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턴에서의 행복한 일주일을 보내고 나는 리버풀로 이동했다. 리버풀로 간 이유는 리버풀에 사는 친구가 자신의 플랫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해서 갔다. 예전에는 카우치 서핑 앱을 많이 사용했지만 코로나 이후로 카우치 서핑은 불가능에 가까웠고 헬로톡을 기반으로 나에 대한 정보가 있는 친구들은 너도 나도 숙소를 제공해주려고 했다. 그래서 다행히 영국 여행을 할 때는 숙박비를 많이 아낄 수 있었다. (세계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헬로톡을 자주 사용하라)
리버풀은 유명한 것이 축구클럽과 비틀스가 있다. 나는 비틀스가 처음 공연을 했다던 가번클럽에 가서 음악을 듣고 매튜 스트리트를 거닐며 시간을 보냈다. 매튜 스트리트를 거닐 때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다름 아닌 한 뮤지션이었다. 사실 뮤지션이라기보다는 기타를 가지고 있는 노숙자에 가까웠다. 뮤지션이 들고 있던 기타는 줄 하나가 완전히 끊어져 4개의 줄만 있었지만 그걸로도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하는 모습을 보며 ‘아 이게 음악이구나’ 감히 생각했다. 항상 완벽해야만 음악이 된다고 생각했던 나의 고정관념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나는 뮤지션에게 기타를 빌려 비틀스의 ‘LET IT BE’를 불렀다. 기타, 기타 실력, 노래 뭐 하나 완벽한 것은 없지만 그 순간 음악이라는 본질에 집중했다. 목소리나 악기를 통해 감정을 전달하는 것에 집중하니 잘하고 못하고는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비틀즈 거리에서 비틀즈의 노래를 부르면서 인생을 즐기는 것이 중요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