쁘지 않았다. 저자 또한 본인의 글이 가독성 좋은 편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흔한 글쓰기 강좌, 글쓰기 책, 본격 글쓰기에 지쳐있다면 한 번쯤 편안하게 일독을 권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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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처럼 살고 싶지만, 현실은 이방인의 뫼르소 처럼 살고 있습니다. 싯다르타 처럼 속세를 벗어나고 싶지만, 현실은 호밀밭의 홀든 콜필드 랍니다. 뭐 그럼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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