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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라 May 29. 2024

쿠알라룸푸르 가는 길

휴직하고 세계여행 09

푸꾸옥 국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으로 왔다. 외국에서 외국으로 가는 비행기도 처음이다. 한국인도 없다. 이제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되나 보다. 우리나라에서 쿠알라룸푸르로 가려면 꽤 오래 걸리지만 푸꾸옥에서는 금방이다.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내려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타야 한다. 이정표를 따라가 키오스크로 버스를 예매했다. KL센트럴이 두 개 있어 헷갈렸는데 공항 직원이 친절하게 알려줬다. 정시에 오지 않은 버스는 교통체증을 뚫고 KL센트럴까지 우리를 데려다준다. KL센트럴은 버스와 기차, 지하철이 한데 모여있는 교통의 허브라고 들었다. 여기에서 지하철을 타고 우리 숙소 근처의 콘레이 역까지 가야 한다. 지하철은 우리나라에서도 타봤으니 쉽겠다 생각했는데 어디서 타야 하는지 표는 어떻게 구입해야 하는지 우리가 타야 하는 건 어떤 라인인지 생소하다. 발권기에 목적지를 누르고 현금을 넣으니 플라스틱 토큰이 나온다. 개찰구에 들어갈 때 기계에 찍고, 나갈 때는 안에 넣어야 한다. 5호선 라인을 타고 12호선으로 갈아타야 한다. 암팡파크 역에서 노선이 겹쳐 상으로 환승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연결이 안 되어있어 출구로 나간 뒤 한참을 걸어 다시 표를 끊었다. 말레이시아 지하철은 우리나라 못지않게 깨끗하다. priority zone(우선 좌석)이 열차 가운데 있는게 신기하다. 우리나라는 배려석이라는 이름으로 양 끝에 두는데 이곳에서는 노약자, 임신부, 장애인을 ‘배려’의 대상으로 부르지 않는다.       


콘레이역에서 내려 구글 지도를 보고 숙소를 찾아간다. 밤은 이미 늦었고, 배낭과 캐리어는 무겁다. 설마했는데 오르막길을 몇 백미터 올라가야 한다. 지도에는 길의 높낮이가 나오지 않는다. 직접 가봐야 알 수 있는 길이 있다. 헥헥거리며 도착한 숙소. 나중에 알았지만 센트럴에서 호텔로 오는 그랩 비용이나 몇시간 걸려 지하철로 오는 비용이나 별 차이가 없다. 계속 사서 고생이다. 숙소 앞에 도착하니 플랫폼에서 예약한 이름과 다른 호텔이다. 호텔의 일부 객실을 개인 사업자가 빌려주는 것 같다. 호텔 리셉션에서는 체크인이 안 되고, 호스트와 직접 연락해야 하는데 답장이 안 온다. 내 유심으로는 전화도 걸 수 없어 난감하다. 한참을 밖에서 기다린 끝에 호텔 경비원이 스태프에게 연락을 해주었다. 뭐 하나 쉬운 게 없다. 

쿠알라룸푸르에는 주방과 거실, 방이 완비된 아파트형 숙소가 저렴하다. 우리도 드디어 세탁기에 빨래도 하고 밥도 해먹을 수 있다. 이럴 때를 대비해 한국에서 밥솥이며 각종 양념들을 챙겨왔다. 밥솥은 1, 2인용으로 매우 작고 가벼운데 이제 진가를 발휘할 때가 온 거다. 창밖으로 페트로나스 타워가 보인다. 아, 여기가 정말 쿠알라룸푸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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