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빵순이의 시작은 마가린 바른 토스트

by 선홍 Mar 18. 2025


3월에 이게 무슨 일인가요, 눈이 펑펑 내립니다. 올해 겨울 유난히 눈이 많이 오네요.


날씨가 꾸물꾸물 흐린 날엔 이상하게도 어릴 적 집에서 해 먹었던 토스트 생각이 나요.

흐린 날엔 유난히 마가린과 구운 빵 냄새가 '환장하게' 좋았거든요.


마치 인중에 버터라도 발라놓은 것처럼  깊숙이 맡아져 기억에 깊이 각인되었나 봅니다.

그때부터 빵순이의 DNA가 생겨나버렸는지도 모릅니다.


엄마가 빵 구워 먹으라고 하면 신이 나서 슈퍼로 뛰어갔습니다. 80년대 삼립식품이었는지 기억이 희미해진 긴 봉지 식빵을 그땐 슈퍼에서 샀었어요.

지금은 빵 체인점이 경쟁적으로 생기고, 부러 개성적인 개인 빵집을 찾아다니는 빵지순례를 하기도 하는데 말이죠.


사 온 빵봉지를 던져놓고 먼저 신문지를 바닥에 쫙 펼칩니다. 그때만 해도 집집마다 신문을 보던 시절이었죠.

신문지 위에 노란 통에 담긴  마가린과 토스트기를 올려놓습니다.


식빵에 마가린을 듬뿍 바른 후 토스트기 안에 넣고 굽습니다. 아, 그때의 향긋하고 고소한 빵 냄새란 정말...

잘 구워진 빵에 설탕을 솔솔솔 뿌립니다. 자, 다 끝났습니다.  바삭한 빵을 입에 물면 '바삭!' 소리가 나요.

그때의 행복감이란.

한 개,  두 개 구워 먹다 보면 어느새 빵 봉지가 헐렁해집니다.


별재료가 없어도 맛있기만 했던 빵,

이제는 건강, 다이어트생각해야지, 맛있는 빵이 너무 많아 질릴 정도입니다.


풍족할수록 행복감이 계속 상승하는 건 아닌가 봐요.


카페의 좋은 재료로 만든 맛있는 케이크를 눈앞에 두고 거칠었던 마가린 토스트가 떠오르는 건 왜일까요.



금귤케이크


예쁜 인테리어의 카페, 빵과 커피 냄새가 코끝에 감도는 흐린 오후.  

어린 시절 방안에 깔려있던 노란 장판과 신문지, 그 위에 사정없이 떨어졌었던 빵가루, 설탕가루 소리가 귓가에  '파사삭' 들리는 것 같습니다.


입가에 잔뜩 묻은 가루를 툭툭 털어내며 정신없이 토스트를 흡입했던 그 어린아이는 어디로 갔을까요.


카페코보 드로잉일기



매거진의 이전글 오십넘으면 대학졸업장보다 기술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