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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 Moon Feb 26. 2022

딩크 부부-아이가 없으면 행복할까? 불행할까?

지금 행복이라 말하면

왠지 모르겠다. 흔히 사람들은 아이가 있는 부부가 행복할까? 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려려니?' 한다. 뭐, 우리 집  일이 그 집일이고, 그 집일이 우리 집일이겠지 한다.


하지만 , 아이가 없는 부부가 행복할까?, 그 댁은 안녕한가? 에 대해 좀 궁금하다. 그냥 자녀, 무자녀 차이일 뿐이다. 하지만 무슨 일이 있는 것처럼 알고 싶어 한다.


아이가 없는데 불행한가? 행복한가? 결론적으로 말하면, 개인적으로, 나는 아이 없는 나의 삶에 만족하고, 행복하다. (음. 남편은 나보다 덜할 수도 있다.^)


내가 무자녀를 선택한 건 '자녀 부부가 행복한가?' 아님,  '무자녀 부부가 더 행복한가?'를 눈여겨 들여다보았거나 무슨 근거에 의한 선택이 아니었다. 첫 글 (결혼은 하고, 아이는 없고)에서 쓴 것처럼 순전히 나 (또는 남편)의 선택이었고, 결정이었다.


부부의 행복은 아이가 있거나, 없는 것에 크게 좌우하지 않는다. 주위를 돌아보면 자녀는 있거나 , 없어도 불행하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하다.


그런 걸 보면, 자녀, 무자녀 부부의 행. 불행은 저마다 다르다. 엄밀히 따지면 결혼한 부부가 행복하냐, 못하냐는 딱히  자녀가 있냐, 없냐에 전적으로 달려있는 것도 아니다. (물론, 자녀가 즐거움을 주는 분명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재미있는 건, 우리 부부가 딩크가 된 뒤로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여기저기 딩크족들이 수두~룩 했다. 아파트 살 무렵에는 바로 이웃집 부부도 딩크, 남편이 다니는 직장에서는 더 많은 딩크족이 있었다.


 은행에 근무할 당시에는 손님 중에도 딩크 부부들이 꽤 있었다. 심지어, 우리(남편과 나)가 딩크다 보니, 주위 사람들이 우리가 모르는 딩크 부부를 알려주기도 했다. '왜 있잖아, 그이들도 딩크야~"하면서..^


"어? 아이 없는 부부 은근 많~네~ (그 당시에는 딩크라는 말이 없었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남의 사생활을 빤히 들여다본 건 아니지만, 그들도 딱히 특별한 것이 없다. 아이가 없어 좀 적적하면서 여유롭게 보이는 것 외에 여느 부부 들이나 다를 것 없어 보였다. 행복은 그들 스스로 만들어가는 듯해 보였다.


나 또한 딩크가 되면서 '남편과 언제나~ 신혼~'이라든가, 둘이 알콩달콩~깨가 쏟아질 거야~라는 달콤한 꿈을 막 꾼 것도 아니다. 실제로 매일같이, 언제나, 깨가 쏟아지고 그러지도 않는다.^


툭, 하면 지지고 볶기도 하고, 어떤 땐 얄궂은 이웃집 할배, 할멈처럼 변하기도 한다. 평화로운 아군이 되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적군으로 둔갑하기도 한다. 그저 평범한 부부다.



딩크 부부인 우리가 가지는 특권이라면 여유다.


자녀 부부가 아이를 키우느라 정신없이 살 때, 좀 더 유유자적할 수 있다는 거,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하며 , 시간과 자유를 향유하며 살 수 있다는 거다.


또한, 살다 보니 느낀 건데 걱정이 많지 않다. 자녀로 생기는 걱정은 아마, 부부의 삶 전체를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다. 엄마는 늘 말했다. 부모는 죽는 순간까지 자녀에 대한 걱정을 안고 산다고.. (이것만으로 세상의 부모님들이 존경스럽다)


딩크 부부에 있어서 걱정이란 조용한 삶처럼 심플하다. 자신이 건강한가? 일은 어떤지? 노후대비는 어떻게 할지 등등.. 자신과 먹고사는 문제 정도다.^ 이것만으로 우리는 생활에 큰 파동이 없는 안정된 라이프를 지탱(?) 해 온 것 같다.  


