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배신행 Oct 22. 2023

스키복 렌털샵 아르바이트의 진실

월급 140만 원, 삼시 세끼, 숙박 제공, 보드 강습 및 자유이용권이라는 믿기지 않는 혜택을 믿고 살아생전 처음으로 경기도 이천으로 갔다. 내가 이천 버스정류장에 도착했을 때 사장님이 차로 데리러 왔다. 연예인 김준현 씨를 닮은 외모와 풍채가 호감을 주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 호감도는 렌털샵에 도착하자마자 게눈 감추듯 사라졌다. 약속했던 보드 강습과 자유이용권은 비용이 따로 들어가기 때문에 월급에서 제외할 것이고 근무시간이 아침 7시부터 밤 22시까지라서 근무 후 새벽에 타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삼시 세끼가 아닌 하루 1끼 제대로 먹는 것이 원칙이었으며 심지어 제공된 숙소에는 개가 같이 사는 아주 끔찍한 상황이었다. (나는 개를 무서워한다) 20대 초반의 사람들이 스키복 렌털샵 아르바이트를 하면 야반도주를 한다던데 왜 그런지 그제야 실감했다. 나도 바로 야반도주하고 싶었지만 일단 참고 한 달만 버텨보기로 했다. 

                

스키복 렌털샵에서 일한 지 2주가 되었다. 렌털샵은 스키장 개장 전 의류와 장비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보다 일찍 준비를 한다. 그렇게 나는 2주 동안 의류와 보드를 정리했다. 그리고 첫 손님 매장에 방문하는 날, 나는 사장님께 그만두겠다고 말씀드렸다. 스키복 렌털샵 사장님은 내게 했던 것처럼 손님들에게도 똑같이 거짓말을 쳤다. 네이버에 이벤트 중이라고 가격을 낮게 올린 다음 손님들이 그 광고를 보고 찾아오면 작년 이벤트인데 잘못 게시가 된 것 같다고 말을 한다. 손님들은 이미 와버린 곳에서 어쩔 수 없이 대여를 한다. 간혹 이에 대해서 반발하는 손님들에 대해서는 이벤트 가격으로 저렴하게 해 주었지만 이야기하지 않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원가 그대로를 받으면서 이익을 남겼다. 나는 이 모습을 보면서 나도 이렇게 해서 이곳에서 일하게 되었다는 것을 순간 깨달았다. 사장님은 알바천국에 혹 할 만한 조건을 제시한 뒤 아르바이트생들이 매장에 오면 조건을 바꾼다. 그리고 이미 와버린 아르바이트생들은 어쩔 수 없이 일을 한다. 엄연한 사기행위였다. 나는 그걸 깨달은 날 바로 사장님께 말씀드렸다. 열악한 환경에서 일은 할 수 있지만 손님들에게 거짓말은 못 하겠다고 말했다. 월급은 안 받아도 되니 오늘부로 여기를 떠나겠다고 말했다. 사장님은 그 나이 먹고 책임감도 없다며 나를 비난했지만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렌털샵을 나왔다. 








이전 09화 걸어서 대한민국 한 바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