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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신행 Oct 22. 2023

영국 여대생 숙소에서 일주일 살기

이번 이야기는 유튜브 영상이 없다. 철저하게 Off the record이기 때문이다. 사실 너무 행복하게 지내서 영상을 찍을 시간도 없었다고 말하는 게 맞다. 나는 영국에 갔을 때 친구들을 쉽게 사귈 수 있었다. 그 이유는 “Hellotalk” 덕분이었다. 언어 교환을 위한 앱인데 나는 한국에 있을 때 이걸로 많은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었다. 내가 Hellotalk으로 만난 친구는 영국 프레스턴에 있는 UCLAN이라는 대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우리는 맨체스터 시내에서 만나 카페에 가서 이야기를 나눴다. 그 친구는 내년에 한국 유학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는 중이라고 했다. 나에게 어떻게 영어를 배웠는데 그렇게 잘하냐며 나의 언어 공부법에 대해서 묻기도 했다. 이때 내가 그동안 갈고닦았던 영어실력이 빛을 봤다고 생각을 했다. 영국 본토에서 영국인과 영어로 말할 때 그 희열이란.. 진짜 째진다. 


카페에서 이야기를 마치고 자리를 옮겨 술이 한 잔 들어가니 서로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그 친구는 다음 주 한국어 말하기 시험이 있는데 본인을 가르쳐 줄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건 대놓고 나에게 도와달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를 만약 공부하는 기간 동안 너 방에서 재워주면 내가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이판사판 개판이었다. 왜냐하면 이미 테킬라를 너무 많이 마셔서 서로 취한 상태에서 했던 대화였기 때문이다. 그 친구는 자신의 기숙사 방에서 지내는 것이 가능하다며 언제든 오라고 했다. 그렇게 술이 잔뜩 취한 채로 약속을 한 후 우리는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그 다음날 잘 들어갔냐는 안부를 주고받았는데 그 친구가 언제 올 거냐고 물어봤다. 그 친구의 말에 진심이 묻어났다. 나도 2번은 거절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바로 짐을 싸서 프레스턴으로 갔다. 


그렇게 나의 영국 여대생 기숙사 생활은 시작됐다. 그 친구는 내가 기숙사에 도착하자마자 휴게실에 친구들을 불러 나를 소개했다. 한국에서 온 신행이고 며칠간 나랑 같이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난 그때 내가 너무 유교 보이인가 생각했다. 이 상황이 모두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물어보니 가끔 남자친구를 데려와서 생활하는 친구들이 있다고 했다. OMG.. 


여행 시작한 지 3주밖에 안 됐지만 너무 스펙터클한 날들이 계속 돼서 내가 꿈속에 사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근데 정말 꿈같은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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