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변산반도 여행 1

by 기록

시작이란 것은 갑자기 찾아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전 대학생 시절 많은 곳들을 여행을 다녔지만 다닌 곳들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지면서

그 기억을 붙잡으려고 찍은 사진도 이런저런 이유들로 사라지면서

여행을 다니기 힘든 사회인이 되면서 여행에 대한 의미와 기록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변산반도를 가야겠다는 생각이 왜 들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가보지 않은 곳이란 점이 가장 큰 이유이고 '국립'이 들어간 곳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볼 것을 마련해 두기에

단순한 생각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렇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새벽길을 달리다가 변산반도 근처에서 사진과 같은 풍경을 보았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오른쪽과 같은 풍경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오른쪽과 같은 풍경을 보고 나서 찍어야겠다고 든 생각은 표지판이 없는 풍경이었습니다.

그래서 도로 옆쪽으로 튀어나온 여분의 공간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기 위해 걸어갔습니다.

표지판을 넘어서자 원하는 장면이 보였습니다.

아침이라 차가 별로 없어서 도로 가쪽으로 걷다가

차들이 오지 않음을 확인하고 도로 중앙에 서 보았습니다.
















사람은 혼자 있어도 혼자인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도 규칙을 지킨다는 점입니다. 여행지에 아스팔트로 포장되고 하얀 선을 그은 주차장이 없이 그냥 노지인 땅에 주차할 때 사람들은 옆 차와 간격을 보고 주차하여 다른 차들이 오면 적당하게 줄 맞춰 주차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행지를 가는 길이 새벽이어서 차가 적은데 저는 자연스럽게 차선에 맞춰서 이동을 합니다. 4차선 도로의 넓은 도로가 있어도 두 차선 중앙을 달려서 도로를 넓게 쓰는 것이 아니라 굳이 코너를 돌 때 차가 차선을 약간 침범하더라도 차선을 지키면서 갔습니다.

왜 그렇게 남이 보지도 않는데 지키는 일정한 선이 있는지 그리고 남이 보지 않아도 평소에 타인과 갈등 없이 지내고 싶은 사람들은 이런 누가 명시적으로 알려주거나 문구로 분명하게 쓰여 있는 것이 아닌데도 지키는 것을 보면 사람은 혼자 있어도 혼자 있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사진을 찍기 위해 도로 중앙에 서 있을 때 무엇인가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침시간이고 시골의 한적한 길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걸어서 도로 중앙에 서 있는 사소한 일을 해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또 다른 생각은 좌우로 늘어선 나무들에게서 아름다움을 남기고 기록하고 싶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을 가지고 지나왔을 때 표지판이 나무의 모습을 가리고 있음을 보고 표지판이 제외되었으면 싶은 마음에 카메라 구도 안에서 이것이 보이지 않도록 조금씩 걸었습니다.

진실과 달리 사실만 보여주는 카메라는 사람을 속이기 좋은 도구라고 느꼈습니다.

또한 사진에 담아내는 것을 보고 모두 같은 생각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멋지다고 생각해서 보여준 사진은 찍은 사람이 의미를 부여한 것이고 여행을 하면서 갔던 그 시간과 공간 당시의 공기의 차가움 등 모든 것이 사진을 통해서 떠오르고 의미를 부여한다면 그 사진을 보는 사람에게는 사진에서 보이는 것이 전부인 것이 그 이유일 것이라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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