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에 직면한 플랫폼의 변화상
코로나 19로 경제 전반에 어려움이 크지만, 대조적으로 더욱 주목받는 서비스들이 있다
바로 상품 선별력이 뛰어난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들이다. 단순히 최근 특이사항에 따른 언택트 서비스가 유행해서 일어나는 일회성 현상이 아니라, 콘텐츠와 상품의 생산과 소비의 흐름을 관장하는 유통구조에 있어서 중요한 변곡점이 될 듯하다. 매출 같은 경영 수치상으로 보면 전 세계 콘텐츠 시장에서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넷플릭스가 대표적이며, 국내 업체들도 이러한 현상을 스터디하며 많은 변화들을 주려고 노력 중이다
최근에 롯데 그룹 유통 계열사의 통합 온라인 채널인 '롯데 ON'의 도입 취지를 살펴보면 준비 단계에서 쿠팡, G마켓 등의 온라인 커머스 업체들보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원하는 것을 잘 검색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고객의 DB를 분석해서 자동으로 추천해 주는 넷플릭스의 프로세스를 심도 있게 연구했다는 언급도 있었다
지난 4월 28일 롯데 그룹의 통합 온라인 채널인 '롯데 ON' 이 오픈했다
자타 공인 국내 최대의 유통 공룡인 롯데는 오프라인 시장에서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지만,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는 전체 계열사를 합쳐도(2019년 10조 7천억 원) 쿠팡 한 곳의 매출(2019년 12조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수년째 롯데의 유통 계열사 영업이익은 하락세였고 이러한 문제의식과 대응을 위한 방안으로 통합 온라인 채널을 구성하려고 노력해왔다. 롯데 ON은 그룹의 유통 계열사인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홈쇼핑, 롯데슈퍼, 롯데닷컴, 롭스, 하이마트의 온라인몰을 통합한 형태로 온라인상에서 한 번의 로그인으로 계열사의 전체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는 구조의 채널이다
주요 변화로는 첫째, AI를 활용한 개인화 서비스의 확대를 지향한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막대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서 고객이 필요할법한 상품을 먼저 추천해 준다거나, 고객의 소비 과정을 관리해 준다
두 번째는, 배송의 혁신이다. 유통 계열사의 온라인몰을 통합하면서 오프라인 매장들은 본연의 판매 업무와 더불어 스피드 한 배송을 위한 물류기지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고객이 주문한 지 2시간 내에 받아볼 수 있는 롯데마트의 '바로 배송', 주문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받아볼 수 있는 롯데슈퍼의 '새벽 배송', 매장에서 주문한 상품을 직접 찾아갈 수 있는 세븐일레븐, 롯데백화점의 '스마트 픽' 등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한 다양한 배송 서비스를 기치로 내걸었다.
세 번째는 최저가가 아닌 최적가 전략이다. 기존 온라인 커머스 업체의 출혈 경쟁에 맞서 최저가 전쟁을 하다가는 판매하고도 적자가 나는 상황이 나오기에 수요와 고객 데이터에 따른 최적가를 노출하는 전략을 통해 상품 공급 협력사들과 윈윈 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물론, 오픈 첫날부터 접속이 지연되는 부분으로 문제가 있었고 아직까지는 배송 서비스 등이 특정 지점에 한해서 제한적으로 진행된다는 아쉬운 점들이 있다. 하지만, 온라인 시장에서 점차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는 고객들의 니즈를 확인하고, 자사의 서비스를 알리고 판매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개인 맞춤 서비스와 구독에 버금가는 서비스를 만들어내지 않고서는 고객들의 구미를 당기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자기 계발에 관심 있는 2030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퍼블리는 '지식 콘텐츠 유료 구독 서비스'다
2015년 스타트업으로 설립 후, 현재 유료회원만 약 7천 명을 확보하며 점진적으로 성장 중이다. 세상에 수없이 많은 정보와 지식들이 있는데 트렌드에 민감한 밀레니얼 직장인들이 퍼블리 서비스를 계속해서 구독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퍼블리가 제공하는 콘텐츠의 실용성과 가독성에 있겠다. 요즘은 전통적인 산업화 시대와 달리 직장 생활을 새로 시작해도 내 주변에서 붙잡고 알려줄 적절한 선배가 없는 경우가 많다
회사 상황에 따라서는 아직 배우지도 않은 업무에 투입될 수도 있고, 안팎으로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평생직장이라는 의미도 사라진 지 오래다. 이러다 보니, 밀레니얼 직장인은 항상 무언가 불안감을 느낄 때가 많다. 나 스스로를 단련하고 업무와 관련된 전문성을 쌓아두지 않으면, 내 미래가 불확실할 수 있다는 위기감일 것이다
이런 고민에 대해서 퍼블리는 적절히 응답해 준다
퍼블리의 강점은 우선 굉장히 실용적인 콘텐츠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마케팅, 브랜딩, 경제경영, 비즈니스 스킬 등 일반적으로 직장인들이 업무상 필요로 하는 주제의 전문성 있는 글들을 주로 제공한다
다음으로는 실용적인 편집과 적절한 분량이다. 사실, 무언가를 배우려고 해도 처음부터 관련 서적을 읽거나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학습을 하면 이해도 되지 않고, 재미가 없다. 하지만, 퍼블리의 콘텐츠는 관련 분야의 실무자 혹은 전문가가 자신의 경험담에 기인해서 해당 분야의 전문성 있는 지식과 노하우를 전한다. 소비하는 고객 입장에서는 적절히 공감도 되고, 읽다 보면 유익하기도 하다.
구독 서비스로 이루어졌다는 부분도 강점이 됐다. 사실 멤버십제로 운영하는 것에 대한 장단점이 있긴 하지만, 회원제 안에서 내가 지속적으로 퍼블리라는 플랫폼에서 콘텐츠로 소통하고, 또한 콘텐츠 발행 전 수요 조사 알림 등에 동참함으로써 콘텐츠 생산자로서의 역할도 일부 할 수 있다는 부분은 구독자로서는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다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IT 기술의 발달은 산업 전 분야를 빠른 속도로 재편하고 있다
거의 모든 업종과 회사들이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트랜스 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라는 기치 하에 변화를 꽤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온라인 시장은 향후에 더욱더 승자독식의 구조로 갈 것이다. 각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은 어떻게 자사의 서비스를 적절한 타임에 적절한 조건으로 고객에게 추천하고 제시하느냐에 따라 경영의 성과를 달리할 것이고, 더 나아가 브랜드와 고객 사이의 연결 고리를 탄탄하게 하여 구독 서비스로 이어지게 만들 것이다
국내 검색 포털의 절대강자인 네이버도 유튜브, 인스타그램의 성장으로 네이버 유입률이 떨어지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인플루언서 검색을 도입해서 네이버 밖의 인플루언서들을 불러 모으고 있고, 오디오 클립, 블로그 동영상 개편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는데 온라인 콘텐츠&커머스 플랫폼에 있어서 적절한 콘텐츠 소싱과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더욱더 중요해질 때인 것 같다
플랫폼에 대한 이해도, 그리고 콘텐츠 매력도 이 두 축에 대해서 깊게 고민하고 연구해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