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께 그만둔다고 짐을 싸서 나온 후 서울로 가려고 했지만 갈 수가 없었다. 지산리조트는 시골에 위치하고 있어 버스가 일찍 끊겼기 때문이다. 하는 수없이 가까운 PC방에 자리를 잡고 새벽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 그때 PC방에서 지새웠던 밤은 잊을 수가 없었다. 28살에 고용 사기를 당하고 야반도주를 하는 꼴이라니.. 나 자신이 너무 초라해 보였다. 새벽 버스를 타고 서울로 가니 누나가 마중을 나와있었다. 누나 차에 타자마자 누나가 나에게 한말이 있다. “야 너 이상한 냄새나” 내가 일한 렌털샵은 장작을 사용하는 벽난로로 옷을 건조했는데 그 장작 냄새가 내 옷에도 깊게 남은 것이다.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주인공들에게서 나는 반지하 냄새가 이 냄새가 아닐까 생각했다.
누나 집으로 피신한 나는 나의 초라한 모습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눈물을 흘리는 내게 누나는 말했다. “이럴 거면 제발 그냥 아무 곳이나 떠나”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떠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