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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신행 Oct 22. 2023

뭐? FBI?

기숙사에서의 첫날밤, 방은 좁았고 침대는 하나뿐이었다. 그래서 하나뿐인 침대에 자려고 누웠는데 친구가 내게 물었다. 


“Do you know FBI?” 


나는 순간 FBI라는 단어를 듣고 경찰에 신고한다는 걸로 알아들었다. 내 머릿속 FBI는 경찰의 이미지가 강하니까. 그래서 속으로 ‘아.. X 됐다.’라고 생각했다.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순순히 따라오는 게 아니었어 XX’ ‘내가 왜 영국으로 바로 왔을까’ ‘영어 공부를 왜 그렇게 열심히 했을까 차라리 말 못 했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한숨 한번 크게 쉬고 나는 미안하다고 빌었다. 


그랬더니 친구가 웃으며 다시 물었다. “Do you know FWB?” 


그 친구가 말한 것은 FBI가 아니라 FWB였다. FWB라는 단어를 몰랐던 나는 F와 B만 듣고 내 멋대로 해석해 버린 것이다. FWB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설명해 주겠다. 


FWB : 'Friends with benefits'의 약자로, 친구 사이지만 성관계까지 가능한 친구 사이를 의미한다. 


신세계였다. 이때까지 내가 생각해 본 적 없는 관계였다. 우리는 FWB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한 시간 정도 이야기 나눴다. 그 후 맥주를 마시며 넷플릭스에 있는 ‘프렌즈 위드 베네핏’이라는 영화를 함께 보며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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