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이 그리워 하는 것들
내일이면 덴마크에 도착한지 딱 다섯달이 된다. 딱 2주를 더 보내면 한국행 비행기를 마침내 타게 된다. 어쩌다보니 나는 교환학생들 중 마지막까지 남은, 최후의 한국인이 되어 있었다. 종종 귀국이 가까워지면 어떤 기분일까 생각하곤 했는데, 짐작하기 어려웠었다. 귀국 직전은 아니지만, 지금 나는 한국에 너무 가고싶다. 이 곳에 처음 도착했을때 느꼈던 지독한 향수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그리워 하는 것은 뭘까. 가장 그리운게 뭐냐는 이야기를 나누면 제일 많이 나오는, 가족이나 집밥은 내 기준 그립지 않다. 애초에 다정하고 따뜻한 가족관계도 아니었을 뿐더러, 집밥보다는 배민이 더 그립다. 소속감이 가장 그립다. 내 생김새나 언어가 외국인이 아니기에, 큰 노력 없이 일단은 소속될 수 있는 사회 속에 있는 그 감각이 그립다. 한국 특유의 감성도 그립다.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처럼, 지하철 속 미친놈같은 생활 속 불편들이나 환멸이 가득차는 사회면 뉴스들은 까마득 잊게되고 형용할 수 없는 한국만의 그 어떤 분위기, 감성도 그립다.
또 뭐가 그립더라. 이전에 썼던 것처럼, 카톡 하나에 함께 맥주 한잔을 기울일 수 있는 친구와 그 시간까지 영업하는 맥주가게도 그립다. 만원 안팎의 돈으로 사먹을 수 있는 콩나물 국밥, 간장게장, 낙곱새, 신전떡볶이 같은 내가 이곳에서 차마 직접 만들기 어려운 한국 음식들도.
아, 모르겠고 한국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