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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향해 달려가는 방랑자

헤르만 헤세_크눌프

by 박진권

크눌프



헤르만 헤세



민음사




눈과 산 그리고 죽음은 헤세의 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장치다. 매서운 겨울은 고통과 쓸쓸함을 표현하나 눈은 흐림과 망각 그리고 포근함을 선사한다. 죽음은 분명 부정이지만, 다채로운 장치에서의 죽음은 해방을 내포하기도 한다.


폐결핵 때문에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크눌프는 쓸쓸함을 안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과거와는 많이 달라진 그처럼 마을도 변화해 있다. 그의 흐려진 사상과 잊고 지낸 추억들은 행복과 고독함을 동시에 자아냈다. 그럼에도 고향의 향수는 그에게 결국 안락함을 선사한다. 눈 내리는 산에서 조우 한 하느님과의 회한 가득한 대화를 통해 그는 쓸쓸하지만, 편안하게 눈을 감는다.


존중을 우선한다면, 평가는 사라진다. 근로자 덕분에 나라가 운영되는 것에 존중을 표하고, 예술가 덕분에 근로자들의 문화생활을 풍족하게 만든다는 것에 존중을 표하면, 증오와 혐오는 설 자리가 없다. 타자의 감정과 고통을 공감할 수 없다면, 굳이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존중은 다른 개념이다. 본인의 자아를 존중받고 싶다면, 타자 또한 존중해야 한다. 이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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