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오늘, 하나님께서 우리 부부에게 주신 첫 번째 아이가 태어났다. 8시간의 고된 진통 끝에 얻은 선물이었다. 그 진통이 어느 정도였냐 하면 덤프트럭 한 대가 배를 깔고 지나가는 느낌 혹은 걸레 쥐어짜듯 누군가 배를 힘주어 짜는 느낌 같았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에 스스로 머리를 쥐어뜯었다. 그렇게라도 하면 배에 느껴지는 고통이 분산돼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
인생에서 처음 맛본 극단의 고통 덕일지 모르겠으나 아이는 키우는 내내 너무 예뻤다. 아마 속으로 '내가 널 얼마나 힘들게 얻었는데'라며 수없이 되뇌었을지 모른다. 아이는 나를 포함한 모든 가족들을 웃음 짓게 했다. 존재 자체도 그러했고 특유의 장난기도 한몫했다. 아이 선생님에게서 온 전화의 서두는 늘 "어머니, 수안이 너무 웃겨요."였다. 이 세상에 웃음을 주기 위해 온 아이 같았다.
유치원에서 생일파티를 하는 오늘, 둘이 손 잡고 나란히 걸어가는데 아이는 내게 매번 불러주던 찬양을 불러달라 요청했다. 나는 나직이 불렀다. "하나님은 너를 지키시는 자, 너의 우편에 그늘 되시니 낮에 해와 밤의 달도 너를 해치 못하리" 아이는 내게 물었다. "엄마 해치는 게 뭐야?" 나는 답했다. "손해나 피해라고 말할 때 해가 들어가잖아, 나쁘게 된다는 말이야, 하나님이 나쁘게 되지 않게 해 주신대" 아이는 그제야 이해가 갔는지 가만히 찬양을 들었다.
탯줄이 끊어짐과 동시에 나의 무의식은 하나님이 아이를 지켜주시기를 바랐는지 나는 이 찬양을 자주 불러줬었다. 탯줄을 끊은 지 꼬박 네 해가 되는 오늘, 아이는 내가 손에 닿지 않아도 세상을 씩씩하게 살아내고 있다. 이제는 이 아이가 없을 단 하루도 상상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