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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권 Dec 15. 2024

의도 없는 말은 없다

굳이 해야 한다면 칭찬으로


의도 없는 

말은 없다


‘글 쓰는 직업은 진입장벽이 낮기도 하고, 이상한 사람들이 많이 몰린다.’ 독서 모임에서 누군가 했던 말이다. 인간은 의도 없이 말하는 경우가 없다. 분위기 때문에 말하는 경우는 있어도, 대부분 뜻이 있기에 말을 내뱉는 것이다. 마음에도 없는 소리는 없다. 티끌만큼이라도 무언가 쌓인 게 있으면 인간의 입에선 소리가 흘러나온다. 그게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박진권




굳이 해야 한다면 칭찬으로


“아무 의미 없는 말이었어.”


“마음에도 없는 소리였어.”


“그냥 한 말이야.”


위의 말을 한 사람이 새하얀 도화지 같은 사람이 아니라면, 완벽한 거짓말이다. 이것을 진실로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의도 없는 말을 주장하는 관계는 사실 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사람은, 단 한마디도 그냥 하는 법이 없다. 상대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맞장구를 위해, 상황 모면을 위해, 무엇을 위해, 위해. 어떤 식으로든 의도가 명확하다.


자기도 모르게 무례한 말을 반복적으로 뱉어내는 사람이 있다. 그들은 악의는 없지만 왠지 싫은 사람 취급을 받기도 한다. 실제로, 은은하게 기분을 상하게 하는 소시오패스와 그들의 언행은 크게 다르지 않다. 프로파일러처럼 분석할 수 없는 일반인은 그들을 피하는 수 말고는 달리 방도가 없다. 이처럼 생각이 짧은 사람들은 소시오패스와 본인들의 차별점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것은 바로, 보완점을 숨긴 칭찬이다. 이왕 쓸데없는 말을 내뱉을 거면 칭찬으로 대체하는 게 훨씬 현명하다. 입에 발린 소리라 해도 듣는 사람이 싫은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침묵과 친해지는 것이다. 말하지 않는 상황에 익숙한 사람은 쓸데없는 소리를 하지 않는다. 과묵하고, 경청하는 사람은 모든 사람이 선호하는 유형의 인간이다. 그러나 이런 유형의 사람은 어느 정도 타고 나야 한다. 또는, 애초에 유년 시절부터 선행되어야 한다. 이미 청소년을 넘어 성인이 된 사람에게 갑자기 과묵해지라는 것은 어렵다. 소심한 것은 과묵한 게 아니다. 말해야 할 때도 하지 못하는 것을 과묵이라고 하진 않는다. 과묵한 사람도 말해야 할 때는 명확하게 알고 있다.


다음으로 좋은 건 멈추는 것이다. 말이 너무 하고 싶어도, 머릿속으로 ‘정지’를 한 번 외치면 된다. 그로 인해, 이게 정말 해야 할 말인지를 생각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만 해도 타인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빈도가 많이 줄어들 것이다.


이것도 저것도 어렵다면, 그냥 뱉어내라. 대신 첨언 없는 칭찬을 말해야 한다. 단순하게, 옷이 예쁘다거나 하는 그런 소리 말이다. 상대방의 분야에 대한 능력을 칭찬하는 것이 가장 좋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사소한 칭찬으로 작은 인간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면 밑지는 장사는 아니다. 스스로 말을 주체할 수 없다면, 차라리 칭찬으로 대체해 보는 게 어떨까. 타인이 당신의 말이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된다고 해도, 화낼 수는 없을 것이다.


인간도 자신이 자랑스러워하는 분야에서 칭찬받으면 비록 입에 발린 거짓말이라 해도 얼굴이 밝아진다. 인간은 실제로는 불행하더라도, 혹은 지금까지 논의해 온 행복의 두 가지 주된 원천이 아무리 보잘것없어도 타인이 칭찬하면 종종 위안을 얻는다. -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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