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한 바퀴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해외 한 달 살기를 연속으로 7번쯤 하면 어떨 것 같아?”
“지구 한 바퀴 돌아볼까?”
짝에게 이렇게 물었을 때,
처음 듣는 내 짝은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인생 스케줄이라 와닿지가 않았고,
그간 무럭무럭 이 계획을 만들어온 나는, 현실의 공포를 이기며 에라 모르겠다 일단 질러, 하는 생각이었다.
내가 여행 유튜버도 아니고 부자도 아니고. 어서 돈 벌어야 하는 30대인데, 이런 거 해도 되나? 싶었으니까.
하지만 언제나 떠돌이인 나에게, 머릿속에 서서히 그려지기 시작한 순간부터 언젠가는 떠나야 하는 일정이었다. 꽤나 뚜렷해진 이 순간, 이걸 꼭 해야만 했다.
결과적으로 이 장기 여행은 내 인생 가장 소중한 기억이 되었고, 삶의 방향을 잡아주었다. 떠나기 전, 30대 후반인데도 뭐가 진짜 행복한 삶일까 고민만 하던 나 녀석은, 이 여행을 다녀온 이후, 여행 전과 같은 일상임에도 훨씬 더 행복감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으니까.
그렇게 훌쩍 떠나서 지구를 한 바퀴 돌고 온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많은 장소를 다녔지만, 오래 머문 ‘거점’들을 모아보면 이러하다.
1. 퇴사 후 오롯이 혼자, 최애 시골마을에서 쉬기 – 일본 오키나와
2. 영어권 한 달 살기의 최적 시작 지점, 편안한 외국 – 뉴질랜드 오클랜드 + 캠핑가 여행
3. 다음은 여기로 이민을 오겠다, 우리를 홀린 곳 – 캐나다 밴쿠버
4. 비욘세의 부르짖음에 공감하다 – 미국 뉴욕
5. 꿈꾸던 북유럽의 삶 찍먹 하기 – 덴마크 코펜하겐
6. 역시는 역시, 낭만의 도시 – 프랑스 파리
7. 나라 전체가 보물인 이탈리아 – 이탈리아 로마
실제로 지구를 한 바퀴 돌아서 오는 경로를 이동했다. 각 지역에 한 달 전후로 머물며, 그곳을 거점 삼아 주변 좋은 곳들을 또 다녔다. 우리는 팍팍한 한국에서의 삶에 조금 지쳐있다 보니, 진심으로 다른 곳 사람들의 삶이 궁금했다. 그래서 여행객보다는 잠시 살다 간다는 느낌으로, 유명한 곳을 찍고 찍고 이동하기보다는 장기 숙소를 잡고 집이라 생각하고 살아보기로 했다.
이제 이 여정을 천천히 음미하며 글 속에서 다시 한번 따라가 보려 한다. 누군가 글을 같이 읽으며 함께 여행을 한다면 그것 또한 기쁨일 것 같다
이제, 훅 떠나게 된 이야기부터 시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