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선홍 Jun 14. 2024

욕심 없는데 아름다운 집, 최순우옛집

- 1일1드로잉100일 (14)


앞서 성북동을 좋아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직선이 아니라 이리 꼬리고 저리 꼬인 골목길이 예쁜 동네.


처음엔 멋모르고 걷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 '최순우 옛집'의 담담한 아름다움에 놀라고, 들어오지 말라 막는 주인이 없어 더 놀랐다.


이후 습관처럼 그곳을 지나가게 됐는데,  동네 친구가 갑자기 이사 가버려 놀러 못 가게 된 집처럼 한동안 닫혀있었다.

그래도 다시 한번, 최근에 가봤더니 반갑게도 열려 있었다.



궁금증이 일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서울편>까지 읽어보게 되었다.


최순우 선생은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을 지내셨고,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를 쓰신 분이다. 

미를 보는 탁월한 안목을 가진 분이  고르고 고른 한옥인 최순우옛집을 친구집 가듯 들어갈 수 있다니 그저 황송할 따름인데.


선생 사후 집이 다른 이에게 넘어간 것을 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이 시민문화유산 제1호로 지정해 관리해 주는 덕분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짧은 시간이나마 고즈넉한 공간에 혼자 있으니 시공간을 초월한 기분이 든다.

복잡한 머릿속을 한 줄기 바람이 스치고 지나간다.

쉼표의 순간, 그저 감사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좋은 와인처럼 숙성되는 우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