하지만 인생이란 참 묘하다. 우리 부부가 딩크로서 큰 어려움 없이 쭈~욱 잘 나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면 욕심일지도 모른다.


한창, 내 친구들이 아이를 낳고, 정신없이 키울 무렵이었다. 이상하게 난 직장생활이 한동안 힘들었다. 아침 출근 때마다 온몸은 천근만큼 무거웠다. 아이를 키우느라 힘든 만큼 이리저리 부딪히고 흔들렸다.


 "아! 이거 때려치워? 어쨰?!'라는 말을 수도 없이 했을 정도였으니.^


그럼에도 결코, 일을 그만두지 않았다. (물론 이직을 했다) 미국에서 나의 커리어를 키우는 일은 , 마치 학생이 학교를 가는 것처럼 삶의 경력을 쌓는 것이었다. 그렇게 힘든 시간은 어떻게 훅~지나갔다.

 

이런 걸 보면, 삶은 그런대로 이븐(even=공평한)이라고.., 뭐, 그런 덕에 인생사는 법도 제법 터득하게 되었고, 어른으로 성장도 한 셈이다.


이렇듯, 딩크 부부로 산다는 건  특별나지도 않고, 좀 그렇기도 하다.


어느 날, 마음이 내키면 훌쩍 떠날 수 있는 여유, 홀로 멋진 여행지에서 아이스크림을 맛보는 재미와 쓰릴이 있는 것과 같은.


잔잔하고, 고요한 일상.., 간혹, 문간에 들어서면 확연히 느껴지는 적막함과도 부딪혀야 하는 것. 그것마저도 누려야 하는 것. 내가 사는 딩크의 삶이란 이런 것이다.


인생은 블루(blue-우울한))라고 한다. 자녀 부부든, 무자녀 부부든, 누구나 같이 흘러간다. 행복도 그런 셈이다. 무엇을 소유하냐, 못하냐가 아니다. 무엇에 재미를 찾아내고, 가꾸고, 꾸미는 것이냐 그것이 우리의 고민이다.


그래서 우리는 정신없이 살고 있다. 뭔가 재미난 것을 찾으면서.  번쯤  보았으면 했던 것들을 찾고 있는 중이다.


서로 취향이 달라 각자 좋아하는 것을 한다. 이제는 하고 싶은 것을 좀 혼자 하며 노는 것도 괜찮을 나이다.

어떤 부부는 행복한 오락시간을 위해 각자의 방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티브 프로그램을 즐긴다고 하는 것처럼.


남편은 통기타도 모자라 베이스 기타 플레이에도 빠져있다. 시카고 한인 합창단에도 조인했다. 거기서 매주마다 노래를 부른다. 혼자서도 즐거울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고, 찾고 있다. 꿈을 가꾸는 나를 보고 도전이 된것이 분명하다. 


나 역시, 재미난 것을 찾느라 바쁘다. 사진 찍는 일이며, 여기저기 검색하며 음, 다음 여행지로는.. 하며 여행 궁리에 들뜬다. 이것저것 책도 읽어야 하고, 글도 써야 한다.


주말엔 시어머니의 가사 도우미로 아르바이트도 한다. 며느리 노릇을 하는 척(?)하면서 돈을 번다.^ 여행경비에 보태는 나의 꿈 자금줄이다.^ 그러니 일도 재미가 있다.


아, 참, 재즈바에도, 전시회도 가야 되고, 주말이면 영화도 감상해야 한다. 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다!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고 노는 것만이 놀이가 아니다. 이렇게 신나는 일을 하고 , 찾는 일도 또 하나의 행복한 놀이다.


정말이지 이대로  늙었으면 좋겠다. 그야말로 우리는 제 멋대로(?) 살고 있다.


행복은 이처럼 사소한 것에서 온다. 뭐랄까.. 마치, 수수께끼를 풀듯 이것저것 탐험하듯, 찾아 헤매는 순간속에 머무는것.. 어? 이건 뭐지?' , '야! 이거 좋은데!' 하면서.


그래서 행복은 마침표가 아니라 진행형이어야 한다. 나는 진행형인 지금의 삶이 좋다. 찾아가는 행복, 이거야말로 지속 가능한 행복을 위한 거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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