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하는 것
무엇인가 쟁취하고, 성취를 얻어야만 행복한 게 아니다. 평범하고 지루한 일상, 인간은 불행을 느껴선 안 된다. 평범한 일상은 평범한 행복이고, 지루한 일상 또한 지루한 행복이다. 그렇다고 보상에 의한 행복이 잘못됐다는 건 아니다. 그 또한 기분 좋은, 조금 더 큰 행복일 뿐이다. 그 행복감이 끝나고 찾아오는 고요도 행복이다. 언제가 또 찾아올 줄 알았던 큰 행복의 재방문이 길어지면 불행한가? 절대 그렇지 않다. 그저 기다림의 행복이 있을 뿐이다. 모든 게 행복이고 불행은 아주 간헐적인 사소한 사건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당시에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느끼겠지만, 그럴 땐 마주하면 그만이다. ‘아, 나는 지금 불행하구나.’ 그래도 세상은 굴러가고 인생은 멈추지 않는다. 자신을 사랑하는 나도 아직 건재하고, 나를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 무엇이 두려운가.
글 박진권
만남이 있다면, 헤어짐이 있듯 인간사는 환희와 절망의 연속이다. 저절로 미소 지어지는 행복이 평생 지속되지 않듯 온몸을 짓누르는 불행도 영원하지 않다. 헤어짐에 가슴이 찢어져도, 결국 더 좋은 만남이 어딘가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도처에 부정이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그 부정을 단죄할 긍정도 수사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늦은 밤 동굴도 아침이 오면 환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넘어졌다면, 일어나면 그만이고. 아프면 치료받는 게 현명하다. 배고프면 먹고, 화나면 분출하고, 욕하고 싶으면 하는 것.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게 아니라면 무엇이든 해도 된다. 인생은 수학이 아니라서, 정확한 풀이법과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생은 광활한 자연과 같다. 자연엔 답도, 치우침도 없다. 모든 것이 상호 작용을 위해 존재한다. 인간 또한 마찬가지다. 부정은 생각에서 비롯되고, 불행은 영원하지 않다. 긍정을 떠올리고, 불행을 마주해야 한다. 보이는가? 저 멀리 달아나는 불행의 뒤꽁무니가. 추격해 목을 베고 싶겠지만, 굳이 그 늪으로 쫓아갈 필요는 없다. 도망갔다는 사실만 기억하면 그만이다. 불행의 퇴각은 또 다른 불행들도 물리칠 수 있다는 방증이니까. 아직도 두려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