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땅에 사람이 몰리고, 건물이 세워지며, 일자리가 늘어나면 토지의 가치는 한없이 올라간다. 결국 노른자 땅의 주인은 평생을 호의호식하며 불어난 부를 자손에게 물려준다. 그 주위에 슈퍼개미가 몰려 답습하고, 국가는 엘리트주의로 향한다. 그 부의 연속적인 고리에 탑승하지 못한 일반인들은 개인이 보고, 듣고, 누리는 모든 것에 불평등을 느끼고, 엘리트주의를 타파해야 하며, 부를 재분배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바뀌는 부동산 관련 법에도 서울의 집값은 천정부지로 솟구친다. 그 어떤 대통령도 집값은 잡을 수 없었다. 유명한 건축가들은 앞다투어 한강 근처에 흉물스럽고, 거대한 건물 올리기에 혈안 되어 있다. 나중이 되면 아파트 주민들이 한강조차도 사유지로 인식해 사용을 제한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대한민국의 랜드 파워의 중심지는 단연 서울이고, 그곳에서도 부가 집중된 곳은 강남이다. 더욱이 전부 한강 변에 위치해 전 세대가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아파트가 최고가를 기록한다. 대표적으로 에테르노 청담, PH129,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이 있다. 아파트를 지을 땐 보통 용적률을 대가로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그 아파트의 거주민이 아니더라도 공원이나 통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공공보행통로 가운데 거대한 단지형 아파트를 올려버리면 5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을 30분 뺑 돌아서 가야 하는 기현상이 발생한다. 정부에서는 임의로 입구를 막은 입주자 대표에게 시정 명령이나 과태료를 부과하지만, 입주자 대표는 소송을 걸거나 패소하더라도 과태료를 내며 최대한 버틴다. 그동안 길을 막은 문(철문, 자동문)은 개인 소유물이기 때문에, 강제로 개방할 수 없다.
몇몇은 사유재산을 몰수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심대한 위협을 가하는 정책을 정상이라고 보긴 어렵다. 다만, 재산세율을 올리고, 부동산 관련 법을 강화하는 움직임은 바람직하다. 아직 실효성 있는 법은 보지 못했지만,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남의 부를 질투해 그들을 끌어내리려고 한다거나, 그 부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극과 극은 쌍둥이처럼 닮아, 서로를 헐뜯고, 중간 지대에 있는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기존의 부를 가지고 국가에 안 좋은 영향력을 펼치는 것은 제재해야 마땅하지만, 무조건 부자를 반목하는 것은 옳지 않다.
양극단의 악마들이 회색분자라고 비난해도 우리는 늘 그곳에 머물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들은 중도를 박쥐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우리는 박쥐가 아닌 더 나은 삶, 나아가 더 나은 한국을 위해 깊게 고민하는 지식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한쪽에 치우쳐 그와 반하는 모든 것을 반목하는 지식인은 거대한 좀 벌레와 다름없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벌레와 같아질 수는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