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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천천히 안전하게 벗어나기

급하게 해야한다면 뭔가 잘못되고 있는 것이다

by 제미쓴 일단 해봐

객관식과 주관식.


학창시절, 대부분의 시험은 객관식이었다.

1번부터 5번까지 답이 될 수 있는 후보가 있고,

그 중에서 정답을 선택하면 된다.

가끔 2개일 때도 있지만, 정답은 항상 있다.


답이 있는 것이다.


나는 가만히 있어도 되었다.

문제를 내는 누군가가 내게 답을 제시해주는 것이다.

가장 정답스러운 그 정답을 맞추기만 하면 되었다.


하지만 인생을 살다보니

삶이란, 객관식보다는 주관식에 가깝다.

때로는 문제 자체를 내가 제출해야 한다.

정답은, 없다.


나만의 답을 찾아야 한다.


은 차라리 도화지에 가깝다.

그림의 주제 역시 정해주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어렵다.




객관식의 삶은 비교적 단순(?)했던 것 같다.

학창시절에는 좋은 성적을 위해 공부를 하고,

내가 맞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점수를 획득하여 그에 맞는 대학을 간다.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취업을 하고

경제적 독립과 함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고..

직장생활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직장인, 남편, 아빠로 살다보면 하루 24시간이 모자라지만

남들도 다 그렇게 산다..고 생각해왔다.


사진: Unsplash의Nguyen Dang Hoang Nhu


그런데 객관식의 삶이 쌓여갈수록

마음 속에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무언가가 자꾸 움직인다.

인생은 단 한 번인데, 나는 행복하냐고 묻는다.

아내와 아이들의 웃는 모습을 보면

나는 분명 행복하지 않은 것은 아닌데.

그런데 이상하게 자꾸만 흔들리고, 흔들린다.


나만의 그림을 그릴 시간이 되어간다고 느꼈다.


그런데 40대 직장인은

남편과 아빠로서의 책임을 외면할 수 없다.

그러면, 준비하면 된다.

회사는 나쁜 곳이 아니다. 내게 월급을 주는 고마운 곳이다.

다만 그 댓가로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가져갈 뿐이다.

회사에서 벗어나려면

꼭 경제적인 준비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회사 밖에서의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그 질문은 다시 이어진다.

"나는 누구인가, 내가 원하는 삶은 무엇인가" 이다.


사진: Unsplash의The HK Photo Company


시간을 두고, 천천히 준비하면

내 색채를 찾아 나 자신을 행복하게 할 나만의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회사에서 천천히, 그리고 안전하게 벗어나게 될 것이다.

완전히 벗어나는 그 때

과연 나는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까?


도전하고 실패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그 때가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의 한 걸음으로 시작!



나만의 길을 찾기를 기대하며

브런치북의 연재를 시작해봅니다 :)



표지사진: UnsplashShaafi A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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