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동화
삐죽 튀어나온 머리카락들이 햇볕에 밝은 갈색으로 빛나는 채원은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띤 채 서있다.
동우: “뭐야 한채원 왜 저래?”
미끄럼틀 뒤편에 숨어있던 남자아이들은 눈을 감고 있는 채원을 보고 서로의 얼굴을 쳐다본다.
서호: “그냥 햇빛 때문에 눈 감은 거 아니야?”
준기:“바보야! 그냥 감은 게 아니라 쟤는 무슨 장난을 칠지 생각하는 거야! 너 그렇게 당하고도 모르겠어?! 쟤가 눈을 뜨면..!”
서호의 등 뒤에서 고개를 빼꼼 들어 채원을 바라보던 준기는 저도 모르게 서호의 어깨를 움켜쥔다.
준기: “또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몰라! 쟤 웃는 거봐! 이상한 장난 생각하고 있는 거야! 빨리 도망가자!!”.
채원: ‘엄마 립스틱 몰래 가져온 거 애들한테 발라줄까? 아니야 어제 아빠가 막걸리 맛있게 마시던데 몰래 애들이랑 마셔볼까? 앗!’
갑자기 채원은 감았던 눈을 떴다. 순간 떠오른 기발한 장난에 그녀의 두 눈엔 빛이 반짝였다. 채원은 입꼬리를 슬며시 올리더니 두 눈을 데굴데굴 굴려 부하 3인방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눈에는 텅 빈 놀이터만 들어올 뿐이다.
채원: “그래~ 튀었단 말이지~ 뭐 그래 봤자 내 손 안이지!”
채원은 고개를 돌려 주변을 쭈욱 둘러보더니 코트를 벗어 허리춤에 꽉 동여 매고는 놀이터 뒤쪽 오솔길로 뛰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