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임대인이 되어보았어요

월세를 받는다는 것을 해보고 싶어서

by 제미쓴 일단 해봐

벌써 7년 전의 일이다.

우리 부부는 지금까지 맞벌이를 하며 오로지 둘 만의 힘으로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

(친정엄마, 시어머니, 이모님 없이)

당시는 만 5세, 만 2세 두 아이를 키우느라 매일 전쟁을 치르던 시절이었다.

금리가 낮던 때라 주담대(보금자리론) 원리금을 내고도 조금씩 저축을 할 수 있었다.

우리 부부는 소비 성향이 크지 않고

아이들 키우는데 큰 돈 쓰는 일도 없었고 해서

4년 만에 5,000만원 정도를 모았다.


무슨 생각이었는지 2010년식 국산 승용차를 다른 차로 바꾸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아내의 현명한 행동(?)으로 나의 자동차 욕구는 사라졌고

(지금도 그때 그 차를 타고 다닌다.)

주담대를 갚아버리기에는 뭔가 아쉬웠다.


Pixabay의 sarah blocksidge


그러던 중 뉴스 기사를 읽다가 은퇴를 대비해서

"파이프라인"을 여러 개 만들어야 한다는 글을 읽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나 흔한 말이지만

그 당시에는 직장 다니며 월급 받는 것 말고 뭔가를 해볼 수 있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되었다.


7년 전이라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당시 칼럼에서는 임대수익, 저작권 수익, 강의 소득, 배당금 등이 예시로 나와있었고

별다른 기술도 저작권(?)도 없던 우리가

해볼 수 있는 유일한 시도는 임대수익이라고 생각했다.




마침 손위 처남이 투자와 재테크에 매우 밝았다.

소식을 듣다 보니

부천역 근처에 오피스텔을 사서 월세를 받고 있다는 것이 아닌가!


임대수요부터 입지까지

그분이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고 고민해서 결정했겠는가 하는 생각으로

부천으로 달려가 역 근처의 가장 좋아 보이는 오피스텔을 방문했다.


두 번째 방문 만에 우리는

보증금 500만원, 월세 40만원의 임차인이 있는

오피스텔 2채를 각각 9,000만원과 8,800만원 총 1억 7,800만원에 매수했다.

종잣돈 5,000만원에 보증금 1,000만원을 감안하면

1억 1,800만원의 대출을 일으킨 셈이다.


Pixabay의 ElasticComputeFarm


2채를 매수한 이유는

월세 나오는 부동산이라고는 오피스텔 밖에 몰랐고,

처음에는 집 근처인 신당동과 동대문 쪽의 매물들을 알아봤었기 때문이다.


당시 신당역 근처의 원룸 오피스텔 시세는 1.65억원, 임대시세는 1000-60 이었다.

연 수익률로 치면 4.6% 정도가 나왔다.

반면 부천의 오피스텔은 시세 9,000만원, 임대시세는 500-40 이었으니

연 수익률 5.7%에 달하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지역과 입지에 따른 차이였으나

그 당시에는 신당 물건을 보다가 부천 물건을 보니 높아진 수익률에

꼭 횡재한 기분이었다.

총 금액 1.65억원의 매물도 검토를 했으니

조금 더 써서 2채, 1.78억원을 투자하자 싶었다.

게다가 월세가 한 달에 80만원이나 나오지 않는가!


비록 1억 1,800만원의 대출이 있지만

천천히 갚아나가다 보면 월세 순이익이 늘어나고

언젠가 월 80만원이 우리에게 생긴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우리도 월세를 받아본다며 기뻐했던 것이

처음으로 임대인이 되어 본 경험이다.


(이 글은 투자를 권유하는 글이 아닙니다. 제 투자는 실패가 더 많아요.)


하지만 이 투자에는 결정적인 맹점이 있었으니...



표지 사진 : PixabayTumisu

keyword
이전 02화투자가 잘 되지 않아서 좋은 점