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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수신 Jun 03. 2022

오늘의 수련일지

6/2

요가를 취미로 즐겼었다. 요가 매트 위에 앉아서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하다보면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하루 일과를 끝내고 저녁 8,9시 요가 수업을 듣고 나면 오늘 하루도 잘 해냈다는 기분 좋은 마무리도 됐다.


최근에는 그 개운함과 기분 좋음을 느끼지 못했다. 회사를 다니면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다. 스트레스 안 받는 직장인은 없겠지만, 하루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 일과 사람을 스스로 싫어하는 걸 멈추지 못했다. 싫으면 업무량도 난이도도 적당히 조절하며 일할 법 한데, 책임감이라는 명목으로 오지랖도 많이 부리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일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매일 매일 하던 운동도 하지 못하고 밤 10시, 11시까지 일을 붙잡고 있고 주말도 일을 할 때가 있었다. 해야해서 하는 일을 좋지 않은 마음으로 지속되다보니 마음의 병이 계속 커졌다. 갈수록 사람이 예민해지고 여유롭지 못한 마음은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 시작했다. 말로든 행동으로든 조급하고 이기적이게 굴었고 작은 다툼이나 서운함이 연속됐다.


하루 하루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렇게 살면 안된다고 생각이 들어 주변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내가 스트레스 받을 일인지 고민해보고, 스트레스 받을 일이라면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고민했다. 


일을 하면 나의 효용감, 사회적인 인정, 성취감 등의 나를 성장시키고 만족하는 긍정적인 것들이 많다. 그런데 이 것들은 타인과 사회적인 상황에서 비롯되는 마음들이다. 의존하다보면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나는 이 시선에 푹 빠져있었다. 계속 인정받고 싶어했고 일을 놓지 못했다. 남들 피드백 하나하나에 하루의 기분이 좌우되고 성과가 나도 인정받지 못하면 분노가 치밀어올랐다. 이걸 바로 잡아야했다. 나에게 더 집중해야 하고 나 혼자서도 잘 지낼 수 있는 힘이 필요했다. 그만한데 요가는 정말 좋은 걸 넘어 나에게 필요했다. 


매트 안에 들어서면 정말 나밖에 안보인다. 호흡을 가다듬고 지도에 따라 자세를 잡다보면 정말 정신이 없다. 내가 아직 서투른 탓에 정신이 없는 거겠지만, 그렇게 보낸 60분 70분이 나를 얼마나 홀가분하게 만드는지 모른다. 내가 처한 상황, 문제들에서 나를 떼어내고 나에게만 집중하고 보낸 시간이 나에게 여유를 주고 응원을 준다. 


@ashtangayogailsan


1. 몸통을 좀 더 유연하게

보통 척추와 허리에는 S자 곡선이 있다고 하는데, 나는 그 곡선이 크지 않고 허리가 평평한 편이다. 그래서 전굴과 후굴이 할 때마다 어렵고 잘 안는다. 천장보고 누워 무릎을 접고 척추 하나하나를 의식해보며 골반을 말았다 폈다 하는 동작이 필요하다.


나는 고관절이 많이 뻣뻣하고 장요근이 타이트하다. 근력 운동을 즐겨해서 큰 근육들이 많이 발달되어있고 앞벅지도 많이 발달되어있는 편인데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이걸 풀어줘야 골반을 곧게 펴는 동작들이 수월해진다고 한다. 코어힘이 부족한 줄 알았더니 코어힘도 힘이지만, 고관절이 안풀려서 그런 탓이 크다고 한다. 비둘기 자세나 런지 자세로 하는 스트레칭들을 꾸준히 해 장요근을 유연하게 해야한다.


2. 몸통을 열어낼 때는 어깨와 골반을 함께

등과 어깨에도 큰 근육이 많다. 그래서 손을 곧게 뻗거나 어깨를 펼치는게 아직 많이 힘들다. 몸통을 열어내는 동작을 할 때 고개만 천장을 보거나, 골반만 열리고 어깨는 굽어있을 때가 많다. 몸통을 여는 동작에서 어깨와 골반의 시선(?)이 같을 때 올바른 자세이니 의식하고 하자.


3. 비틀기는 호흡에서 나온다

비틀기 각이 너무 안 나와서 자세 교정받다보니 배로 호흡하는 걸 발견했다. 배는 쏙 집어넣고 갈비뼈와 등으로 호흡을 보낼 때 비틀기가 한층 수월해진다. 아직 그게 어떤 느낌인지는 모르지만 배로 호흡하지 않도록 의식해야겠다.


요가 다시 시작한지 3주 째다. 할 때마다 몸에 알이 밴다. 많이 힘든데, 한층 여유로워진 나를 보면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은 개인의 느낀점이 주된 수련일지입니다. 전문가가 아닌 수련자 개인의 의견과 생각이기에 정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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