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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블루

이 컬러에 끌리나요?

by Redsmupet
B96 로열블루/로열블루


바틀명 : 라파엘 대천사

바틀을 섞으면 나타나는 컬러 : 로열블루

기조 : 창조적 가능성을 형상화할 수 있는 인식의 명료함과 존재의 보다 높은 에너지

확언 : 직관은 내가 더 명확히 들을 때, 더 분명히 볼 때, 더 확실히 맛볼 때 피어난다. 숨겨져 있는 모든 것이 명확해진다.

키워드 : 밤하늘, 권위, 왕족, 신비주의, 고차원의 마인드, 깊은 명상, 감각기관의 명료함, 제3의 눈, 민감함, 초연한, 이상주의자, 고독, 고립, 우울, 편집증




"어느 순간 깨달았네. 성공한 사람, 특히 문학에서 큰 성취를 거둔 사람을 결정하는 자질, 그리고 셰익스피어가 엄청나게 지니고 있던 그 자질이 뭔지 말이야. 그건 '부정적 수용 능력', 즉 한 인간이 불확실성, 의문, 의심을 가지면서도 사실과 이성을 초조하게 뒤쫓지 않는 능력이었어." -사라 윌슨, <내 인생, 방치하지 않습니다>, 나무의 철학.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소아 불안장애와 불면증, 우울증, 폭식증, 양극성 장애 등 8가지 불안장애를 안고 사는 사람이 있다. <내 인생, 방치하지 않습니다>라는 책을 쓴 사라 윌슨.

이 책은 그 모든 불안 장애가 완치된 후 쓴 게 아니다. 그녀는 여전히 불안 장애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것도 멋진 성취를 이뤄가면서 말이다.

세계적인 여성지 <코즈모폴리탄>의 실력 있는 에디터, 아마존 종합 1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파워블로거, '내셔널지오그라피'팀과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콘텐츠 기획자. 이 모든 것이 그녀를 소개하는 말이다.


작은 불안에도 금세 이불속으로 숨어버리는 나에게는 사라 윌슨이라는 사람이 참 신기했다.

'이 사람에게는 내 우울이나 공황장애 따위는 명함도 못 내밀겠는데'라는 생각으로 그녀의 책을 읽어 내려갔다. 나에게 불안과 두려움은 중요한 순간 발목을 붙잡고 늘어지는 덫이다. 덫에 걸릴까 봐 도망 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그런데 그녀는 어떻게 그 불안과 두려움이 우리를 결국 멋진 곳으로 데려다줄 것이라고 믿게 된 거지? 어떻게 그걸 자기 삶으로 살아내고 있는 거지?


그녀가 책에서 인용한 존 키츠의 말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었다. 그녀와 나의 결정적 차이, 그건 바로 '부정적 수용 능력'이었다.

불확실성은 불안을 낳는다. 불안으로부터 도망가고 싶은 우리는 확실한 무언가를 찾는다. 나에게 '이게 맞아'라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 불확실성 속에서 생겨나는 불안을 없애고 싶어서 '누가 봐도 확실한 것'에 의지하게 된다. 그런데 정작 성공한 사람들은 도망가지 않고 그 불확실성 속에 머무를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고 존 키츠는 말한다.


당신은 어떤가? 불확실성이라는 파도를 타며 즐기는 편인가? 아니면 그 파도가 나를 삼켜버릴까 무서워 아예 바다에 가지 않는 편인가? 혹시 그 사이를 왔다 갔다 하고 있는가?


로열블루 빛이 소울 컬러인 사람들에게는 이게 숙제다. '부정적 수용 능력'을 키우는 것.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로열블루 빛이 강한 사람들은 민감하다. 다른 사람들보다 감각이 예민하게 발달해서 남들은 느끼지 못하는 걸 혼자서 느낀다. 마치 <보건교사 안은영>이라는 소설 속 주인공 안은영처럼. 진짜 안은영처럼 사람의 감정이나 에너지에서 생겨나는 젤리를 본다거나 귀신을 보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남들보다 '촉'이라는 게 발달해서 쓸데없이 더 많은 걸 감지하며 산다. 남들보다 더 민감한 세계, 더 예민한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세상 자체가 불확실성이다. 남들은 아니라는데 당신 혼자만 뭔가 보인다면, 어떤 게 느껴진다면, 남들은 감지하지 못하는 '촉'이 발동한다면 당신은 당신의 감각을 믿는 편인가? 그게 반복되어도 당신은 여전히 당신의 감각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누군가가 '그거 맞아', '네가 보고 듣고 느낀 건 사실이야'라고 말해줄 수 없어도 괜찮은가?


보건교사 안은영을 보면 그리 괜찮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자기만 보이는 세상에서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하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을 뿐. 사람들의 눈에, 그들의 귀에, 느낌에 기준을 맞추다 보면 점점 더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되어가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나만 이상한가?'라는 질문은 나를 고립시킨다. '다르다'는 느낌이 커질수록 불확실성도 증폭된다. 불확실성을 줄이는 건 '다르다'는 걸 느끼게 되는 기회를 차단하는 것, 그래서 점점 더 혼자만의 공간으로 파고든다. 세상과 '똑같이' 섞이고 싶은 욕구가 강할수록 세상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고립된다. 그런데 이게 로열블루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우리 모두는 같은 세상에 살고 있지만 저마다의 세상에 사는 존재니까. 부정적 수용 능력, 즉 불확실성 속에서 사는 법은 바로 그 '다름'을 수용하고 '다름' 속에서 노는 법을 배우는 일 같다. 나의 '다름'에 당당해지는 법을 배우는 일 같다.

"내가 너와 다르니 그 사이에 새로움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잖아? 정말 멋지지 않아?!"

이럴 수 있을 때 불확실성은 덫이 아니라 신나는 모험이 된다.


로열블루 빛이 반짝이는 이에게 부정적 수용 능력이 살아나면 그 사람이 지닌 '직관'이 창조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남들보다 촉이 발달한 이 사람은 무의식이 의식에게 건네는 말도 남들보다 잘 알아챈다. 남들은 너무 어두워서 보이지 않는 무의식의 바닷속에서 반짝이는 별을 길어 올려 세상의 하늘에 수놓는다. 그 사람의 촉이 그를 아주 훌륭한 어부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인디고는 푸른색 색조예요."

소년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우리 엄마는 이 세상에 푸른색 영혼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믿었어요. 그들은 이상할 정도로 지혜롭고 감수성이 풍부하지요. 그들은 세상을 바꿀 수도 있어요. 매년 그 인디고 어린이들 중 한 명이 태어나요. 나는 인디고 아이가 아니란 걸 알지만, 그런 아이들이 있다는 생각만 해도 좋아요."] - 알베르트 에스피노사, <푸른 세계>. 연금술사.


로열블루에 끌리는 당신,

남들이 못 보는, 못 느끼는 세상을 보고, 느끼면서 '다름'을 두려워할 것인가?

남다른 당신의 촉으로 새로움을 창조할 것인가?




해뜨기 직전, 가장 어두운 밤의 고요는 당신의 감각을 깨웁니다.


당신은 감각이 증폭된 시간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을지도 모릅니다. 어둠의 터널을 지나 얼른 빛으로 나가고 싶을지도 모릅니다. 빛이 당신의 감각을 희석시켜주길 바라면서요.


그래도 아직은 밤이니 아침이 오기 전까지만 밤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는 건 어떨까요? 깊은 밤 속에 당신이 찾던 보물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Photo by 홍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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